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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알벤처스는 지금]성장금융 '페널티' 여파, '선순환 투자구조' 급제동②최대주주 변경 후 이사진 물갈이, 내부 잡음…핵운 이탈, 관리보수 삭감

이영아 기자공개 2024-05-21 10:36:22

[편집자주]

대주주 손바뀜을 겪은 케이알벤처스가 새 출발을 알렸다. 새 주인을 맞은 이후 여러 변화가 수반되면서 케이알벤처스를 바라보는 시각에 응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최근 두달 새 대표이사가 두 번이나 교체됐고, 유일한 수익원인 펀드는 앵커 출자자(LP)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페널티를 받았다. 악재는 투자 및 관리 인력 이탈로 이어졌고, 케이알벤처스는 부랴부랴 정비에 나섰다. 숨가쁜 행보 속 케이알벤처스 변화의 '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주주 손바뀜 이후 케이알벤처스는 초기부터 삐걱거렸다. 모회사 입김 하에 리더십 교체가 급격히 이뤄진 것이 화근이었다. 새롭게 선임된 대표가 핵심 투자 인력을 부당한 이유로 경질하면서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페널티를 받았다. 경질당한 운용역이 성장금융이 앵커 출자자(LP)로 참여한 펀드 운용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케이알벤처스로선 뼈아픈 실책이다. 페널티를 받은 펀드가 현재 하우스의 유일한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하우스는 관리보수 삭감 페널티를 받았다. 벤처캐피탈(VC) 주요 수익원은 펀드 운용을 통해 얻는 관리보수와 성과보수이다. 관리보수가 깎이는 만큼 수익이 줄어든다.

대내외적 평판 리스크가 높아진 것도 부담이다. 핵심운용인력의 부당한 해고로 인한 페널티는 펀드레이징 시장에서 '주홍글씨'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펀드 결성은 VC 투자 업무의 첫 단추다. 신규 펀드 결성에 어려움이 생기면 투자와 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구축에도 제동이 걸릴수밖에 없다.

◇손바뀜 이후 칼바람, 펀드 운용 차질

올해 1월12일 에치에프알은 DSN홀딩스가 보유한 DSN인베스트먼트 보통주 200만주(100%)를 160억원에 전량 현금 취득했다. 자본금(200억원)보다 낮은 금액에 딜을 성사시켰다. 에치에프알은 2000년 설립된 유무선 통신장비 회사다. 2018년 스팩합병 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DSN인베스트먼트는 최대주주 변경에 맞춰 이사진을 재편했다. 강승모 사내이사를 신규 선임했고, 정종민 에치에프알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한 달 뒤 리더십 재편에 나섰다. 지난 2월7일 강승모 이사를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기존 박준혁 대표는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보직이 변경됐다.




강승모 신임 대표는 1967년생으로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눈에 띄는 이력은 스테이션케이 대표직이다. 스테이션케이는 에치에프알 33.3%, 솔브레인 33.3%, 코스메카코리아 33.3%가 각각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는 창업기획자(AC)이다. 에치에프알이 제2 판교 용지를 분양받는 조건으로 설립한 회사로 경기도 기업의 엑셀러레이팅과 벤처투자를 목적으로 한다.

리더십 개편 후 리브랜딩과 사명변경도 마무리했다. 지난 2월27일 케이알벤처스로 사명변경을 완료했다. 기업형벤처캐피탈(CVC)로 거듭나 전략적투자(SI)를 강화하겠다는 신호탄이었다. 주력 투자 분야로 △5G 관련 글로벌 프로젝트 △인공지능(AI) 보안 △양자 센싱과 통신 원천기술 등을 설정했다.

순조로운 출발을 알리는 듯 했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신임대표의 심사역 '물갈이'가 문제였다. 하우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강 전 대표가) 벤처투자 업무 이해도가 현저히 부족했다"면서 "딜소싱을 위한 외부 미팅이 잦은 업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근하지 않는다'며 심사역들을 나무랐다"고 했다.

