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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는 지금]재고자산 1년새 2배…생산 못 따라간 판매①내수 둔화로 판매량 제자리걸음…올해 판매 확대 관건

임한솔 기자공개 2024-03-15 09:53:13

[편집자주]

아직은 KG모빌리티보다 쌍용차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KG그룹 품에 안긴 KG모빌리티는 오랜 부진을 벗어나 SUV 명가로서의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적자투성이였던 실적을 개선했고 미래 성장 동력인 전기차 시장에 첫발을 내딛기도 했다. 이처럼 경영 정상화의 궤도에 올랐으나 여전히 위험 요인이 만만찮다. 본진인 내수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전기차 분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이다. 국내 대표적 자동차기업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KG모빌리티의 현황과 전략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KG모빌리티는 연결기준 매출 3조7402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거뒀다. 수익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2016년 이후 7년 만에 영업손실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를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등으로 체질 개선에 성과를 냈다.

다만 모든 지표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회사 성장에 가장 중요한 자동차 판매량 증가세가 둔화했다. 지난해 KG모빌리티 판매량은 11만6099대로 전년 대비 1.9% 증가에 그쳤다. 수출은 늘어났으나 내수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재고자산 규모가 늘어나며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다.

◇재고자산 증가의 의미, 내수 둔화+생산 증가+재고 비축 '3박자'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제조업에서는 통상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자연히 재고자산도 증가한다. 하지만 늘어난 매출에 비해 재고 증가가 더 두드러진 경우도 있다. 재고가 처분되는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졌다는 의미다.

KG모빌리티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9.3% 증가한 반면 재고자산은 2022년 연결기준 2533억원에서 지난해 5655억원으로 2.2배가량 불었다. 이에 따라 재고자산 회전수(연환산 매출원가를 기초재고와 기말재고의 평균으로 나눈 값)는 2022년 15.33회에서 지난해 8.14회로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재고자산이 급증한 데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KG모빌리티 판매량이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KG모빌리티는 12만6791대를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KG모빌리티 전체 판매량이 11만6099대였으니 약 1만대에 해당하는 재고가 새로 추가된 셈이다.

(자료=KG모빌리티)

글로벌 반도체 수급 차질로 자동차 생산이 제한됐던 시기와 비교하면 생산량과 판매량의 격차가 벌어졌다. KG모빌리티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본격화한 2021년 8만2009대 생산, 8만4496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후 수급 문제가 일부 해소된 2022년에는 11만5329대를 만들고 11만396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생산능력이 더 확대됐지만 자동차 수요는 그렇지 않았다. 내수 쪽이 문제였다. 지난해 KG모빌리티 내수 판매는 6만3345대로 전년 6만8666대보다 7.7% 줄었다. 수출이 4만4994대에서 5만2574대로 늘어나 내수 위축을 만회했으나 결과적으로 전체 판매량은 생산량 증가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았다.

지난해 증가한 재고자산 중에는 KG모빌리티가 전략적으로 비축한 부분도 존재한다. KG모빌리티는 생산시설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 3분기 평택 공장의 2조립라인과 3조립라인 통합 공사를 2개월간 진행했다. 이 기간 해당 라인의 생산이 중단됐다. KG모빌리티는 공장이 멈춘 동안 판매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매달 추가 물량을 생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본 부담 확대…판매량 증대 달성 주목

늘어난 재고자산은 운전자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KG모빌리티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은 5241억원으로 전년 2362억원의 2배를 훌쩍 넘었다. 매출채권(1353억원→2272억원)과 매입채무(1524억원→2686억원)도 늘었지만 재고자산이 증가한 만큼은 아니다.

KG모빌리티는 운전자본으로 인한 현금 부담이 커지자 외부에서 자금을 들였다. 지난해 3월 1085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12월 1505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각각 발행했다. 2022년 말 '0'이었던 단기차입금도 지난해 말 454억원으로 늘렸다. 2022년 말 83.2%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47.7%로 높아졌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KG모빌리티가 목표대로 자동차 판매를 순조롭게 확대할 경우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부담은 일시적인 문제에 그칠 수 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연간 자동차 판매 목표를 14만7000대로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약 3만1000대를 더 팔겠다는 포부다.

다만 현재까지는 성적이 그리 좋지 않다. 올들어 KG모빌리티는 1월과 2월 각각 9172대, 945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월 1만1003대, 2월 1만431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해 오히려 판매량이 줄었다. 이에 따라 최근 KG모빌리티는 최신 전기차 토레스 EVX 가격을 200만원 할인하는 등 공격적인 판매 전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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