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연체 리스크]우리카드, 고위험 자산 관리 '양호'…대환대출 증가 부담1% 초반 연체율 유지…금감원 기준 적용시 2%대로 상승
이기욱 기자공개 2024-05-07 12:47:04
[편집자주]
올해 제2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건전성 관리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신용 차주의 비중이 큰 카드사와 캐피탈사, 저축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연체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2금융권 각 금융사별 건전성 지표 흐름과 차주별 관리 현황 등을 심층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4: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고금리 악재 속에서도 안정적인 연체율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2022년말과 비슷한 수준의 연체율을 유지했고 최고 연체율도 1.3%대에서 관리했다. 일반대출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고위험 자산의 위험도도 개선됐다.표면 지표로 나타나지 않는 대환대출 잠재 위험이 최대 불안요소로 꼽힌다. 대환대출의 증가율이 높고 상환능력이 개선되지 않은 대환대출의 비중도 커 해당 채권들에 대한 면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대출·카드론 등 위험 증가 없어…차주 신용도 소폭 개선
지난해말 기준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1.22%로 집계됐다. 이는 업계 중하위권 경쟁사(롯데·하나·우리카드)들 중 가장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1.65%, 1.67%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1.45%)보다도 낮은 수치며 삼성카드(1.18%)와도 큰 차이가 없다. 각 분기말 기준 최고 연체율도 1.36%(3분기말)로 안정적 변동 추이를 보였다. 총 연체 채권 증가율은 14.6%로 현대카드(-27.5%)와 KB국민카드(9.1%)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3개월 이상 장기연체 채권은 773억원에서 947억원으로 22.5% 증가했다. 전체 연체 채권 보다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이 역시 롯데카드(94.6%), 하나카드(118.95%) 등 경쟁사들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일반 대출이나 카드론 등 고위험 상품의 위험 관리도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우리카드의 일반대출 잔액(상각후 원가 측정 기준)은 1조3317억원으로 이 중 1조957억원이 '12개월 기대신용손실'(Stage1)로 분류돼 있다.
12개월 기대신용손실은 최초 인식 후 신용위험이 유의적으로 증가하지 않은 금융자산을 의미한다. 우리카드는 △연체 30일 이상 △결산일 현재 신용등급이 최초 인식시점 대비 일정 폭 이상 하락 △자산건전성 요주의 △일정 기준의 고위험군 자산 등의 기준 중 하나에 해당할 경우 신용위험이 유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전체 일반 대출 중 12개월 기대신용손실이 차지하는 비중은 87.04%로 전년말(80.27%) 대비 6.78%포인트 증가했다. 일반 대출의 90%에 가까운 자산이 신용 위험 증가 없이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카드론 역시 전체 자산의 82.3%가 12개월 기대신용손실로 분류됐다. 전년말 대비 5.06%포인트 확대됐다. 현금서비스의 12개월 기대신용손실 자산 비중은 73.7%로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년말(72.25%)과 비교해서는 소폭 증가했다.
차주의 신용도도 일부 개선됐다. 우리카드는 감사보고서상 차주의 신용도를 '적정등급 이상'과 '제한적 신용등급 이하'로 나누고 있다. 적정등급은 AAA~BBB(기업) 또는 1~6등급(개인)이 해당한다.
예치금을 제외한 우리카드의 금융자산은 29조848억원으로 이중 적정등급 이상 차주의 자산이 85.93%(24조9945억원)에 해당한다. 전년말(85.02%) 대비 0.91%포인트 확대됐다.
◇대환대출 중 절반 가까이 '상환 능력 미개선'…실제 연체 이어질 위험
우리카드의 불안 요소는 대환대출의 잠재 위험이다. 대환대출의 증가 속도가 빠르고 부실 위험이 높은 채권의 비중도 크다. 표면적인 연체율은 경쟁사 대비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대환대출을 포함한 실질 연체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말 우리카드의 금융감독원 기준 연체율은 2%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표면 연체율과의 차이는 0.78%포인트로 KB국민카드(0.83%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금감원은 카드사에게 1개월 이상 연체 채권에 '채무 상환 능력이 현저히 개선되지 않은' 대환대출까지 더해 연체율을 계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실 위험이 연체채권과 다르지 않다는 판단이다.
채무 상환 능력 개선 조건으로는 △원금 30% 이상 납입 △약정 기간 3분의 1 정상 납입 △6개월 이상 정상 납입 등이 있다. 표면 연체율과 금감원 기준 연체율과의 격차가 큰 것은 그만큼 상환 능력 미개선 대환대출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카드는 우선 대환대출 총액 자체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말 기준 2718억원으로 전년말(1428억원) 대비 90.3% 증가했다. 전체 채권 대비 비중도 1.63%로 국민카드(2.59%)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표면 연체율과 금감원 기준 연체율과의 격차를 고려했을 때 상환 능력이 개선되지 않은 대환대출의 규모는 약 1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체 대환대출 대비 비중은 약 48%에 달한다.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대환대출이 실제 연체로 나타날 위험도 그만큼 높은 상태다.
실제 올해 1분기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1.46%로 지난해말 대비 0.24%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경영 실적이 공개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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