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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보상제도 톺아보기RSU 확대하는 한화, 폐지한 LS③'논란 대상' 한화는 정면돌파, '보수적' LS는 최대한 회피

김위수 기자공개 2024-04-16 08:25:08

[편집자주]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경영진 및 임직원이 낸 성과에 대한 보상을 지급할 때 주로 현금을 활용한다. 한때 성과와 보상을 강력하게 연동하기 위한 차원에서 '스톡옵션' 붐이 일기도 했지만 현재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도 현금성 보상이 대세이기는 하나 주식을 직접 지급하는 형태의 보상제도의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더벨이 변화하는 대기업들의 성과 보상제도를 면밀히 분석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굵직한 재계 기업 중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도입한 기업에는 한화그룹과 LS그룹이 있다. 한화그룹은 2020년부터 RSU를 성과 보상제도로 활용했다. LS그룹은 이보다 늦은 2023년 RSU 제도를 운영했다.

올들어 RSU가 승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두 그룹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한화그룹은 RSU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반면 LS그룹은 아예 RSU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선택지는 '정면 돌파'

한화그룹과 LS그룹의 차이를 만들어낸 가장 큰 요인은 논란이 향했던 방향이다. 당초 RSU에 대한 문제제기는 한화그룹을 향했다. 차기 후계자인 김동관 부회장(사진)에게 ㈜한화 주식 16만6004주를 비롯한 200억원 규모의 주식이 RSU로 쌓여있는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RSU가 승계 과정에서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예 없지 않다. 성과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오너가 일원들에게 RSU를 지속적으로 지급한다면 지분율이 높아지는 결과로 돌아온다. 지급되는 RSU 규모에 따라 승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RSU를 경영권 승계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김 부회장이 한 해에 지급받는 ㈜한화 지분이 0.1%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한화그룹 측은 "지분 확보에 있어 RSU는 단기 성과급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에 비해 오히려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논란의 당사자인 한화그룹은 RSU 제도를 폐지할 수 없다. 오히려 정당한 성과 보상제도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 등 일부 계열사의 임원에게 지급했던 RSU를 전 계열사, 팀장급 직원까지로 확대한 배경이다.

◇유교적 성향 LS그룹, 부담스러운 RSU 논란

LS그룹은 굳이 논란에 휘말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LS그룹 관계자는 RSU 폐지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도입 취지와 달리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의 대상인 한화그룹은 물론 다른 RSU 도입 기업들과 비교해도 극단적인 대응이다.

LS그룹은 유교적 가풍으로 유명한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된 기업이다. 최근 상속과 관련된 다툼이 일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이전까지 LG그룹 총수일가 일원들은 다른 기업과는 달리 정경유착 등 사회적 논란에 직접 엮인 이력이 없다. LS그룹 오너가의 분위기 역시 LG그룹과 비슷하다고 평가된다.

총수인 구자은 LS그룹 회장(사진)은 2세 경영인 중 막내다. 구 회장에 앞서 LS그룹의 회장을 지낸 사촌들 중 아직 LS그룹 이사회에서 의장으로 남아있는 인물들이 많다. 집안 분위기 등을 고려했을때 논란의 진원지가 될 수 있는 RSU 제도를 유지하는 일을 부담으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LS그룹은 최대주주인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과 47인의 특수관계인이 지주사 ㈜LS의 지분 32.15%를 나눠가진 구조다. 구 회장의 지분율은 3.63%, 경영에 참여하는 다른 오너가 일원의 지분율은 1~3% 수준이다. RSU로 지분 변동이 작은 규모로 일어난다고 해도 이로 인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향후 RSU 제도를 악용했다고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한화·LS 보상제도 변화는

한화그룹의 RSU 제도 확대로 그룹 소속 전 계열사 팀장급 이상 직위를 가진 임직원들은 RSU를 받을 수 있다. 이들은 연말연초 현금으로 받아온 성과급을 주식으로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최소 5년, 최대 10년 후 주식을 받게 된다. 단 팀장급 이상 '직원'의 경우 현금과 RSU 중 보상형태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LS그룹의 지난 한 해 RSU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지급됐다. 3년 뒤 주식을 지급받는 형태로, 이 시점에 주식 혹은 주가에 상응하는 현금 중 선택할 수 있는 구조였다.

RSU가 폐지되기는 했지만 장기적인 성과와 보상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이어간다. LS그룹은 RSU 도입 전에도 경영진에 대한 상여금 항목을 단기성과급과 장기성과급으로 나눠놨다.


단기성과급은 한 해의 성과를 계량·비계량지표로 평가해 기본연봉의 0~300% 수준에서 산출됐다. 장기성과급은 직전 3개년간의 계량·비계량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고경영자(CEO) 이상 지급배수(1.3~2.5배)를 고려, 기본연봉의 0~90% 이내에서 지급했다.

한화그룹의 CEO들처럼 10년을 내다봐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기업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에 나설 유인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고 볼 수 있다. LS그룹은 RSU 제도 폐기하며 이전 보수체계로 다시 되돌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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