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EO(최고경영자)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인물입니다."SK증권 고위 관계자들은 김신 사장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김 사장은 2014년 대표이사직에 오른 후 10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부임과 동시에 수익성 개선, 사업 영역 확대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 왔다.
손바뀜 과정 역시 전담했다. 2018년 SK그룹에서 독립해 사모펀드 J&W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오를 당시 전면에 나섰다.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지에서 벗어나면서 대두된 위기론 역시 보란듯 털어냈다.
SK증권 내외부에서 리더십 공백을 우려하던 배경이다. 조직의 크고 작은 의사결정을 전담한 인물이기에 의존도가 높은 CEO에 해당했다. 현업에 오랜 기간 머무른 증권업 전문가로서 통찰력을 보였다.
특히 채권 영업을 전담했던 이력이 있기에 정통 IB 부문의 확장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었다. SK그룹의 후광효과로 영향력이 높던 부채자본시장(DCM)은 물론이고 주식자본시장(ECM) 영역 확장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떠나야 할 시점 역시 정확히 판단했던 걸까. 2023년 전우종 사장과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이뤘다. 경영 승계 청사진을 미리 그려둔 것으로 분석되는 지점이다. 지난 한 해 전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내부 사업을 꼼꼼히 챙겼다.
김 사장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음에도 SK증권에서 본인의 역할을 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근래 주력해 온 신사업 확장을 전담하겠단 입장이다. SK증권이 디지털과 ESG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로 전해진다.
후발주자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전 사장은 물론 정준호 신임 대표이사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내부 출신 인사로 경영공백에 대비하는 셈인데, 두 대표이사는 사업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여기에 대주주 J&W파트너스 역시 이사회에 본격 등판한다. 김 사장의 최측근인 장욱제 J&W파트너스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라 본격적인 경영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이 역시 김 사장의 공백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김 사장은 최근 통화에서 "지난 10년은 치열했다"고 짧은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그러했듯 앞으로도 SK증권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변곡점을 맞이한 SK증권의 10년을 기대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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