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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차남 임종훈이 이끄는 한미정밀화학 '소송·통합' 고민오너가 갈등 경영에도 영향, 통합 이후 완전자회사 편입도 부담

차지현 기자공개 2024-03-22 08:42:07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그룹 오너일가 간 분쟁이 경영 활동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차남이 이끌고 있는 한미약품 원료의약품 자회사 한미정밀화확과 한미약품과의 거래과정 얘기다. 원료의약품은 완제의약품 생산의 핵심인 만큼 문제가 생길 경우 파장이 적지 않다.

현재로선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 계획대로 통합 절차가 이뤄지면 OCI홀딩스의 손자회사가 되는 한미약품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원료의약품 자회사가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엔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임종훈 대표로 있는 한미정밀화학, 빡빡해진 내부거래

한미그룹 오너일가 간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업계의 이목이 쏠린 자회사가 있다. 원료의약품 생산 및 제조를 담당하고 있는 한미정밀화학이다.

이슈 등극의 배경엔 오너가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있다. 임종훈 사장은 작년 4월께 한미정밀화학 대표로 취임하며 장영길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다.

모녀와 두 아들의 관계가 소송국면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경영 활동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한미정밀화학이 한미약품에 원료의약품 등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빚고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 같은 후문들의 진위여부는 파악할 수 없지만 거래관계에 놓인 직원들도 오너갈등에 동요되고 있다는 점은 짐작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한미정밀화학으로부터 원재료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시가보다 비싼 금액을 지불했다는 이유로 2018년 세무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을 정도로 양사는 밀착된 관계다. 다만 현재 대표이사인 임종훈 사장은 출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전해질 정도로 내부 분위기는 엄중한 상황이다.

◇얽히고설킨 관계…높은 매출 의존도 vs 원료 자급화

한미정밀화학은 매출의 90% 이상을 한미약품을 통해 올리고 있다. 직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대신 한미약품의 유통망을 활용 중이다. 작년 매출의 95%가량을 한미약품에서 벌어들였다.

한미약품 역시 마냥 한미정밀화학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팬데믹 시기 원료의약품 수급 차질로 필수의약품 공급이 불안정해진 상황을 겪으면서 원료 자급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한미정밀화학이 납품한 물량 모두가 한미약품 완제의약품 생산에 쓰이는 건 아니지만 한미정밀화학이 핵심 자회사라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2022년 초부터 한미그룹 내에서 한미정밀화학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원료 생산하는 역할에서 한 단계 나아가 '하이테크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거점으로 부상했다.

하이테크 CDMO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원료에 쓰이는 지질나노입자(LNP), 뉴클레오타이드, 캡핑 물질 및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유도체, 펩타이드 등 고난도 합성기술을 요하는 바이오의약품 원료까지 취급하는 걸 의미한다.

다만 임종훈 사장 취임 이후 실적은 급격하게 악화했다. 한미약품이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미정밀화학 당기순손실은 5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고전이다. 작년 매출의 경우 전년보다 11% 늘어난 1111억원을 기록했다.

◇통합 이후 지주사 요건 충족 필요, 경영권 향배도 눈길

향후 계획대로 OCI그룹과 한미그룹의 통합이 이뤄지면 한미약품이 한미정밀화학을 완전 자회사로 품어야 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통합 이후 계통도를 보면 통합 지주사 OCI홀딩스 아래 중간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위치하는 구조다. 한미약품은 손자회사가 된다. 문제는 한미약품의 자회사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한미약품이 한미정밀화학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작년 말 기준 한미정밀화학에 대한 한미약품의 보유 지분은 63%다. 이어 산은캐피탈이 지분 25%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지분 12%를 갖고 있다. 한미그룹 입장에선 핵심 자회사인 만큼 통합 이후 지분 매각이 아닌 완전 자회사 편입이 가장 유력하게 점쳐진다. 그다음엔 결국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는 통합 그룹이 탄생한다는 전제하에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현재로선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알 수 없다.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도 이례적으로 다른 입장의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향배를 예단하긴 더욱 어려워졌다. 한미그룹 오너일가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한미약품 측은 한미정밀화학과 관련해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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