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 리빌딩 점검]국도화학, 환원책 강화 시동…주총서 의지 피력②"주식·중간배당 신규 도입 고려, 이익초과분 자사주 정책 활용"
김소라 기자공개 2024-05-10 08:09:28
[편집자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주가가 자산가치를 얼마나 반영하는지를 보여준다. 1배 아래면 시가총액이 순자산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경영 성과, 재무 건전성, 주주 환원 정책 등을 망라한 성적표인 주가가 기업가치와 동떨어진 평가를 받는다면 CFO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PBR 1배 잣대만을 가지고 주가 저평가를 재단하는 건 단편적 분석이다. 주가와 순자산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뜯어봐야 적정 기업가치 산출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더벨은 저(低) PBR 기업의 재무상황, 사업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현황, 주주 친화 활동 등을 살펴 이들을 재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5: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폭시 수지 생산업체 '국도화학'이 주주 정책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매년 영업에서 흑자를 내는 등 기본 체력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주가만 무색하게 반응치 않는 탓이다. 관련 업무를 내부적으로 재배치하는 동시에 실제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제고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앞서 올해 열린 주주 총회에서 이를 공유하며 경영진 단의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국도화학은 밸류에이션 관리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실현 가능한 중장기 로드맵을 그리는 식이다. 어느 정도 개괄적인 방향성은 수립했다. 이를 주주를 대상으로 공유하며 환원 정책을 올해 주요 경영 안건으로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관건은 이 청사진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시점이 될 전망이다.
국도화학 관계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환원 정책을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입장을 공유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며 "실행 시점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해당 건을 공개한 만큼 실현하기까지 장기간 시간이 소요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도화학의 밸류에이션 관리 정책에 속도가 붙은 것은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상장사 주가 관리 프로그램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융 당국은 올 1월 상장사 주주 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달 관련 내용을 담은 자율 공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추가 제시했다. 이처럼 시장 전반에 밸류에이션 관리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국도화학도 변화에 적극 발맞춰 가는 그림이다. 기업설명회(IR) 업무 강화 등 자구적 노력은 지난해부터 이미 기울여왔다.
국도화학은 배당과 관련해 변화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순익 대비 배당금액을 증액하고 세부 방안에도 변주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배당성향을 30% 수준까지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매년 해당 수치를 15~30%로 맞추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앞서 2021~2022년 배당성향이 10% 언저리에 그쳤는데 이를 끌어올리고 주주 환원책 예측 가능성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부 배당 정책도 손질할 예정이다. 기존 현금 배당 외 신주를 나눠주는 주식 배당을 새롭게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금 배당만 갖고 배당성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보니 주식을 일부 혼합해 전체 금액을 증액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다. 이는 회계상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기업 입장에선 순자산(자본총계)의 변동은 없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다고 가정할 경우 주주에겐 이 주식 배당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아울러 배당 시점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매 사업연도에 대해 이듬해 초 결산 배당을 1회 지급하는 방식에서 횟수를 추가로 늘리는 형태로 다변화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즉 중간 배당을 새로이 도입, 투자 매력도를 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국도화학 관계자는 "중간 배당을 신설하려는 것은 주주가 보다 안정적으로 현금 흐름을 가져갈 수 있게 지원하려는 목적"이라며 "배당 예측 가능성을 더 높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주요 주주의 직접적인 수혜가 점쳐진다. 국도화학은 현재 여러 유의미한 주주를 두고 있다. 일본 법인인 '닛테츠케미컬 앤 머티리얼'(NIPPON STEEL Chemical & Material, 이하 NSCM)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인은 이달 기준 국도화학 지분 17.71%를 들고 있다. 최대주주인 '국도코퍼레이션'(30.04%)에 이은 2대 주주다. 이는 당초 국도화학이 1972년 설립될 당시 일본계 자본이 더해져 출범한 영향이다. 초기 투자금을 댄 일본 법인 지분을 NSCM이 추후 취득하면서 지배력을 대거 확보하게 됐다.
이밖에 타 주요 주주 몫까지 합하면 관련 지분은 60%에 달한다. 국민연금공단(5.06%) 등 기관 투자자 지분이 대부분이다. 전자기기 제조 업체인 코스닥 상장 법인 '동일기연'도 유의미한 지분을 들고 있다. 손동준 동일기연 대표를 포함해 친족, 법인 등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은 이달 기준 6.15%다. 국도화학과 사업적 연관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손 대표가 개인 주주로 장기간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주주 제안 등 경영에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진 않고 있다.
향후 자사주 추가 취득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이는 크게 주주 환원 정책 일환이다. 다만 현재 지분을 대거 보유한 핵심 주주가 다수 있고 최대주주 지분이 절대적인 수준이 아닌 만큼 지배력 방어 차원의 효과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매년 발생하는 초과 성과분 가운데 일정액을 자사주 취득·소각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국도화학 측은 이 초과 성과 달성 기준을 매 사업연도 별 영업이익률 수치로 꼽았다. 구체적인 영업이익률과 관련해선 공시하는 수치가 아닌, 자체적인 내부 목표치라는 점을 들며 별도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10여 년간 국도화학 영업이익률 수치를 보면 대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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