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신한증권 IPO 조직, '키맨 스카우트' 리빌딩 통했다NH증권 출신 서윤복 상무, 에이피알 영업…1분기 리그테이블 선두 경쟁
양정우 기자공개 2024-03-15 13:43:5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의 기업공개(IPO) 파트가 IB업계의 이목을 끄는 선전을 벌이고 있다. 아직 1분기를 마무리하기 전이지만 주관순위 선두로 도약하면서 괄목할 만한 저력을 드러내고 있다.무엇보다 과감하게 경쟁사의 키맨을 스카우트한 게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H투자증권에서 주축 부서장이던 서윤복 상무를 영입하면서 대대적 리빌딩에 나섰다. 현재 주관실적 최상위권에 오르는 데 일등공신인 에이피알 딜의 대표 주관을 꿰찬 것도 서 상무의 역할이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1분기 IPO 주관순위 최상위권…2년여간 몸만들기, 결실 착착
13일 IB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까지 IPO 대표주관 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건 신한투자증권이다. 에이피알 IPO 1건으로 758억원의 실적을 쌓으면서 2위인 NH증권(637억원)을 앞서고 있다.
지난해 연간 순위에서 신한증권은 12위에 머물렀다. 당시 5건의 IPO를 소화하면서 887억원의 실적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올해 연초 확보한 주관 실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올들어 최상위권으로 스타트를 하면서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런 성과의 배경엔 수년째 IPO 시장의 키맨을 스카우트해온 행보가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김상태 사장이 직접 공 들인 것으로 알려진 서 상무의 영입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IPO 본부장으로서 IPO 1~3부의 부서장과 함께 하우스의 딜을 책임지고 있다.
서 상무는 1973년생으로 NH투자증권에서 23년 간 재직했다. 주로 IPO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하우스의 주축이었다. NH증권 ECM본부 소속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말 ECM1부 부서장으로 승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IPO 빅딜을 주도하면서 상장 실무 능력은 물론 대기업 발행사(상장예비기업)와의 스킨십도 인정을 받고 있다.
그가 영입된 건 2022년이지만 IPO 주관 사업은 단번에 드라마틱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 IPO에 나서기 수년 전부터 사전 영업에 나서야 하고 그 뒤 주관사 선정 경쟁에서 이겨야 파트너 자리를 확보한다. 이후 다시 상장 작업을 거친 뒤 증시에 입성해야 주관실적이라는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에이피알 IPO를 기점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리빌딩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 1분기 랜드마크 딜이었던 에이피알 IPO에서 신한증권이 주관사 자리를 차지한 것도 서 상무의 역할이 작지 않았다. 본래 이직 전에 이미 접점을 가졌던 기업으로서 신뢰를 쌓아왔다. 신한증권 내부에서 이전부터 영업을 맡았던 인력도 후한 평가를 받았던 터라 서 상무가 본부장으로서 등장하자 곧바로 파트너 지위를 부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NH증권이 이달 말 IPO 1건이 아직 남아있기에 1분기 최종 순위는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신한증권이 전년 12위에서 최상위권으로 도약한 건 눈에 띄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1조 공모 무게, HD현대마린솔루션…'조단위' SLL중앙, 공동 대표주관 확보
근래 들어 조단위 빅딜에서도 고무적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손꼽히는 딜인 HD현대마린솔루션의 주관사 콘테스트 결과 KB증권, 하나증권 등과 함께 상장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 공동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다. 외국계 대표 주관은 JP모간과 UBS가 맡기로 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공모규모만 최대 1조원을 넘보고 있다. 상장 밸류로는 3조~4조원 정도를 시도할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주관사단의 실적 비중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신한증권 입장에서 최상위권의 순위를 지킬 수 있는 기회다.
역시 조단위 상장 밸류가 예상되는 'K-콘텐츠' 제작사 SLL중앙(스튜디오룰루랄라중앙)의 IPO에서도 NH투자증권과 함께 대표 주관 지위를 확보했다. 이미 커버리지 영역에서 굳건한 네트워크를 다져온 덕이 큰 것으로 여겨지지만 IPO 본부의 딜 수임 경쟁력도 강화된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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