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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피시스템이 국내 케이블체인 기업 1호 상장을 앞두고 있다. 씨피시스템은 케이블체인 전문 기업으로 케이블 보호 제품 자체 개발, 제작에 특화됐다. 높은 영업이익률, 안정적인 지배구조, 오너의 경영철학 등 시장이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가 많은 기업이다. 더벨이 씨피시스템의 IPO 과정을 짚고 상장 후 성장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0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까지는 국산화에 중심을 두고 회사를 이끌어왔다. 상장 이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해외 매출과 국내 매출 비중을 9대 1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김경민 씨피시스템 대표는 25일 더벨과 인터뷰를 통해 코스닥 상장 이후의 포부를 밝혔다. 씨피시스템은 유진스팩8호 스팩과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 절차가 완료되면 오는 6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김 대표는 씨피시스템을 창업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글로벌 시장 확장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였다.
김 대표는 '영업맨' 출신이다. 첫 직장을 영업사원으로 시작했고, 현재까지도 영업사원 출신인 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여타 업력이 오래된 제조업체들의 대표는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김 대표는 다른 길을 걸어온 것이다.
김 대표는 창업 전 직장에서 영업직으로 일을 하면서 회사를 성장시켰다. 김 대표 입사 당시 3명이던 직원이 14명 까지 불어났다. 김 대표는 영업직으로 일하던 와중 스스로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창업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어느날인가 독일에서 온 제품을 봤는데, 국내에 없는 제품이었다"면서 "영업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직접 해외와 소통해서 대리점을 낸다면 사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퇴사 후 곧바로 독일 하노버로 날아갔다.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여해 창업 아이템을 찾았고, 이탈리아 업체와 스위스 업체의 기술이 눈에 들어왔다.
김 대표는 이탈리아, 스위스 업체와 직접 소통하며 국내 대리점 자격을 얻어냈고, 이것이 씨피시스템의 기초가 됐다. 씨피시스템이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출 때까지 핵심 제품인 튜브와 체인의 국내 대리점을 운영하며 몸집을 키워나갔다.
김 대표는 직접 영업 업무를 보며 대기업 납품까지 성공했다. 국내에서 조선업과 자동차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면서 씨피시스템은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들어섰다.
씨피시스템의 성장은 영업맨 출신임에도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은 김 대표의 감각이 바탕에 있었다. 김 대표는 "요즘은 기계들이 전부 자동화 돼 있지만 당시에는 기계를 직접 운용하는 기술자들의 능력이 중요했다"며 "기술자들의 공백이 있을 때는 직접 기계를 운영하면서 기술을 배웠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을 중요하게 여기는 김 대표의 철학은 지금까지 씨피시스템이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밑바당이다. 씨피시스템은 최근에도 세계 최초로 케이블 입선 상태에서 IPA Class 1 획득한 G클린체인을 개발했다. 국내 대기업과 약 2년간 협력해 개발한 제품으로 씨피시스템의 차기 성장 동력이다.
씨피시스템은 사전에 2세 승계 구도를 정리하며 모범적인 승계 사례를 가진 기업으로도 손꼽힌다. 김 대표는 자녀인 김혜정 대표에게 지난 2018년과 2021년 지분을 증여하며 2세 경영 준비를 마쳤다. 현재 씨피시스템의 최대주주는 김혜정 대표로 40%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지배구조를 안정화한 것에는 김 대표의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김혜정 대표가 운영을 하게 된다며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김혜정 대표가 회사 운영에 의지가 있고 능력이 있어서 선제적으로 지배구조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결단력 있는 경영스타일을 추구하는 김경민 대표지만, 누구보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긴다. 창업 초기 회사를 도와줬던 인물을 잊지 않고, 이후에 회사 대리점을 맡겼다는 일화는 그 성격을 보여주는 예시다.
김 대표는 "결국 사업도, 회사 운영도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말레이시아에 출장을 갔을 때도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과 현재까지도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눈은 이제 글로벌 시장을 향하고 있다. 씨피시스템은 과거 수입에 의존하던 플라스틱 소재의 케이블 보호 제품을 국산화했고, 상장 이후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쓸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씨피시스템의 수출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김 대표는 수출 비중을 9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대표는 "상장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케이블 체인 국산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기 때문에 상장 이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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