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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임종윤 넥스트 한미약품]'송영숙·임종윤' 공존하는 이사회, 미워도 연대 불가피4일 이사회 개최 관측, 분쟁 예상에도 송영숙 회장 사임은 없을 듯

차지현 기자공개 2024-04-04 07:35:3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사이언스의 새로운 경영진으로 오너가 장·차남이 등극하면서 이사회 구축에 대한 셈법도 복잡해졌다. 장·차남과 대립각을 세웠던 송영숙 회장까지 뒤섞인 이사회가 꾸려진다.

양측의 지향점이 확연하게 다른 만큼 충돌할 가능성 높다. 누가 경영진이 될 지조차 미지수인 상황에서 이사회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업계선 송 회장의 사임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사회 과반 차지한 형제, 대척점 선 양측 사업방향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 표 대결에서 한미약품그룹 장남인 임종윤 사장이 승리하면서 이사진 구도는 임종윤·종훈 전 사장 측과 송영숙 회장 측이 5대 4 전열이 만들어졌다.

사내이사로 보면 송 회장과 두 아들인 임종윤 사장, 임종훈 사장 등 3명의 오너일가로만 구성된다. 송 회장이 아무리 회장직함인데다 연장자더라도 머릿수로 따지면 형제가 앞선다.

기타비상무이사까지 포함하면 힘의 균형은 더욱 분명하다. 임종윤 사장 측이 추천한 권규찬 Dx&Vx 대표와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무게추가 한 쪽으로 기운다.

송 회장 측은 신유출 변호사, 김용덕 김앤장 소장, 곽태선 미국변호사 등 사외이사들과 연대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실제 송 회장 측을 지지할 지는 현재로선 알길이 없다.


문제는 송 회장과 임종윤 사장 측이 지향하는 사업방향이 완전히 다른 건 물론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는 데 있다.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양측이 제시한 롤모델의 차이다.

새롭게 경영키를 죈 임종윤 사장 측은 한미약품그룹을 '한국의 론자, 한국의 우시'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의약품 생산 공정 중 앞단 영역인 연구개발(R&D)에 초점을 둔 위탁개발(CDO)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통합을 추진했던 송 회장 측은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를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기존 한미약품그룹이 매진하던 신약 R&D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궁극적 목표가 다른 만큼 세부적인 전략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들 오너일가는 지난 3개월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보도자료와 입장문 등을 통해 서로의 사업 전략이 얼마나 허황되고 실체가 없는 지에 대해 비판해 왔다. 이사회 안건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의사결정 차질로 경쟁력 저하 우려, 화해 가능성도

송 회장의 사임 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송 회장이 직접 입장문까지 내고 나서 두 아들을 해임하고 나설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임종윤 사장 측이 득세하는 상황에서 직을 내려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측근들에 따르면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 전해진다. 송 회장이나 임주현 부회장이나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권력을 향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미약품에 대한 애착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남다른 게 배경이라는 후문이다.

더욱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서는 어떡해서든 한미약품그룹 지분 등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쉽게 직을 내려놓긴 어려운 사정이다.

일각에서는 오너일가 간 화해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당장 연대납부로 묶인 상속세 이슈 해결을 위해서라도 서로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한 직후 임종윤 사장 측이 모녀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종윤 사장은 주말 동안 가족 회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4일 이사회 개최, 경영체제 형제 중심 재편 불가피

주총이 끝난 지 5일이 지났지만 아직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개최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2일 이사회가 열릴 것이란 소문이 돌았으나 4일 여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하루 속히 대표이사 등을 선임해야 추가 인사도 할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 의장이 하루 전 각 이사에게 통보를 통해 소집할 수 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이전 이사진에 포함된 신유철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측은 "4일 오전 이사회를 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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