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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확장 전략]투자전문가 등용에 달라진 전략, 상업화 '공격 앞으로'①품목허가 후 무게추 R&D서 투자로, 이동훈 사장 역할론 부상

차지현 기자공개 2024-03-25 10:12:34

[편집자주]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 신약을 앞세워 글로벌 정복에 나섰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미국에서만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향후 7~8년간 최대 5조원의 현금을 창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눈에 띈다. 세노바메이트는 국내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더벨은 SK바이오팜의 전략과 미래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바이오사업의 핵심 SK바이오팜은 작년을 기점으로 확 바뀌었다. 투자 전문가 수장의 등장으로 전략과 지향점이 분명하고도 명쾌해졌다. 이전까지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의 개발 및 인허가에 주력했다면 이 때부터 상업화에 전력을 쏟는 분위기다.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고민한 것도 이 시점이다.

현지 상업화를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했고 투자인력으로 이사회를 채웠다. SK그룹 내 제약바이오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간 교류도 활발해졌다. SK그룹 차원에서 관련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허가 이후 달라진 고민, 상업화 그리고 추가 성장동력

SK바이오팜의 존재이유는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다.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품목허가 획득까지 신약 개발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했다. 2019년과 2021년 각각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의 허가를 획득했다.

세노바메이트의 개발과 허가를 이끈 주역이 이전 수장인 조정우 전 대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금호석유화학 금호생명과학연구소 등을 거친 그는 연구개발(R&D) 전문가다. SK그룹과 인연을 맺은 건 2001년, 당시 SK㈜ 산하 대덕기술연구원에서 신약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라이프사이언스랩장(2004년), 디스커버리랩장(2007년), 신약개발사업부장(SK바이오팜 전신, 2008년) 등을 역임했다. SK바이오팜과 SK라이프사이언스 대표에 오른 건 2017년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세노바메이트 품목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문제는 인허가 이후였다. 단계가 진척될수록 전략 수정이 필요했다. 신약개발 및 허가 그리고 상업화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시장에 안착하려면 현지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국내서야 SK가 손꼽히는 대기업이지, 해외에선 다르다. 브랜딩부터 약가 전략 수립, 유통망 확보 등이 새로운 과제였다.

포스트 세노바메이트 발굴도 고민거리였다. 전체 매출 가운데 세노바메이트 매출이 90%를 웃돈다. 사실상 세노바메이트 하나에 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후속 파이프라인이 뚜렷하지도 않다.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건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카리스바메이트'인데 2025년 출시가 목표다.

◇변화 속 새 구원투수 이동훈 사장, 투자 움직임 본격화

이에 대한 돌파구로 SK바이오팜은 이동훈 대표(사진)를 새 수장으로 배치했다. 투자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삼정KPMG 투자자문 전무이사,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 동아에스티 글로벌사업담당 부사장 등을 지냈다.

SK그룹엔 2019년 합류했다. ㈜SK 바이오투자센터장 부사장을 맡아 다수 바이오 투자를 성사시켰다. SK팜테코의 프랑스 이포스케시 인수와 미국 CBM 지분 투자 등도 그가 진두지휘했다. 작년 초 SK바이오팜 대표로 선임되면서 조 전 대표가 물러난 자리를 대체했다.


대표이사 부임하면서 그가 가장 먼저 집중한 부분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시장 안착이었다. 신약으로 '돈 버는 바이오 기업'이 되는 걸 목표로 삼았다.

기존 허가받은 1세대 국산 신약들이 대부분 상업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찬 포부였다. 세노바메이트를 미국 시장에서만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키우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미국 현지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전진기지로 삼았다.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직접판매 체제 구축에 나선 만큼 리스크도 컸다. 하지만 소수 판매 조직으로 영업이 가능한 뇌전증 치료제의 특수성에 주목했다.

나아가 사업 무게추가 투자 쪽으로 기우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동안 세노바메이트를 개발과 출시에만 주력했던 데서 나아가 다음 성장 동력을 고민하기 시작한 셈이다.

핵심 전략은 세노바메이트로 벌어들인 금액을 신규 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김연태 SK㈜ 바이오투자센터장, 김민지 크로스보더파트너스 대표 등 투자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이사회를 재편하면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SK그룹 내 제약바이오 사업을 두고 계열사 간 교류가 활발해진 점도 그가 부임한 이후 달라진 점이다. 작년 출범한 혁신신약 태스크포스(TF)에서 그룹 지주사 SK㈜와 자회사 SK바이오팜, SK㈜와 중간 지주사 SK디스커버리가 관련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지속 중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그룹 내 SK바이오팜의 입지도 높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SK바이오팜 고위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그룹 내부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대해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라면서 "올해 바이오USA 등 굵직한 행사에서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계열사가 공동으로 부스를 꾸릴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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