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총선 이후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시들해지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총선이 야당의 승리로 막을 내리자 정부가 추진하던 밸류업 프로그램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중장기적 모멘텀은 여전하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또한 현 정부 못지 않게 상법 개정, 물적분할 금지 추진 등 소액주주의 권리 강화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행동주의펀드들은 내심 장밋빛 미래를 점치는 분위기다. 기업사냥꾼이라는 해묵은 비유로 평가절하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기업가치 제고, 저평가원인 해소라는 측면에서 정치권과도 공감대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번 주총에서 행동주의펀드들이 제시한 안건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들어맞는 방식으로 변화됐다. 국내 행동주의펀드 대표격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사회와 독립적인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선임안을 JB금융지주, 태광산업 측에 각각 요구했다.
회사의 의사결정이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이사회 진입을 통해 중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과거 배당 확대와 같은 단기적·일회성 요구를 했던 것과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다.
허나 중장기적 '윈윈전략'을 전해듣고도 일부 상장기업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 크게 관여하지 말라는 식이다. 자금조달이 시급해 주권을 소액주주들에게 나눠줬던 기업공개 때와는 사뭇 상반된 입장이다.
그래서 태광산업의 '결단'은 더욱 주목받을 만하다. 트러스톤자산운용과 태광산업은 이번 주총에서 극적인 타협을 이뤄냈다. 주주제안 감사위원이 만장일치로 선임됐고 하루 전인 이달 16일에는 해당 위원이 태광산업 ESG위원회에 공식 합류해 첫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주총 때만 해도 여러 안건에서 대립하며 굳은 얼굴로 서로를 마주했다. 반면 올해 3월 정기주총 폐회 직후 성회용 태광산업 신임대표와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은 서로 앞길을 양보하며 함께 주총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화합을 누가 이끌어냈는지에 대해 양사의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크게 중요치 않다. 3년에 걸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기업가치 제고노력, 주주제안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태광산업, 기업의 변화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한 정부의 움직임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무릇 상장기업이란 오너 일가만의 것이 아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는 변화의 흐름에서 합당한 주주제안에 귀를 기울여 기업가치 제고에 앞장서는 기업이 될지, 저평가 지적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다 시장의 따가운 눈초리를 사게 될지는 이제 경영진의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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