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디오 700억 투자' 에이치PE, 신종자본증권 택한 이유는 지분 20% 수준, 나이스와 동등 지위 확보…부채비율 개선 목적도

이영호 기자/ 김지효 기자공개 2024-03-19 08:09:31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PE)가 디오에 700억원을 투입한다. 전환사채(CB) 대신 신종자본증권을 투자 상품으로 삼은 배경에 눈 길이 쏠린다. 에이치PE가 나이스투자파트너스의 공동경영 파트너로 등판했기 때문에, 기존 대주주와 동등 지위를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18일 IB업계에 따르면 에이치PE는 최근 디오가 발행하는 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취득하는 투자를 약정했다. 오는 4월 12일 투자금을 납입하는 수순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최근 PE의 상장사 메자닌 투자 형태가 CB 위주였던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선택지다. CB와 신종자본증권은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고 이자율이 발생한다는 점은 같다. 대신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 CB와 달리 자본으로 인식되는 차이가 있다. 발행사에 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PE 입장에선 투자안전상 신종자본증권이 보다 불리하다. 풋옵션이 없기 때문이다. 발행사 콜옵션이 있긴 하나 이론적으론 만기까지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된다. 대신 스텝업 조항으로 투자자 엑시트 방안을 보완한다.

그럼에도 에이치PE가 신종자본증권을 택한 배경으로 공동경영 지위 확보가 꼽힌다. 신종자본증권을 보통주로 환산하면 디오 지분 20%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최대주주 디오홀딩스와 비슷한 규모다. 상환청구권이 없어 채무자와 채권자 관계가 아닌 동등 지분을 확보한 파트너 구도를 구축하는 모양새다.

회사 부채비율을 개선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이번 700억원 납입으로 디오는 지난해 말 기준 69%였던 부채비율이 30%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비율이 100%를 넘지 않아 양호한 상태지만, CB를 발행했다면 비율이 훌쩍 뛸 우려가 있었다. 신규 자금은 마케팅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 실탄으로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두 운용사의 디오 투자는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PE는 중도에 단독 엑시트 없이 나이스투자와 함께 투자금 회수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나이스투자도 앞서 인수금융, 프로젝트펀드 만기를 3년씩 연장했다.

에이치PE의 신종자본증권은 만기 30년에 만기이자율은 8%다. 스텝업 조항을 통해 3년 이후 매 3년마다 2.5%씩 이자율이 가산된다. 투자가 길어지더라도 에이치PE는 10%대 이자를 확보할 수 있다.

보통주 전환은 투자 1년 이후 가능하며 전환가액은 2만629원이다.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에이치PE가 1년 만에 블록딜에 나설 공산은 높지 않다. 통상 발행사는 이자율 스텝업 시점에 맞춰 영구채 상환에 나선다. 이전 케이스들을 감안할 때 디오의 첫 엑시트 타진 시점은 3년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영구채를 택한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디오가 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이 없다는 점을 이용, 원금상환을 최대한 뒤로 미루거나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오르지 못하는 경우다. 투자가 장기화될수록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 만기가 존재하는 에이치PE가 역으로 시간에 쫓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