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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적자' 무신사, 빌드업 발판 마련 조만호 창업자 '통 큰 보상' 비용 영업익 반영, 조직 개편 통해 성장 원년 선포

정유현 기자공개 2024-04-11 14:52:43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신사가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결 기준 적자 성적표를 받았다. 창업자인 조만호 이사회 의장이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임직원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예상했던 '주식보상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다.

통 큰 보상을 통해 임직원들의 동기 부여에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패션산업 침체에도 외형 성장세를 이어간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올해 조 의장이 3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며 조직의 전열도 재정비한 상태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외형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방침이다.

◇주식보상비용 416억원 여파 영업익 적자 전환, 외형은 3년 연속 성장

무신사가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보상비용으로 약 416억원을 인식했다. 약 274억원의 비용이 발생한 2022년 대비 51% 증가한 수치다. 주식보상비용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스톡옵션 등 주식 관련 보상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회계상 비용이지만 판관비로 분류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무신사는 연결 기준 매출 매출이 전년 보다 약 40.2% 증가한 9931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영업 비용이 증가해 약 86억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다. 거래액 확대에 따른 지급 수수료와 인건비 등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지만 영업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에 따른 비용 계상 여파다.

조 의장은 2021년 6월 대표에서 물러난 후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회사의 성장 로드맵을 짜는데 주력했다. 당시 무신사와 관계사 임직원에게 개인 주식 중 10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약속을 이행했다.

올해 초 900여명의 임직원은 직책과 근속연수에 따라 주식이 차등 지급된 상태다. 이 과정에 임직원들이 갑작스러운 세금 부담을 떠안게 되는 상황을 해소하고자 무상증자를 통해 주당 가격을 낮추는 작업도 실시했다. 유통 물량을 늘려 주식을 증여받은 임직원의 거래 편의까지 높였다. '확실한 보상'을 통해 동기 부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정적 수수료 매출 바탕 상품·제품 비중 확대

일회성 비용을 지난해 털어내며 이익을 쌓을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특히 지난해 한정판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자회사 에스엘디티는 영업적자를 2022년 420억원에서 지난해 288억원까지 줄였다. 올해도 적자폭을 줄이면 영업이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자사 브랜드(PB)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연 매출 2000억원대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하며 매출 다각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무신사는 과거 온라인 플랫폼 운영을 통한 중개수수료가 주요 수익구조였는데 PB 상품 흥행에 따라 종합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모습이다. 매출 구조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상품과 제품 매출을 합산하면 약 5876억원 규모다.

연결 매출의 절반 이상이 상품과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수수료 매출은 3904억원 규모다. 플랫폼 운영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수료 매출을 쌓고 PB 상품 등의 판매가 증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 창출력도 돋보인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23년 별도 기준으로 1042억 원이다. 무신사 별도 기준 EBITDA 마진율은 12%로 집계됐다. 연결 기준으로 EBITDA도 2022년 724억 원에서 2023년 839억 원으로 15.9% 증가했다.

성장세를 잇기 위해 최근 조 의장이 각자 대표 체제로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 불안정한 외부 상황 속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내부적인 합의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말 무신사는 한문일·박준모·조만호 3인 각자대표로 전환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에서는 무신사 스토어와 29CM의 안정적 성장을 기반으로 고객 확대와 입점 브랜드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며 "글로벌 및 브랜드 사업은 올해를 본격적 성장의 원년으로 삼아 공격적인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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