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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스마트폰 시대]동운아나텍의 드라이브, 현기차 이어 유럽차 탑승①모바일 의존도 축소 추진, 햅틱 중심 자동차 사업 확장

김도현 기자공개 2024-05-07 10:42:26

[편집자주]

전기차, 자율주행 시장이 확산하면서 전동화를 위한 부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중 핵심이 차량용 반도체로 꼽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전례 없는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완성차업계가 공급망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외산업체 독무대였다면 대기업부터 중견 및 중소기업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생태계 확장에 한창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 동운아나텍은 모바일에 특화된 회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동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바일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동시에 중장기 성장성이 확실한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산업에 편승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이다.

올해는 기존 고객과 제품 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어 내년에는 신규 매출처를 추가한다. 특히 거래처를 국내에서 해외로 넓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2027년이면 전체 매출에서 차량용 반도체 비중이 30%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LG폰 적용되던 '햅틱', 글로벌 자동차 속으로

동운아나텍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투입되는 자동초점(AF) 및 손떨림방지(OIS) 부품을 제어하는 반도체(드라이버 IC)를 다루는 업체다. SK키파운드리, 삼성전자 등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협력사가 해당 칩을 만든다.

주요 고객은 삼성전자, 화웨이, 샤오미, 비보, 트렌션 등이다. 삼성전기 등 모듈사를 통해 이들과 협력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손잡은 만큼 매출 구조는 비교적 탄탄했다.

다만 모바일 시장은 성장 한계에 직면했고 세계 경기에 따라 기복이 심한 분야다. AF와 OIS 드라이버 IC가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동운아나텍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햅틱 드라이버 IC

동운아나텍은 자동차 전동화 트렌드에 주목했다. 마침 응용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LG전자가 휴대폰 사업할 때 고객이었는데 당시 '햅틱' 관련 반도체를 납품한 적이 있다"며 "2017년부터 모바일 외 매출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자동차 쪽에 햅틱을 적용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햅틱은 화면을 터치하거나 눌렀을 때 촉감, 힘, 진동을 느끼게 해 사용자의 감각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정보기술(IT) 디바이스의 인터페이스 장치로 쓰인다. 동운아나텍은 차량용으로 햅틱 드라이버 IC를 개발했다. 일반 진동 형태와 달리 다양한 형태의 진동을 구현해 고감도 터치 피드백을 느끼도록 했다. 소리에 반응하는 알고리즘이 적용되기도 했다.

선제적인 대응으로 성과를 냈다. 2020년 현대자동차와 기아 완성차에 햅틱 드라이버 IC를 투입하게 됐다. 당시 외산 부품을 주로 쓰던 현대차그룹의 국산화 의지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초기만 해도 햅틱은 자동차 내 선택사항(옵션)이었으나 점차 기본 장착되는 추세다. 적용 차량도 대폭 늘었다. 도입 대상이 프리미엄급 차량에서 보급형으로 확산된 영향이다. 제네시스 일부 모델에만 사용되다가 그랜저, 카니발, 쏘렌토, K5, 아이오닉6 등에 순차적으로 동운아나텍의 햅틱 드라이버 IC가 들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물론 삼성전기, LG이노텍 등과 협업 중이다. 파운드리 협력사는 DB하이텍이다.

개수도 증가세다. 메뉴 컨트롤러(CCP)부터 냉난방공조(HVAC), 기어 레버(SBW) 등으로 활용도가 넓어지면서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1~2개 투입되던 것이 5~10개까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동운아나텍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무대를 국내에서 해외로 넓혔다. 프랑스 발레오를 통해 벤츠, BMW, 재규어 등의 2025년형 전동 차량에 햅틱 드라이버 IC를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가 독점하던 부문을 동운아나텍이 비집고 들어갔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 효율이 핵심인데 (우리가) 저전력 기술에 강점이 있다. 이 부분에서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TI의 경우 햅틱 사업이 메인이 아니어서 동운아나텍 점유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동운아나텍이 유럽 레퍼런스를 성공적으로 확보하면 다른 현지 고객, 북미 완성차 등과 접점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차량용 반도체 포트폴리오 다각화 '가속 페달'

동운아나텍은 햅틱 이외 먹거리 발굴에도 한창이다. 대표적인 개척 분야가 전력관리칩(PMIC)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차량용 카메라 모듈의 전력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11월 샘플을 출시했고 올해 6월 성능 검증이 완료될 예정으로 전해진다. 연말까지 양산 준비를 진행하면서 프로모션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해 매출을 내는 것이 목표다. PMIC에서는 엠씨넥스, 파트론 등도 아군으로 합세한다. 추후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용 등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차체 제어 컨트롤러(BDC)도 ADAS용 PMIC와 유사한 일정으로 절차를 밟고 있다. BDC는 이름 그대로 차체를 제어하는 반도체로 파워트레인, 바디, 커넥티비티, 인포테인먼트 등 도메인별 컨트롤러 유닛이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특히 BDC는 국내외 경쟁사가 사실상 전무하다. 동운아나텍에 선점 기회가 있는 셈이다. 차량용 스텝 모터 제어 IC, 자율주행 라이다 등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유럽에 이어 중국 등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이라면서 "디자인, 경량화, 저전력 등 강점을 내세워 햅틱을 비롯한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싣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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