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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맞은 CJ올리브영]CJ그룹 가이드라인과 다른 '직원 직급제' 유지③매출 4조·직군 다양화로 인사제도 '변경 부담', 지주사와 엇갈린 방향

김선호 기자공개 2024-04-30 08: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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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드러그스토어(Drugstore)을 내세우며 헬스앤뷰티(H&B, Health & Beauty) 시장을 개척한 CJ올리브영이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유통채널까지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랄라블라·롭스·부츠에 이어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의 세포라 등 다수의 경쟁사와 격전 끝에 고지를 사수하며 독주체제를 완성했고 독과점 리스크도 해소했다. 이를 이뤄낸 CJ올리브영의 저력을 진단해보고 이를 기반으로 재도약를 이뤄낼 전략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은 2022년 정기인사에서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눠져 있는 6개 임원직급을 '경영리더'로 통합하는 한편 직원에게도 이러한 직급제를 없애는 ‘가이드라인’을 각 계열사에 제시했다. 다만 CJ올리브영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도입해야하는 강제성은 없었지만 CJ올리브영으로서는 직원 대상 직급제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오프라인 유통채널로 확장하면서 다양한 직군이 생기는 등 규모가 커지면서 인사제도 등을 개편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CJ그룹 CI


임원 인사제도는 지주사 CJ가 도맡아 운영하지만 직원은 각 계열사 방침을 따르게 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인사혁신을 단행한 CJ그룹과 달리 CJ올리브영은 조직 안정 속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2021년 12월에 ‘임원직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연공서열과 직급 위주로 운영되는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의 역량을 끌어내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로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단일 직급인 경영리더의 처우, 보상, 직책은 역할과 성과에 따라 결정된다. 성과를 내고 맡은 업무범위가 넓을수록 이에 맞게 더 많은 보상을 받고 더 빨리 주요 보직에 오를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개편했다.

한국 최초로 2000년 '님' 호칭을 도입해 수평적 소통문화를 안착시켰고 2012년 입사 후 10년 만에 임원이 될 수 있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를 운영한데 이은 인사혁신이었다. 직급에 맞춘 차량·사무공간도 보직과 역할에 따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됐다.

이러한 CJ그룹의 인사제도 개편에 맞춰 각 계열사도 직원 직급을 간소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CJ제일제당은 7단계였던 직원 직급을 구성원 역량과 역할 중심의 'Associate-Specialist-Professional' 3단계로 축소하고 승진에 필요한 근무연한을 폐지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CJ올리브영은 직원 직급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을 택했다. 점포 수가 2020년 1259개, 2021년 1265개, 2022년 1298개, 2023년 1338개점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를 지탱할 수 있는 인력 규모도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군이 다양하지 않고 인력 규모가 크지 않으면 유연하게 인사제도 등을 변경할 수 있지만 조직이 커짐에 따라 부담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연결기준 매출 규모만 3조8682억원으로 이러한 추세대로면 2024년에 4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군다나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을 선보이면서 IT 관련 직군도 증가했다. 현재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아우르는 플랫폼 사업총괄을 맡고 있는 이진희 경영리더도 디지털 전환을 단행하면서 외부 영입된 임원이다.

CJ올리브영은 2018년 12월 오늘드림을 출시하면서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유통채널까지 사업을 확장했고 2021년에 대규모 IT직군을 채용했다. 때문에 다양한 직군에 속한 직원의 직급을 갑자기 통합하거나 간소화하는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분석된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CJ그룹이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로 단일화하는 등 각 계열사에 속한 직원도 이러한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기를 원했지만 CJ올리브영은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며 "각 직급체계가 지닌 장단점을 고려, 올리브영의 향후 성장 전략과 직급체계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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