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분쟁의 키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갑작스레 형제 측 지지를 선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자금이 부족한 형제 측 사정을 고려하면 대형 해외 PE의 지분 매입 제안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형제 측에서는 이러한 제안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

2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는 신 회장의 합류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율 40.57%를 확보했다. 임종윤(9.91%)·임종훈(10.56%) 사장과 그 가족, Dx&Vx가 보유한 지분 28.42%에 신 회장이 보유한 지분 12.15%를 합한 수치다.

형제 측은 신 회장의 지지를 얻으면서 송영숙 회장(11.66%)·임주현 사장(10.2%) 등 모녀 측과 대등한 지분율을 확보했다. 모녀 측은 친족·재단 등에 더해 국민연금(7.66%)의 지지까지 확보하면서 42.66% 지분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한미 오너가 분쟁 이후 내내 중립을 지키던 신 회장이 23일 전격적으로 형제 측 지지를 선언한 것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까지도 보유 지분을 최대한 높은 가치로 매각할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형제 측을 지원하는 세력이 신 회장의 지분을 높은 가격에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종윤 사장 등이 대규모 개인 채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형제 측이 신 회장의 지분을 매입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복수의 신 회장 지인들도 신 회장이 확실한 제안 없이 움직이지 않을 인물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오너가 분쟁에도 장기간 횡보하고 있다”며 “신 회장이 확실한 제안이 없는 상태에서 경영권 분쟁 장기화를 통한 주가 상승 기대감만으로 형제 측을 지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력한 형제 측 지원 세력으로는 대형 해외 PE가 거론되고 있다. 대형 해외 PE는 경영권 분쟁 투자를 꺼리는 국내 기관투자자(LP) 눈치를 보지 않고 형제 측 지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주요 자문사들이 형제 측을 지원하는 대형 PE를 알아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해외 PE 입장에서는 형제 측을 지원하는 투자가 매력도가 높을 수 있다는 평가다. 형제 측에 상속세 및 채무상환 자금을 제공하고 담보로 받을 지분과 신 회장의 지분을 더하면 경영권 확보도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투자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대형 해외 PE들이 OCI와 통합이 추진되기 전에는 한미가 모녀 측에 지분을 담보로 자금 제공을 제안했다”며 “비슷한 제안이 형제 측에 들어갔고 임 사장 형제와 신 회장 등 극소수만 해당 사실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형제 측은 자신들을 지원하는 대형 해외 PE가 없으며 신 회장의 지지도 모녀 측의 경영에 대한 반발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제 측을 지원하는 Dx&Vx 고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투자 제안을 받고 있는 단계로 해외 PE 지원 등은 정해진 내용이 전혀 없다”며 “모녀 측에서 해외 투기자본을 등에 업었다는 프레임을 형제 측에 씌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