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라인야후 탈네이버 논란]지분 매각 규모·가치 산정 합의까지 '첩첩산중'양사 관점·한일 세법 차이 등 고려해야, 소프트뱅크 "현금흐름 범위 한정해 매입"

이민우 기자공개 2024-05-13 07:45:04

[편집자주]

네이버가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의 지배력을 빼앗길 위기 상황에 처했다. 일본 정부가 보안 이슈를 빌미로 경영 중심 축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 라인은 일본뿐 아니라 태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핵심 플랫폼이다. 이를 놓치게 되면 네이버의 '해외 성장 꿈'은 완전히 좌초될 수밖에 없다. 라인 찬탈을 둘러싼 논란과 이번 사태의 핵심 사안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모기업 A홀딩스의 공동 최대주주다. 일본 정부의 네이버 지배력 정리 압박에 따라 양사는 A홀딩스 지분 매각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화가 순탄하게 이어질 분위기는 아니다. 업계는 협상 장기화를 예견하고 있다. 다만 소프트뱅크 측은 어떤 경우든 자신들이 지분을 매입해 주도권을 쥐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문제는 '돈'이다.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 등 시장에서 막대한 성장 가치를 지녔다. 당장 네이버에서 A홀딩스를 거쳐 간접 보유한 지분가치만 '수조원'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 가치까지 평가한 지분거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일부만 거래해도 상당한 자금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가치 평가를 두고 네이버·소프트뱅크의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협상 타결 데드라인 7월 맞추기 어려워 “매입 지분 규모 못 정해”

소프트뱅크는 9일 실적발표회에서 최근 불거진 라인야후 지배력 압박 관련 입장을 밝혔다.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의 운용법인이자 산하 자회사 라인야후로부터 네이버와의 자본관계 재분배 검토를 해줄 것을 요청받아 이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양사는 실적발표회 전날인 8일에도 의견을 나눴으나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이번 사안에는 일본의 플랫폼 자국주의부터 라인 양대주주 소프트뱅크와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 등 여러 방면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만큼 양사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총무성에서 행정지도를 내리며 제시한 대책 제출 데드라인인 7월 1일까지는 "협상 마무리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CEO는 “현재 7월 1일까지 협상 타결을 목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매우 난이도가 높다”며 “현재 지분을 어느 정도 매입할지도 정하지 못한 상태로 1%에서 100%까지 다양하게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프트뱅크는 이미 A홀딩스에서 과반 이상 이사회 비율권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분 매입 성사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A홀딩스에 대한 과반 지배력을 이미 확보한 만큼 일부 지분 변동이 있어도 과거와 크게 달리는 점이 없고 네이버 측에서도 협상에 적극적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네이버 측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도 네이버와 라인야후 기업 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두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회사 자원 활용, 투자에 대한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번 사안에서도 지분 매각 포함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정부는 일본 정부와 지속 소통하는 한편 네이버 판단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태도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네이버 결정이 타의가 아니고 스스로에 의해 이뤄질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에서 할 일"이라며 "불이익한 조치 등이 있을 경우 단호·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네이버에서 이번 사안에 부당함을 느낀다면 그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A홀딩스 지분가치, 산정방식 따라 널뛰기 "라인야후 시장가로 속단 어려워"

네이버가 최종적으로 A홀딩스 지분 매각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만만찮은 문제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A홀딩스 지분 매각 규모 및 가치에 대한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간 이견 좁히기가 필요하다.

양사는 A홀딩스에 대한 지분을 50%씩 나눠가졌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 지분을 약 65% 정도를 가지고 있다. 주식 수로는 총 48억5380만2475주에 달한다.

단순히 보면 네이버는 A홀딩스(지분율 50%)를 통해 라인 주식 약 24억2700만주를 간접 보유했다고 볼 수도 있다. 도쿄거래소에서 이날 거래 중인 라인야후 주식은 주당 370엔(한화 3200원) 내외 주가를 형성 중이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네이버 몫으로 볼 수 있는 라인야후 주식 총 가치는 7조7664억원에 달한다.

다만 관련 업계는 단순히 라인야후의 시장가만을 토대로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 가치를 전액 평가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A홀딩스가 비상장사인데다 일본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만큼 한일 양국 세법이나 자본시장의 가치평가방식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법무법인 한 관계자는 "국내는 보통 지주사 가치에 20~30% 할인을 적용하는데 이는 지주사·자회사 모두 상장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며 "A홀딩스·라인야후의 경우 일본 자본시장이 무대이고 A홀딩스도 비상장사라 자산에 해당하는 라인야후 지분만으로 가치 평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장사 가치평가는 일률적 기준에 따르지 않고 해당 기업 상황, 업종 등을 살 가장 합리적인 방식을 택해 산정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상대가치 평가법 등 여러 모델이 존재하고 또 일본 세법 상 따라야 하는 별도 산정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생각하면 A홀딩스 지분 가치는 어떤 관점, 방식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네이버·소프트뱅크 간 평가 차이가 클 전망이다. 네이버 측의 경우 일본 등에서 메신저 1위를 차지한 라인에 대한 프리미엄, 글로벌 전략 수정을 위한 보상 자금 등을 고려하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미야카와 CEO는 지난 실적설명회에서 지분매입 협상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분 100%를 소프트뱅크에서 가지면 여러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게 되지만 투자 자체가 합당한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차후 사업 전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준에서 금액 문제 등을 협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발언은 네이버와 A홀딩스 지분을 최대한 매입하되 가치는 보수적으로 산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소프트뱅크의 연결기준 보유현금은 2조엔, 17조5000억원으로 네이버측 A홀딩스 지분 매입에는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다만 미야카와 CEO는 현금흐름 안에서 매입액을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감안하면 순현금흐름 규모인 10조원 정도가 소프트뱅크 측에서 가용할 최대 금액일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