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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80%' 테라젠이텍스, 3년째 감사선임 부결 전자투표 노력에도 의결정족수 미충족, 결의 요건 완화 정관변경도 부결

차지현 기자공개 2024-04-15 10:21:0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1: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전체 기반 바이오 기업 테라젠이텍스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의결정족수 미달로 감사 선임에 실패했다. 2022년부터 3년째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등 의결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테라젠이텍스는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에 실패했다. 일본 후생성 정신 보건소 연구원 출신 박상회 후보를 감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인해 부결됐다.

감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지 못한 건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22년부터 3년째 같은 사유로 정기 주총에서 감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테라젠이텍스는 32기와 33기 정기 주총에서도 박상회 후보자를 추천했다.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배경에는 '3%룰'이 있다. 상장 기업의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지배주주가 의결권 있는 주식의 3%까지만 행사하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감사와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20년 12월 도입됐다.

문제는 지분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액주주의 주총 참석률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작년 12월 말 기준 소액주주 지분율은 79%다. 테라젠이텍스 주주총회가 평일 오전 경기도 안산에서 개최되는 만큼 소액주주가 주총에 참석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감사 선임은 주주총회 보통결의 사항이다. 보통결의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총 발행주식수의 4분의 1 이상, 주주총회 참석 주주 의결권 과반수를 넘겨야 한다. 이에 따라 3%룰 적용 이후 소액주주 주총 참석률이 낮은 바이오텍이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테라젠이텍스가 마냥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의결권 확보를 위해 작년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소액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하지만 전자투표 도입으로도 의결정족수를 채우긴 어려웠다.

올해 주총에서 전자투표 도입 시 감사 선임 결의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하기도 했다. 상법에 따르면 전자투표 도입 시 총 발행주식수의 4분의 1 이상 요건은 충족하지 않아도 된다. 출석 주주의 과반수로 감사 선임을 결의할 수 있다. 3%룰은 그대로 적용한다.

그러나 해당 안건 역시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정관 변경은 보통결의 안건보다 통과 기준이 높은 특별결의 사항에 해당한다. 총 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상, 주주총회 참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상법상 사외이사나 감사 등 요건 미충족은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감사 선임에 실패할 경우 기존 감사가 임시로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이후 회사는 신임 감사 선임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는 조항에 따라 3개월 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재선임 절차를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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