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MZ 리더가 온다]증여 대신 인수, 김연수 한컴 대표 '홀로서기 뚝심'②꾸준한 매입으로 지배력 확장, 지주사 한컴위드 지분 숙제
양귀남 기자공개 2024-04-22 13:12:10
[편집자주]
1996년 개장한 코스닥이 세대교체를 맞이하고 있다. 초기 상장사는 1세대 '파운더(founder)' 시기를 지나 2세대 승계단계로 진입했다. 새로 입성한 회사에는 이른바 MZ 세대 리더들이 포진하고 있다. 더벨이 이전 세대와는 다른 DNA를 지닌 코스닥 뉴 제너레이션 리더를 조명해보고 기회요인과 리스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대표는 여느 기업 2세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대부분 증여와 상속에 따른 세금을 고민하고 있을 때, 김 대표는 과감하게 지분 인수를 택했다. 부모(김상철 회장, 김정실 이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지배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현재 한컴의 최대주주는 '한컴위드'다. 김 대표는 한컴 지분을 37만9699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로 환산하면 1.57%다.
김 대표의 지배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한컴의 2대주주인 에이치씨아이에이치(HCIH)의 지분율도 포함해야 한다. 에이치씨아이에이치는 한컴의 주식 249만2500주(10.31%)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씨아이에이치는 실질적으로 김 대표가 지배하고 있다. 에이치씨아이에이치는 김 대표가 개인회사 다토즈를 통해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다. 다토즈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이치씨아이에이치 지분율은 40% 수준이다. 사실상 김 대표가 에이치씨아이에이치를 통해 한컴의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증여 보다는 직접 지분 인수를 통해 책임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쳐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격적인 움직임은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됐다. 김 대표는 에이치씨아이에이치를 통해 2021년 5월 500억원 규모의 한컴 주식을 인수했다.
해당 지분은 대부분 부친인 김상철 회장과 모친 김정실 한컴위드 이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었다. 취득단가는 주당 2만원으로 232만9390주를 장외매수 방식으로 취득하고, 추가로 장내매수를 통해 16만3110주를 1만9362원에 확보했다.
김 대표는 가만히 앉아서 증여를 받기 보다는 직접 투자자를 유치해 부모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당시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에이치씨아이에이치가 조성한 PEF(사모펀드)에 300억원을 출자했었다.
이후 김 대표는 직접 보유 지분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 2022년 20만4645주를 처음 취득한 것에 이어 같은 해 지분을 늘리며 37만9699주까지 확보했다.
대부분의 상장사 오너 2세들은 증여와 상속을 염두에 둔다. 증여와 상속에 따른 세금을 고민하지 증여와 상속에 앞서 다른 길을 택하는 2세는 많지 않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애초부터 홀로서기 방식을 고수하며, 자립의 길을 걸었다는 평가다.
김 대표가 일찌감치 지분 취득을 이어가면서 같은 집안의 차남은 승계구도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차남 김 씨는 지난해 '아로와나 토큰'을 이용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한컴은 비자금 조성 논란은 법인과 김연수 대표와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차남 김 씨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달 보석으로 석방됐다.
김 대표가 한컴에서는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지주회사 격인 '한컴위드' 내 지배력 확보는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한컴의 최대주주는 한컴위드로, 한컴위드의 최대주주는 김상철 회장이다. 아직까지는 김 회장→한컴위드→한컴으로 이어지는 지배력이 굳건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445만812주를 보유해 15.77%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김 대표의 모친인 김정실 한컴위드 이사의 지분까지 합치면 약 20%에 달하는 지분이 김 대표의 부모에게 있는 상황이다.
김연수 한컴 대표의 한컴위드 지분율은 9.07%(256만419주) 수준이다. 한컴위드의 지분을 확보해야 실질적으로 한컴 그룹의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김상철 회장과 김정실 한컴위드 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증여보다는 직접 지분 인수를 통해 책임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AI 빅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한 상황에서 체질 개선과 사업 확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회장님과 이사님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증여 등에 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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