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GC 법정관리에 EB 투자 운용사 "어쩌나" 수성운용 등 9회차 60억 규모…일부는 상환받아
이명관 기자공개 2024-05-20 08:28:2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곳에 투자한 자산운용사들 간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대부분은 전환권 청구에 나서면서 법정관리에 따른 투자금 회수 리스크를 최소화 했다. 다만 마지막 회차에 참여했던 일부 운용사들은 그대로 채권으로 들고 있는 터라 투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DGC는 지난달 말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개시절차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달 초 재판부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모든 회생채무액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경매절차를 임의로 진행할 수 없게 한 절차다.
재판부는 신청서와 각종 자료들을 검토한 뒤 EDGC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이와 관련 EDGC는 법무법인 안다와 법률자문 계약을 맺었다. 법무법인 안다에서는 김종무, 조용주 변호사가 이번 소송대리를 하고 있다.
EDGC가 법정관리행을 택하면서 당장 일부 메자닌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교환사채 투자에 나선 곳은 수성자산운용이다. 수성운용은 2020년 초 EDGC가 발행한 EB 60억원 중 4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나머지 20억원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제이스투자자문이 각각 10억원씩 투자했다.
수성자산운용은 총 5개의 펀드를 동원해 EDGC에 투자했다. 수성코스닥벤처B4 일반 사모투자신탁, 수성코스닥벤처B11 일반 사모투자신탁, 수성코스닥벤처T1 일반 사모투자신탁, 수성코스닥벤처T2 일반 사모투자신탁, 수성코스닥벤처T3 일반 사모투자신탁 등이 활용됐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타임폴리오 It's Time-MS 2호 일반사모투자신탁을 비히클로 삼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EDGC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면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상당했던 터라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된 모양새다. EDGC의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은 수백억원 규모로 본업보다도 많았다. EDGC는 2013년 설립된 바이오 헬스케어 전문 기업이다. 글로벌 바이오 유전체 빅데이터 기업으로 유전체기반 질병진단 및 개인별 유전적 특징 분석기술 개발을 주업으로 삼고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EDGC의 재무리스크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메자닌 투자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있는 측면이 있다보니 크게 운용사들입장에서도 투자금 손실에 대한 리스크를 우려할 상황도 아니었다.
다만 2022년 하반기부터 차츰 바이오 헬스케어 섹터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상장사까지 다수의 기업들이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가려져 있던 본질적인 수익성 측면에서의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조달을 통해 운영비를 충당하는 식으로 경영을 이어나가는 방식에 한계가 나타났고, 결국 재정난으로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매출이 급감했던 것도 영향이 끼쳤다. 2020년 350억원에 달했던 진단키트 매출이 2022년엔 2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실적에서 진단키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던 터라 EDGC의 실적도 악화됐다. 더 큰 문제는 본업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적 악화로 인해 결손금이 1200억원까지 쌓였다. 결국 재정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법정관리로 이어졌다.
통상 사채권자들의 경우 법정관리를 거치게 되면 담보채권자 중심으로 채무상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렇다 보니 일반 상거래 채권자와 메자닌 채권자들로선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11월 교환청구를 통해 보통주를 확보했고, 이후 장내서 해당 지분을 정리했다. 다만 주가 하락으로 인해 일부 투자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성자산운용도 교환청구를 통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지만, 나머지는 여전히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EDGC에 대한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은 1회차 CB부터 상당했다. EDGC는 2019년 2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때 포커스자산운용과 에이원자산운용, 아이온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등이 투자에 나섰다. 그후 EDGC는 이듬해인 2020년 600억원 공모전환사채를 발행하며 기관이 아닌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았다. 바이오 헬스케어에 대한 높은 관심 덕분에 수월하게 조달이 이뤄졌다.
다시 기관들을 타킷으로 조달에 나선 시기는 2021년이다. 3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는데, 이때도 기관들이 대거 몰렸다. GVA자산운용, JB자산운용, 아트만자산운용, 라이언자산운용, 포커스자산운용, 제이씨에셋자산운용 등 메자닌에 일가견이 있는 운용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퀴티가 단독으로 100억원을 투자했다.
이들 투자자들은 일찌감치 위기감을 느끼고 서둘러 자금 회수에 나섰다. 특히 채권단은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풋옵션이 아닌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는 이야기는 빠르게 주식으로 전환해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실제 2000원이 넘었던 전환가액 대비 주가는 1000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미 EDGC의 상환능력을 신뢰하지 않았던 셈이다.
물론 이들 여기 유통시장에서 물량을 처분해야 하는 점, 주가 등의 변수로 투자금 전부를 회수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그대로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보다는 나은 상황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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