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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이사 보수한도 분석]삭감 배경 설명 시작한 LG, 키포인트는 손익감소·불확실성②㈜LG·전자·화학 등 5곳, 삭감 결정

김동현 기자공개 2024-03-18 08:25:48

[편집자주]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기업들이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등기임원 보수한도를 깎아 장기 불황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등 이사회 구성원이 먼저 보수한도를 삭감해 위기에 선제 대응하는 것이다. 더벨이 지난해와 올해, 재계 주요 그룹 내 상장사의 이사보수 한도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5: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한국ESG기준원(KCGS)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168개 상장사의 주주총회 안건별 찬성률을 분석한 결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등의 안건은 전체 안건 평균 찬성률(내부지분 제외 기준, 58.93%)에 못미치는 찬성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의 평균 찬성률은 52.74%로, KCGS는 반대율이 높은 안건에 대해선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설명할 것을 권고했다.

올해 보수한도 삭감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 예정인 LG그룹 상장 계열사는 주총 소집 공고문을 통해 보수 삭감의 배경을 간략하게나마 설명하기 시작했다. 보수한도 삭감의 공통된 배경은 역시 손익 감소와 대외 경영 불확실성 증대다.

특히 그룹 지주사인 ㈜LG는 보수한도 안건의 과거 찬성률을 고려 요소로 넣었다고 밝혔다. 최근 5년(2019~2023년) 동안 전체 이사 보수한도를 180억원으로 고정했던 ㈜LG가 보수 삭감에 앞장서자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도 동참하는 모습이다.

◇그룹 맏형 3총사 지주·전자·화학, 동일하게 10억원 삭감

LG그룹은 지주사 ㈜LG와 LG화학, LG전자 등 3사가 핵심 계열사 역할을 맡고 있다. 2003년 화학계열 지주사인 LGCI와 전자계열 지주사인 LGEI가 합병하며 지금의 통합 지주사가 출범했고 LG화학과 LG전자가 각각 화학(LG에너지솔루션·팜한농 등), 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계열사를 거느리는 형태다.

그룹의 맏형 노릇을 하는 만큼 이들 3사는 올해 동일하게 이사 보수한도를 10억원씩 삭감하기로 했다. 최근 5년 동안 보수한도를 180억원으로 유지했던 ㈜LG가 올해는 그 한도를 170억원으로 설정했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보수한도를 90억원으로 책정했던 LG전자도 올해 10억원을 삭감한다. 2015년 보수한도를 11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삭감했던 LG화학은 9년 만에 추가로 10억원 삭감할 예정이다.


이들 3사 외에도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등이 보수한도 삭감에 동참했다. LG생활건강은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한도를 삭감해 이번에 보수한도 절감을 결정한 회사 중 가장 큰폭의 삭감률(25%)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보수한도 삭감액은 5억원이었다. LG그룹 내 상장 계열사 11곳 중 보수한도 삭감을 결정한 5개 회사의 합산 삭감액은 55억원 규모다.

이들 5개사는 모두 2023년 연결 영업손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회사 실적을 반영한 지주사 ㈜LG의 2023년 연결 영업손익은 전년 대비 18.2% 줄어든 1조5890억원이었다. 5개사 중 삭감액이 가장 큰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영업손익이 7111억원에서 4870억원으로 31.5% 감소했다.

◇주주 찬성률·실제 보수 집행 고려

경영 위기감을 드러내듯 LG그룹 계열사는 주주에게 불안정한 대외 환경을 보수한도 축소 결정의 배경으로 설명한다. 이와 더불어 ㈜LG는 주주들의 과거 이사 보수한도 찬성률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실제 보수 집행률 등을 보수한도 삭감 요인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LG가 이사 보수한도를 180억원으로 고정했던 2019부터 2023년까지의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한 주주의 평균 찬성률(이해관계자 지분 제외)은 89.6%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는 90%에 가까운 높은 찬성률이지만 2023년의 해당 안건에 대한 찬성률은 불과 66.3%였다. 이는 보수한도를 115억원에서 180억원으로 올렸던 2018년 주주총회 찬성률(67.5%)보다 낮은 수치다.



2019~2022년 90%가 넘던 보수한도 안건 찬성률이 지난해 60%대로 급격히 떨어진 것 역시 보수한도 책정의 고려 요소로 작용한 셈이다. 현재 ㈜LG는 사내·외 등기이사에 대한 보수 평가 항목에 사업환경 및 경영 난이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전자 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보수한도 결정 요소에 실제 보수 집행 실적을 반영한다. 지난해 LG전자가 사내·외이사에게 실제 지급한 보수총액은 35억5000만원으로, 보수한도(90억원)의 40% 수준이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집행률은 48.9%(보수한도 45억원·실지급액 22억원)였다.

이번에 보수한도 삭감을 결정한 5개사 중에 지난해 보수 집행률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보다 낮았던 곳은 LG생활건강(36.3%) 한 곳뿐이다. 나머지 ㈜LG와 LG화학의 경우 실제 보수 집행률이 60%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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