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글로벌 은행업 도전기]해외 진출 주역 김동원 사장, '인도네시아' 선택한 이유②커리어 쌓아온 글로벌·디지털 역량 발휘에 최적화
김영은 기자공개 2024-05-08 12:48:24
[편집자주]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노부은행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보험업에 이어 은행업에 진출하며 현지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화그룹 오너가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한화생명이 은행업 진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글로벌 금융그룹을 지향하는 한화생명의 현주소와 시사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0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사진)은 김승연 회장의 차남으로 한화그룹의 금융 부문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단순히 오너가의 일원으로만 치부되기엔 명민한 인물인 데다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보수적인 생보업권 내에 몸담으며 그간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인도네시아는 김 사장의 경영 역량을 입증하기에 최적화된 무대다.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으로 김 사장이 한화생명에서 쌓아온 디지털 및 글로벌 커리어와도 접점이 많다. 김 사장은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직에 오른 뒤 인니 시장의 외연 확장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CDSO·CGO 거친 핀테크·글로벌 전문가…인니에서 역량 총결집

김 사장이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근 건 2018년 미래혁신부문장으로 재임하면서부터다. 김 사장은 당시 해외 사업과 미래혁신 사업을 총괄하면서 한화생명의 베트남 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영 등을 관리했다. 특히 2013년 설립한 인도네시아 생명보험 법인은 2019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은행업 진출 전부터 김 사장은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의 거점 지역으로 눈여겨 봐왔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인구가 네 번째로 많은 국가이지만 전통적인 금융권 이용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많다. 오프라인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은 지역이 상당해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 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소비자 또한 그 편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곳이다.
디지털과 금융 시장이 동시에 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김 사장이 그간 쌓아온 커리어 역량을 발휘하기에도 최적화된 곳이다. 김 사장은 한화생명 입사 후 디지털과 글로벌 순으로 커리어를 쌓아 왔다. 2023년 CGO로 선임되기 전까지 디지털혁신실 상무를 거쳐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로 3년 넘게 재임했다.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 출범과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등을 주도하면서 한화생명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섰다.
김 사장은 이후 인도네시아 금융 시장 확장을 위한 빌드업을 해나갔다. 지난해 2월 CGO로 선임된 후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섰다. MOU를 맺은 인도네시아 재계 6위 기업인 리포그룹 산하 금융사인 리포손해보험과 칩타다나 증권·자산운용에 이어 노부은행 인수를 단행했다. 불과 생보사 하나만 존재했던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단숨에 도약했다.
김 사장은 현지 금융사에 한화생명의 디지털 역량을 주입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노부 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한화금융계열사가 지닌 모바일 경험을 적용시켜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더해 모바일 기반 영업환경을 확산시킬 예정이다.

◇역량 입증하고 탈아시아 확장 이어갈까
김 사장이 인도네시아에서 진출로 경영 역량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김 사장은 한화생명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험업권 특유의 보수적이고 변화가 더딘 환경 속에서 디지털 등 신사업을 통해 역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았다. 때문에 국내 영토권 밖에서 김 사장이 보여줄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 사장이 이후에도 한화생명의 해외 사업 확장을 주도해나갈 지도 관전 포인트다. 한화생명은 현재까지는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 시장에서의 진출 경험을 발판 삼아 최종적으로는 미국과 유럽 등 탈아시아로의 사업 확장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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