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프리IPO '2500억 밸류' 이노스페이스, 적정 몸값은②3000억 초반 시가총액 도전…상업 발사 성공시 연간 수백억 수주 '자신'
이기정 기자공개 2024-04-16 08:19:56
[편집자주]
위성, 우주발사체, 착륙선까지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시대가 다가온다. 2020년 37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우주경제는 2030년 6420억달러(약 86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컨텍을 필두로 이노스페이스, 루미르, 나라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더벨이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상장 로드맵, 미래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두의 어닝쇼크는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매출 성장에 대한 확고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는 곳들은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소나기에 잠시 쉬어갈 법도 하지만 IPO(기업공개) 시장이 오랜만에 활황기를 맞으면서 상장 일정에 돌입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이노스페이스는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받는 과정으로 이르면 이달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프리IPO에서 2500억원의 밸류에이션을 인정 받았기에 최소 3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심사 과정에서 이노스페이스의 밸류에이션이 목표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시험 발사에 성공해 기술력 입증은 충분히 마쳤지만 매출 규모가 아직은 너무 작기 때문이다. 내년 상업 발사를 무사히 마친다면 매출 규모는 크게 증가할 수 있지만 변수가 많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금융당국, 변수 많은 '매출 추정치' 어떻게 받아들일까
2017년 설립된 이노스페이스는 3년차에 퓨처플레이로부터 첫 투자를 유치했다. 이어 지난해 7월까지 시드를 포함해 총 6번의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액은 706억원으로 마지막 투자 라운드에서 2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이노스페이스가 목표로 하고 있는 시가총액은 3000억원 초반대로 파악된다. 주당 가격은 3만원 중반으로 현재 주식수 약 800만주와 공모 과정에서 발행되는 신주를 포함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의 매출 성장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회사는 아직 상업 발사 경험이 없어 이렇다 할 매출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노스페이스의 핵심 사업은 우주 발사체 서비스 계약이다. 내년 첫 상업 발사를 시작으로 연간 7회 정도의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발사 예정인 모델은 90kg급 탑재체 운송능력의 2단형 소형위성발사체 ‘한빛-나노(HANBIT-Nano)’다.
통상 발사체 서비스 계약은 kg당 가격을 책정한다. 이노스페이스의 경우 kg당 약 4500만원을 받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약 28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2건의 발사 서비스 수주로 1251만달러(약 170억원)의 실적을 올린 바 있다.
다만 실패 위험이 적지 않다. 2022년 시험 발사에서도 한차례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만약 상업 발사에 실패할 경우 최소 3개월의 시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이노스페이스가 계획하고 있던 매출 추정치 달성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벤처캐피탈(VC)업계 관계자는 "이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시험 발사와 기술성평가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며 "다만 상업 발사 성공 트랙레코드가 없어 금융당국에서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변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노스페이스가 우주 발사체 기업으로는 첫 상장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 더 꼼꼼하게 심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보수적으로 실적 추정치를 측정할 수 밖에 없고 밸류도 낮아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피어그룹 위성 솔루션 기업 '컨텍' 유력…"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조언도
이노스페이스는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피어그룹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지난해 상장한 위성 솔루션 기업 컨텍이 비교기업에 포함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컨텍과 비교하면 이노스페이스의 기업가치가 낮지는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컨텍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300~2만2500원이었다. 총 206만주를 공모해 418억~464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2921억~3238억원이다. 회사는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희망밴드 최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전년도인 2022년 컨텍은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손실로 각각 128억원, 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노스페이스가 매출 2억원과 영업손실 160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 지표를 기록한 셈이다. 또 당시 컨텍이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치가 5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매출 규모 역시 이노스페이스 대비 크다.
다만 VC업계에서는 이노스페이스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후하게 평가하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이노스페이스는 우주 발사체 기업이기 때문에 위성이나 우주항공 부품 기업들과 단순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향후 회사가 발사체 중량을 키울 계획이 있기에 매출 성장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은 전세계적으로 봐도 순위권에 들 만큼 우수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에 보다 더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생각하면 3000억원 초반대의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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