'근무태만'을 결격사유로 들며 심사역을 경질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조희영 투자본부 팀장(선임심사역)을 비롯한 핵심운용인력이 회사를 타의로 그만뒀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강 전 대표는) 정종민 에치에프알 창업주와 두터운 친분으로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독단적인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유한책임출자자(LP) 사전 동의 없이 갑작스런 운용인력 이탈이 이뤄진 점이다. 조 전 팀장은 '에스지씨-디에스엔(케이알) 넷제로 투자조합' 핵심운용인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해당펀드는 성장금융이 앵커 LP로 참여하며 250억원을 출자했다.

통상 펀드 운용의 키맨으로 지정된 이가 나갈 경우 관리보수가 절반으로 깎인다. 때문에 부득이한 운용인력변경이 필요할 경우 운용사는 LP에게 타당한 변경 사유를 설명하고 대체인력을 지정하는 등 페널티를 면제받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케이알벤처스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경영진이 펀드 운용 및 관리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벌어진 일로 풀이된다.

◇설립 4년차 VC, 평판 리스크에 '한숨'

케이알벤처스는 올해로 설립 4년차 신생 VC이다. 지난 2021년 설립됐지만 2022년 7월 신기술사업금융사(신기사) 라이선스를 취득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활동한 건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명성과 트랙레코드(실적)를 본격 쌓아올리기 전에 불명예스러운 페널티를 받은 것은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케이알벤처스는 페널티를 받게 되면서 실적 하락도 불가피하게 됐다. 펀드 운용 관리보수가 줄어들어드는 실패를 감수해야한다. 부당한 해고가 없었다면 받을 이유가 없던 페널티다. 성과보수나 투자금 회수 등으로 매출을 올리기엔 시기상조다. 펀드를 운용한 지 1년이 안 됐기 때문이다.

케이알벤처스는 △하랑-디에스앤 투자조합 1·2·3호 △디에이-디에스엔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디에스엔-파이코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디에스엔-비디씨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에스지씨-디에스엔 넷제로 투자조합 등을 운용하고 있다. 다만 에스지씨-디에스엔 넷제로 투자조합을 제외하고는 모두 프로젝트펀드이고 결성 규모가 10억원 내외로 적다. 넷제로펀드가 매출 대부분을 책임졌다.


성장금융은 펀드 최종 결성규모에 구간별 관리보수율을 적용한다. 케이알벤처스가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기술혁신전문펀드의 경우 500억원 이하 펀드는 2.5% 이내 비율로 관리보수를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펀드 결성일로부터 2년까지는 약정총액 기준으로, 이후에는 투자잔액 기준으로 계산한다. 에스지씨-케이알 넷제로 펀드는 지난해 7월 결성됐기 때문에 약정총액(500억원) 기준 관리보수율 2.5%가 적용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해당 펀드에서는 연간 13억원 내외 관리보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SGC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결성한 공동운용(Co-GP) 펀드이기 때문에 케이알벤처스 몫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운용사와 LP간 협의에 따라 관리보수 기준이 바뀔 순 있다. 다만 성장금융이 최초 제안한 방식을 적용한 산출값을 기준으로 협상하기 때문에 수취하는 금액은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업계 평판 리스크가 높아진 것도 부담이다. 대체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신규 펀드 결성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부당한 사유로 심사역이 이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마음 놓고 입사하곘느냐"고 언급했다.

다만 케이알벤처스 측은 리더십 개편을 포함한 강도 높은 시스템 정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케이알벤처스는 강승모 대표 선임 두 달 만에 사령탑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태의 책임자를 경질한 셈이다. 지난달 17일 에트리(ETRI) 출신 박종팔 대표가 새롭게 선임됐다.

박 대표는 "핵심운용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고 우수한 인재들이 지원한 상황"이라며 "5년 이내 경력을 갖춘 심사역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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