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딘퓨쳐스, 2차전지 확장 '잰걸음' 나종국 갑진 대표, 최대주주 등극 이후 신사업 다각화
이우찬 기자공개 2024-05-07 09:10:23
[편집자주]
중소 화장품 업체가 불황의 늪에서 몸부림 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이에 따라 신규 사업을 준비하며 돌파구를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더벨은 코스닥 코스메틱 섹터를 중심으로 화장품 기업의 분투기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우딘퓨쳐스는 대주주 손바뀜을 통해 2차전지 사업을 본격화할 태세를 갖춰 나가고 있다. 본업인 화장품에 이어 2차전지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사업 확장을 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대주주로 들어선 나종국 갑진 대표가 신사업을 맡고 옛 대주주인 최영욱 대표가 기존 화장품 사업을 맡는 방식이다.2000년 12월 설립된 아우딘퓨쳐스는 화장품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출신 최영욱 대표가 창업했다. 지난해 11월 대주주 손바뀜이 있었다. 나종국 갑진 대표가 최 대표와 체결한 주식양수도 계약에 따라 새 주인이 됐다.
나종국 대표는 최 대표에게서 구주 200만주를 80억원에 양도받았다. 이어 아우딘퓨쳐스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442만주(73억원)를 인수했다. 총액 153억원의 딜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나종국 대표의 아우딘퓨쳐스 보유 지분율은 20.3%이고 최 대표는 13.5%다.
손바뀜 이후 나종국 대표의 아들 나현수 각자대표가 신사업을 맡고 최 대표가 화장품을 이끄는 투톱 체제를 이루고 있다. 나종국 대표는 아우딘퓨쳐스의 사내이사를 겸직하며 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아우딘퓨쳐스는 ODM 사업과 함께 2011년 출시한 스킨케어 '네오젠 더마로지'를 통해 브랜드 사업을 전개했다. 2017년 7월 코스닥에 상장하며 순항했다. 이듬해 매출 894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마스크팩 매출이 더해졌고 중국시장이 커지면서 외형도 확대됐다.
하지만 중국시장 수요가 꺾이면서 여느 화장품 업체처럼 아우딘퓨쳐스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2019년 매출은 541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 207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말 매출채권 229억원 중 200억원가량을 한꺼번에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한 영향이 컸다. 2022년까지 영업 적자는 이어졌고 매출 규모도 축소됐다. 다만 지난해는 엔데믹 효과에 힘입어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화장품 사업은 해외 쪽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지난해 미국과 일본 사업 확장에 공들였다.미국의 경우 현지 뉴욕사무소를 토대로 아마존 등 대형 유통망 입접을 늘려가고 있다. 아우딘퓨쳐스 관계자는 "동남아, 유럽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화장품 사업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아우딘퓨쳐스는 지난해 흑자전환으로 한숨을 돌린 화장품 사업에 이어 갑진을 새 주인으로 맞으며 2차전지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규사업부를 신설하며 사업 다각화에 시동을 걸었다.
1991년 설립된 갑진은 2차전지 충방전기 제조업체다. 1997년 법인 전환했고 전력변환 시장에서 빠르게 사세를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나종국 대표의 지분율은 60%다. 특수관계인 성영례 씨(7.9%), 나광수 씨(5.6%), 나현수 씨(3.8%) 등도 주요 주주로 있다.
갑진은 2014년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에 충방전기 공급 계약을 맺으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이듬해 삼성SDI 중국 시안 공장에 중대형 충방전기를 공급하며 삼성SDI의 협력사가 됐다. 삼성SDI와의 거래 비중이 크다. 삼성SDI와 협업하면서 포메이션(Formation) 설비 능력을 고도화했다. 포메이션은 조립된 배터리 셀에 처음으로 충전과 방전을 시키는 공정이다. 양극, 음극, 분리막 스택이 완성되고 전해액을 주입한 뒤 진행된다.
지난해 8월 아우딘퓨쳐스가 2차전지 시스템 설계 기업 민맥스에 투자한 것도 신사업 준비 과정이었다. 민맥스의 7070주를 13억원에 매수하며 지분 35%를 확보했다. 민맥스는 2017년 설립된 에너지 저장장치(ESS) 제조업체다. 현대모비스, LS일렉트릭, 한국전기연구원 등에 설계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300KW(1500V/1000A) 팩충방전기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억원, 순이익 6억원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아우딘퓨쳐스는 민맥스 이외에 추가로 2차전지 사업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65억원이다.
아우딘퓨쳐스는 갑진이 기 수주한 물량을 소화하며 위탁생산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갑진과 오산공장 부지에 2차전지 소재·공정개발 연구소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충방전기 장비를 공동 수출할 계획이다.
아우딘퓨쳐스는 갑진이 추진하는 2차전지 후공정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갑진의 경우 전략적투자자(SI)인 2대주주 엔시스(지분율 14%)와 코윈테크(지분율 7%) 등과 협업하고 있다. 엔시스는 비전검사 기업이고 코윈테크는 자동화시스템 제조업체다. 아우딘퓨쳐스가 가세하면서 화성공정을 넘어 전공정 영역까지 밸류체인이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아우딘퓨쳐스 관계자는 "2차전지 사업 확장을 본격화할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며 "구체적인 사업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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