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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거래소와 갈등 피한다…'상장 자진철회'만 10건미승인 결과 부담감, 심사 지연에 비용가중…예심대기 60개 회사도 '챌린지'

손현지 기자공개 2024-05-20 07:03:1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상장하려는 기업의 심사를 강화하면서 미승인, 철회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올들어서만 벌써 자비스앤빌런즈, 플랜텍, 노브메타파마 등까지 총 3개 기업이 미승인 결과를 받아들었으며 자진 심사철회를 택한 기업도 벌써 10곳에 달한다.

거래소 심사벽이 높아진 탓에 부담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예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기업들만 60여곳이 넘는 상황이라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10개월 가까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회사들도 있을 정도다.

◇높아진 거래소 심사벽, 미승인 꼬리표 대신 '철회' 택한다

17일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자진 심사철회를 택한 기업(스팩 제외)은 하이센스바이오, 노르마, 코루파마, 나노시스템, 이브로드캐스팅, 씨엔티테크, 루리텍 등 총 10곳에 달한다. 특히 서진시스템은 지난 8일 재상장 심사를 청구한 지 3거래일만에 자진철회했다.


일반적으로 심사철회는 코스닥 상장심의위원회로부터 미승인 결정을 통보받을 가능성이 큰 기업들이 택하는 방식이다. 거래소로부터 최종 미승인 조치를 받을 경우, 꼬리표가 달려 추후 코스닥 재상장에 나설 기회가 축소될 수 있기에 발행사 차원에서 자진철회를 감행하는 것이다.

거래소와 마찰을 피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미승인을 통보받은 예비상장사들은 거래소 시장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판정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되지만, 반대로 시장위원회에서도 미승인 판정을 받으면 추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어려워진다. 올초 삼프로TV 등은 올초 자진 철회로 향후 상장 기회를 도모한 셈이다.

최근 거래소 심사 기준이 워낙 까다로워진 탓이란 평가도 나온다. IB업계에선 작년 파두사태를 계기로 기술 특례상장 요건으로 심사를 청구한 기업들에 대한 거래소의 상장 심사 기조도 한층 엄격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행법상 심사 기한은 45영업일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파두사태를 계기로 심사기한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허다해졌다.

거래소 부서장 인사가 늦어진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통상적으로 IPO 심사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비용도 불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거래소 심사를 청구한 뒤 심사 담당자와의 킥오프가 늦어지면서 심사 기한이 늘어나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속출했다는 평가다.

올해 거래소 임원 인사는 정은보 이사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임원 인사도 함께 늦어졌다. 지난달 5일 임원급 인사를 단행한 뒤 부서장 인사는 지난달 23일 정도 마무리됐다.


실제로 미승인 조치를 받은 기업들도 올해 들어서만 3곳이나 속출했다. 지난 3월 세무회계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에 이어 지난달 플랜텍 등이 거래소로부터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이 중 자비스앤빌런즈는 미승인 판정에 불복해 시장위원회의 재심사를 요청했지만 최종적으로 미승인 판정이 났다.

최근 바이오 회사인 노브메타파마도 미승인 결과를 받은 후 시장위원회 재심사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5년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후 벌써 네번째 코스닥 상장 도전이 좌절된 판이라 불복해 재심사라도 청구하자는 결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작년 7월 SK증권8호스팩과 합병 상장을 신청한 뒤 10개월째 거래정지된 상황이다.

◇코스닥 심사 대기모드 60여곳, '챌린지'

코스닥 심사 대기 모드를 취하고 있는 기업들은 현재 60곳이 넘는 상황이다. 10개월 가까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회사들도 있으며, 일부는 코스닥 상장심의위원회와 킥오프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인 유라클은 작년 9월 코스닥 상장 예심을 청구한 기업이지만 아직도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핀테크 O2O 기업인 원투씨엠도 지난해 10월 청구한 뒤 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엔지노믹스, 아이빔테크놀로지 등 다수의 기업들이 예심 대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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