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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LX그룹, M&A 제동 저변에 약화된 현금창출력④LX인터 등 계열 전반 현금창출력 약화…작년부터 M&A 숨고르기

이민호 기자공개 2024-03-28 08:09:49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16: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계열분리 직후 LX그룹 외형 성장을 이끌었던 인수합병(M&A) 작업은 지난해부터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는 계열 전반의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배경이 깔려있다.

2021년과 2022년 그룹 M&A 선봉에 섰던 LX인터내셔널이 지난해 영업실적이 꺾이며 활동폭을 좁혔다. LX세미콘과 LX MMA도 동반 부진했으며 LX하우시스는 이제 막 긴 터널을 빠져나와 M&A에 동원할 여력이 부족하다.

◇HMM부터 아시아나 화물까지…대형 인수전 잠재적 인수자 거론

LX그룹은 2021년 5월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당시 △LX인터내셔널(자원·트레이딩·물류) △LX세미콘(팹리스) △LX MMA(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LX하우시스(건자재·자동차소재) 등 4개 자회사를 가져왔다. 지난해말 연결 기준 자산규모가 8조원으로 LX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이 중심이 돼 2022년 포승그린파워(지분 63.34%·950억원)와 지난해 한국유리공업(현 LX글라스·100%·5904억원) 등 경영권 인수로 몸집을 불렸다.

LX글라스 군산공장 전경. 출처: LX인터내셔널

LX그룹은 최근까지도 굵직한 M&A건에 잠재적 인수자로 거론됐다. 하지만 실제 인수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7월 시작된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경영권 지분 57.9% 인수전에서 LX그룹이 초기부터 잠재적 인수자로 떠올랐다. LX인터내셔널이 자회사(지분율 51%)로 보유한 종합물류회사 LX판토스와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LX인터내셔널은 8월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HMM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11월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인수전에서 최종적으로 발을 뺐다. 당시 LX인터내셔널 측은 "시장상황과 경영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입장이었지만 매각가격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하림그룹이 적어낸 인수가격은 6조4000억원이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LX그룹은 지난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진행에 따라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잠재적 인수자로 또 한 번 등장했다. 이번달 예비입찰에는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참여했으며 LX그룹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LX그룹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수면 위로 드러나는 뚜렷한 움직임도 없다. 하지만 예비입찰에 참여한 LCC 중 한 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향후 본입찰에서 전략적투자자(SI)로 진입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여전히 많다. 떠안아야 할 부채까지 반영하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소요될 총 비용은 1조5000억원 안팎이 거론된다.

◇계열 전반 현금창출력 약화…M&A 제동 원인

LX그룹이 계열분리한 2021년과 이듬해인 2022년까지만 해도 눈에 띄는 지분투자 사례가 다수 나왔지만 지난해부터는 위축된 모습이다. LX인터내셔널이 지난해 1월 LX글라스 지분을 인수한 것이 가장 최근 경영권 인수 사례다. 7월 신기술사업금융회사 LX벤처스의 그룹 편입은 M&A가 아닌 LX홀딩스의 100% 출자(120억원)에 따른 것이다.


LX그룹이 출범 초기부터 이어온 M&A에 제동을 건 데는 그룹 전반에 걸친 현금창출력 약화와 관련이 있다. 현금창출력은 M&A에 필요한 현금을 만들고 인수금융 조달여력을 키운다. 이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으로 알 수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석탄을 포함한 자원가격 상승과 물류운임 상승의 호재를 맞았던 2021년과 2022년 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각각 6562억원과 9655억원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 때문에 그룹에서 실질적인 M&A 주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자원가격 하락과 물류운임 하락 등 호재 효과가 가라앉으면서 영업이익은 4331억원으로 감소했다. 매년 1000억원대를 기록했던 2020년 이전보다 여전히 많지만 조단위 M&A에 진입하기에는 부담이 커졌다.

LX홀딩스의 다른 계열사도 상황이 좋지 않다. 2021년과 2022년 반도체 업황 호조에 각각 3696억원과 3106억원으로 뛰어올랐던 LX세미콘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129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LX MMA 영업이익은 2022년 547억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15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LX하우시스는 오히려 2021년과 2022년 건설경기 악화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영업이익이 2021년 673억원에 이어 2022년 149억원으로 감소해 내부 체질 개선에 힘을 쏟으면서 그룹 차원의 M&A 작업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지난해 비용 절감과 원자재가격 하락 덕분에 영업이익이 1098억원으로 2017년 이후 6년 만에 1000억원대를 회복했지만 당장 M&A에 동원할 여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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