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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다운사이징]돌고돌아 출발선, 비핵심 사업 솎아 실속 챙기기①자회사 수십개 정리 불구 2년전 수준, SM엔터 편입 영향…정리작업 '속도' 전망

이민우 기자공개 2024-05-23 07:39:02

[편집자주]

카카오는 2010년대 성장 가도를 달리며 공격적인 분사·자회사 확장 전략을 펼쳐왔다. 이는 그룹 전체 몸집을 키우는 것은 물론 사업 다양성을 가져다줬지만, 점차 '골목상권 침해' '운영·관리 효율성' 악화 등 어두운 면도 드러냈다. 과거의 혁신과 성장 모멘텀을 되찾기 위해선 발 빠르게 비대한 계열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외부에서 거세다. 수뇌부 역시 이를 인지하고 본격적으로 군살 빼기에 돌입하는 추세다. 다운사이징에 나선 카카오의 행보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2020년대 들어 비대한 계열사 문제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축소 목표를 설정했지만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등 이유로 표면적인 계열사 숫자는 오히려 늘었다. 다만 올해는 비핵심 계열사를 줄인다는 기조 하에 본격적인 '다운사이징'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의 계열사 몸집 줄이기는 그만큼 올해 속도가 날 분위기다. 새로운 경영 체제가 확립됐고 외부기업 인수전 같은 이슈도 없어 축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실제 올해 들어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지만 10개 넘는 계열사를 이미 정리했다.

◇국내 계열사 5월 기준 128개, IP·IT 등 핵심 사업 중심 구조 개선 추진

카카오는 2022년 국정감사 당시 계열사 규모 감축을 공언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이에 따른 소상공인 생존권 침해, 미흡한 상생 등을 지적받은데 따른 대응책이었다. 당시 카카오 계열사는 국내 기준 140여개에 달했는데 이중 30~40개 정도를 정리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이행 상황은 극히 미흡하다. 이달 중순 기준 공정거래법에 따른 카카오 국내 계열사는 128개로 2022년 말 127개와 큰 차이가 없다. 1년이 넘은 지난해 말 당시 138개로 되려 늘었던 것을 짚어볼 때 2년이 지나 출발점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아쉬운 성적표라고 볼 수 있다.


다만 2년간 카카오의 계열사 축소 행보가 더뎠던 것은 지난해 초 단행한 SM엔터 인수 영향이 컸다. SM엔터 산하 종속 기업만 40개에 달했던 만큼 계열사 규모가 대폭 증가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SM엔터 편입으로 추가된 기업을 제외하면 카카오 계열사 규모는 국내 한정 100개 초반, 해외 포함 170개 내외로 줄어든다.

이를 고려하면 2022년 설정했던 30~40개 계열사 정리 목표는 일정 수준 달성했다고도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핵심 사업 분야 외 계열사 정리와 이를 통한 조직 효율화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카카오에서 설정한 핵심 사업은 글로벌 문화 생태계 등 크게 3가지 영역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이에 포함된 계열사는 국내 110개 정도다.

카카오 관계자는 “계열사 규모에 대해 도달하려는 특정 수준을 제시했다기 보다는 핵심과 관련 없는 회사를 계속 줄여나가겠다는 목표가 있었던 것”이라며 “해당 과정에서도 AI, 글로벌, 콘텐츠 등 미래 이니셔티브에 대한 투자는 계속하겠다고 이야기했던 바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중 11개사 정리 성공, 비주류 청산·조직 통합 등 가속

주목할 점은 정신아 대표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 카카오의 계열사 축소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4월까지 카카오가 흡수합병, 청산종결 등을 통해 정리한 계열사는 11개에 달한다. 4개사 정리에 그쳤던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2배 넘게 늘었다.

이달까지도 카카오의 다운사이징은 진행 중이다. 카카오스페이스,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헤어샵 등이 조직 통합 등을 통해 정리됐거나 정리를 앞두고 있다. 과거 카카오IX에서 이름을 바꿨던 부동산 자회사인 카카오스페이스는 1일 카카오에 합병돼 CA협의체 산하에 편입됐다.

2017년 카카오에서 독립해 외부에서 AI개발사 역할을 해왔던 카카오브레인도 사실상 재흡수 절차를 밟고 있다. 이달 초 언어모델사업, 칼로사업 등 대부분 핵심 사업영역이 카카오 측에 양도됐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단초가 됐던 카카오헤어샵 운영사 와이어트 역시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측에서 지분을 정리해 계열 분리됐다.

카카오에서 핵심으로 분류한 110개 기업 외 나머지 10개 내외 비주류 계열사의 정리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브레인 사례를 미뤄볼 때 핵심으로 분류된 계열사도 적자 등 사업 상황에 따라 영업 양수, 조직 통합처럼 구조 변화를 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 산하 계열사가 너무 많고 분할도 잦았던 점은 내부 임직원 사이에서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문제”라며 “다만 현재 정리된 계열사 대부분이 사업적 영향력이 크지 않아 괜찮지만 향후 축소에 따른 고용불안감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어 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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