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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지금]아이패드 공급망 진입, OLED 편광필름 '속도'⑤삼성디스플레이 협력 강화, 중국 시장도 적극 공략

김도현 기자공개 2024-03-14 07:35:43

[편집자주]

올해는 최윤호 사장이 삼성SDI를 이끈 지 3년차다. 그동안 후방에서 지원사격을 해준 전영현 부회장이 없는 첫해이기도 하다. 최 사장 부임 이후 수익성 위주로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전기차 산업이 '캐즘' 구간에 접어들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2024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최 사장은 물론이고 회사의 명운이 결정될 전망이다. 기로에 선 삼성SD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산업 침체로 관련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물량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했다. 회사 근간이 디스플레이였던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전방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나 삼성SDI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고객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무게중심을 이동한 만큼 적극 대응에 나선 상태다.

◇IT용 OLED 기회 늘어날 듯, 폴더블 확산도 기대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그린 호스트와 p도판트 응용처를 확대 중이다. 출시가 임박한 애플의 OLED 기반 아이패드가 대표적인 타깃이다.

OLED 패널은 크게 유리기판-유기 발광층-유리 덮개-편광판으로 구성된다. 이중 유기 발광층은 여러 발광재료를 쌓아 만든다. 여기서 레드·그린·블루(RGB) 색을 낸다.


유기 발광층은 양극(Anode)–정공주입층(HIL)–정공수송층(HTL)–발광층(EML)–전자수송층(ETL)–전자주입층(EIL)–음극(Cathode) 등으로 이뤄진다. 실제 빛을 내는 구간은 EML인데 다시 RGB 도판트·호스트·프라임으로 나뉜다. 색깔마다 3개씩으로 총 9개가 하나의 세트다. 도판트와 호스트가 빛을 내면 프라임이 두 소재의 발광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삼성SDI는 그린 호스트 등을 담당해왔다. 완제품에 따라 재료 세트가 달라지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패드용 OLED 생산에 돌입하면서 삼성SDI도 합류하게 됐다.

동시에 진입하는 업체는 삼성SDI 자회사 노발레드다. 노발레드는 EML 아래 ETL에 투입되는 p도판트를 다룬다. 이 제품은 전반적인 OLED 효율을 높여 소비전력을 줄여준다.

2001년 설립돼 2013년 삼성SDI 자회사로 편입된 노발레드는 오랜 기간 p도판트를 독점해왔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이 독자 기술로 p도판트 개발에 성공하면서 단독 공급체제는 무너졌으나 아직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삼성SDI는 "새롭게 OLED를 채용하는 제품에 적기 진입하기 위해 그린 호스트와 p도판트를 고객 일정에 맞춰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아이패드용 OLED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에 정상적으로 납품되고 있다.

또 주목할 품목은 폴더블 광학용 투명접착필름(FOCA)이다. FOCA는 폴더블 패널을 이루는 보호필름, 유리막, OLED 등을 부착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접히는 특성을 가진 디스플레이인 만큼 FOCA가 굴곡 부위에서 각 소재에 집중되는 힘을 완화시켜 변황과 파손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도 폴더블 부문 매출이 증가세다. 이외에 중국 기업에도 '메이드 인 삼성' 폴더블 패널을 도입하면서 삼성SDI의 FOCA 수익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FOCA 비중은 지속 커질 가능성이 크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 LG가 주도하는 패널 쪽과 달리 핵심 소재나 부품 등은 일본, 미국 등 외산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중국과의 디스플레이 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삼성SDI와 같은 토종 소재사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 편광필름 생산라인 모습

◇LG화학 접은 편광필름, 삼성SDI는 '네버스탑'

사실 삼성SDI의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에서 핵심은 편광필름이었다. 편광필름은 여러 방향으로 입사되는 빛을 한쪽으로 투과시켜주는 소재다. 백라이트유닛(BLU)이라는 발광 부품이 필요한 LCD에 주로 쓰인다.

문제는 최대 거래처인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중단하고 중국 기업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교란하자 편광필름 수익성이 급격하게 나빠진 점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중국 기업에 편광필름 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삼성SDI 역시 위기에 처했으나 대형 편광필름에 집중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은 TV용은 기술력을 갖춘 삼성SDI가 해볼 만한 무대였다는 후문이다. 중국 BOE와 CSOT, 대만 AUO 등도 삼성SDI의 편광필름을 사용한다.

TV 시장에서 '거거익선' 트렌드가 이어지는 부분은 삼성SDI에 긍정적이다. 대형 편광필름의 수요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올해 대면적 LCD TV 및 모바일 OLED 패널 등 고부가 소재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TV용 LCD의 경우 전년과 수요가 비슷하겠으나 65인치 이상 대면적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삼성SDI는 OLED용 편광필름으로 영역을 넓힌다. 작년 말 고객 승인을 완료하고 올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OLED는 모바일부터 TV, 태블릿, 자동차 등으로 응용처가 넓어지고 있어 삼성SDI에 무궁무진한 기회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LCD 대비 OLED 공급망이 약한 중국 고객 공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삼성SDI의 중국 우시 공장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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