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우리아메리카은행, 글로벌그룹 침체 속 '맏형 노릇' 톡톡⑥두달 만에 상반기 대출 목표치 99% 달성…조달비용 상승은 극복 과제
최필우 기자공개 2024-04-19 08:22:49
[편집자주]
우리은행이 정기 인사 3개월 만에 글로벌그룹장 교체 강수를 뒀다. 실적 부진 만을 인사 배경으로 설명하기엔 파격적인 조치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공언한 대로 2030년 글로벌 순이익 비중을 25%로 늘려 아시아 1위 은행으로 도약하려면 조직 문화 개혁이 수반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일회성 충격 요법에 그치지 않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의 현주소와 개혁 과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해외 법인 중 가장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이 올들어 기업 대출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게 대규모 대출을 제공하며 일찌감치 상반기 목표치를 달성했다. 글로벌그룹 관할 해외 법인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가운데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해 악화되는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남아 있다. 비이자수익을 늘려 NIM(순이자마진) 하락을 만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대출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면 글로벌그룹 대표 해외 법인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삼양홀딩스·세원아메리카·성일하이텍' 기업대출 성과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지난 2월말 기준 대출금 27억1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말 대비 7600만달러(약 1060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2월 말까지 유치한 대출 만으로 상반기 신규 대출 목표치의 99%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으로 삼양홀딩스, 세원아메리카 등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계 지상사에서 2000만달러를 신규 유치했다. 또 상업용 모기지론 4400만달러, 정부보증부 담보대출 1700만달러 실적을 내며 자산 포트폴리오 전반적으로 성장을 이뤄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신성장동력은 기업 대출이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1984년 설립돼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법인으로 미국 동부에 주요 고객 기반을 갖고 있다. 법인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영업 지역을 미국 서부로 확장했고 최근 들어서는 미국 남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계 반도체, 2차전지 기업이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현지 진출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빠른 준비로 삼양홀딩스와 세원아메리카의 신규 대출 수요를 공략할 수 있었다. 정석영 우리아메리카은행장은 지난해 취임한 뒤 북미 전역의 영업 채널을 돌아보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했다. 기업금융 수요가 늘어날 미국 남부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고 현지 채널을 보강해 고객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기업대출 확대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대출 자산을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체질을 개선한다는 의미가 있다. 상업용부동산대출 의존도가 높은 전통적인 자산 포트폴리오에 다양성이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기업대출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올해 남은 기간 '수익성 개선' 총력
다만 대규모 신규 대출 승전보가 수익성 개선으로는 아직 이어지지 않고 있다. 조달비용 상승 여파로 NIM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우리아메리카은행 영업수익은 2500만달러(약 3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영업수익과 순이익이 당초 예상치를 다소 밑돌고 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2010년대 말에서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간 2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올리던 곳이다. 금리 인상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2022년 362억원, 2023년 32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NIM 하락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순이익 규모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사업 구조 개선으로 늘어난 순이익 규모를 유지, 확대하는 게 우리아메리카은행에 주어진 과제다. 비이자수익 확대가 해법으로 제시된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이 선진 금융 시장에 진출해 있고 업력도 오래된 만큼 한 단계 발전을 이뤄내야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조병규 행장 '피의자 전환', 자추위 롱리스트 영향은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전직 영업통' 신용정보 대표 취임, 자경위 관행 변화 기류
- [2024 이사회 평가]동원F&B, '사외이사 충원·위원회 신설' 급선무
- [2024 이사회 평가]이노션, '대표이사 의장' 체제로 독립성 한계
- [2024 이사회 평가]사조대림, 오너 일가 '주진우·주지홍' 중심 이사회 구성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돌아가는 자경위 시계…정용기 전 부행장, 신용정보 대표로 복귀
- JB금융, '사외이사·CEO' 선임 규정 손질…지배구조 안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