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가 진출국 현지 시장 악재에도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해외법인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경쟁사들과 달리 실적을 조금씩이나마 개선해 나가는 중이다. 비교적 최근 출범한 인도네시아 법인이 장기간 성장이 정체돼 있는 미얀마 법인을 대신해 우리카드의 글로벌 사업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군부 쿠데타 직전 미얀마 시장 안착…자산 회복 흐름

2010년대 말까지 우리카드 글로벌 사업의 초점을 미얀마 시장에 맞춰져 있었다. 지난 2016년 미얀마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크로파이낸스(소매금융) 라이선스를 발급받고 첫 해외 법인인 'TU-TU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설립했다.

기존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으로 진출한 타 금융사들과 달리 TU-TU 마이크로 파이낸스는 미얀마 북부에 위치한 제2의 도시 '만달레이'를 거점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현지 금융사 인수가 아닌 직접 설립 방식으로 진출한만큼 초기 안정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2016년말 28억원이었던 자산은 이듬해 23억원으로 줄어들었고 2018년이 돼서야 126억원으로 늘어났다. 순익은 2016년과 2017년 모두 3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297억원으로 자산이 더욱 늘어났다. 수익도 17억원에서 5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처음으로 27억원 순익을 거두기도 했다.

2020년에 들어 영업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자산은 3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고 수익도 59억원에서 96억원으로 62.7% 늘어났다. 순익은 전년 대비 33.3% 늘어난 3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 생각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미얀마 내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정상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2020년말 285억원이었던 현지 대출채권은 2021년말 228억원으로 20% 감소했고 수익도 96억원에서 79억원으로 17.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6억원에서 12억원으로 66.7% 줄어들었다.
큰 시장 충격에도 우리카드는 '악전고투'하며 영업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갔다. 과거 대비 성장세는 둔화될 수밖에 없었지만 영업 채널을 오히려 늘리는 등 회복을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닦아 나갔다.

2021년말 26개였던 미얀마 지점은 이듬해말 30개까지 늘어났고 사무소도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지난해말 기준 지점 수는 31개로 더욱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정돼 있는 미얀마 동부를 중심으로 영업을 지속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대출 잔액도 2021년말 228억원에서 2022년말 245억원으로 7.5% 증가했으며 지난해말 254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쿠데타 전인 2020년말(285억원)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조금씩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매출은 2021년과 2022년, 지난해 각각 79억원, 80억원, 79억원을 기록하며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순익은 23억원으로 전년(14억원) 대비 늘어났지만 2020년(36억원)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2022년 인니 현지 금융사 인수…일반 대출·캐피탈금융 성장

성장 흐름이 둔화된 미얀마를 대신할 신규 시장으로는 인도네시아가 낙점됐다. 우리카드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에는 법인 설립이 아닌 현지 금융사 인수방식을 택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Batavia Finance'를 인수해 출범한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는 인수 첫 해부터 활발한 영업을 펼쳤다. 출범 초기부터 인도네시아 전역에 72개 영업망을 갖추고 있었으며 중고차 할부금융과 중장비 리스사업 등을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2022년말 기준 자산은 1622억원으로 미얀마 법인의 5배 이상이다. 그해 9월부터 12월말까지 약 4개월 동안 79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21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영업점 75개로 늘리며 영업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지난해말 자산이 2116억원으로 30.5% 늘어났다.

세부적으로는 일반 대출 채권이 24억원에서 35억원으로 45.8% 늘어났고 할부금융 등 캐피탈금융채권도 633억원에서 111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금융리스채권은 251억원으로 전년(257억원)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의 총 수익은 27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영업 기간 3개월동안 얻은 수익(79억원)의 3.5배 수준이다. 지난해 순익은 69억원으로 직전 분기 순익(21억원)의 3.3배에 해당한다.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는 우리카드가 국내 시장에서 쌓아 올린 할부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차 할부 금융상품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먼저 진출한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의 시너지를 활용해 성장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