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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만에 주인 바뀌는 유니온제약, 영업맨 신화 막 내린다 새주인 'NBH캐피탈', 공장증설·CSO 전환 등 자금부담 확대 탓

김형석 기자공개 2024-05-23 09:40:1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08: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유니온제약의 주인이 23년만에 바뀐다. 상장 이후 지속된 영업실적 악화와 부채부담 탓에 지분 및 경영권 매각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수관계인 지분 NBH캐피탈에 일괄 매각

한국유니온제약은 최근 안희숙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22.61%(178만8500주)를 NBH캐피탈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6163원으로 총 거래대금은 110억원이다. 대금납입 및 거래 종료일은 7월 31일이다. 거래 상대방 NBH캐피탈은 대부업체다.

이번 지분 거래에 참여한 3인은 안희숙·백병하·신성희 등이다. 안희숙씨는 백병하 대표의 배우자다. 신성희씨는 김자권 전 부사장(CFO)의 배우자다. 신 씨의 남편인 김 전 CFO는 2018년 한국유니온제약의 코스닥 상장을 주도한 인물로 퇴직 이후에도 경영에 영향력을 발휘했다.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안 씨 등 기존 최대주주 측 지분은 29.01%에서 6.40%로 급감한다.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로 남을 수는 있지만 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시 상에선 확인할 수 없으나 지분을 매각한 안희숙·백병하·신성희의 지분은 4.38%다. 이번 지분 매각에 참여하지 않은 특수관계자 김소령 씨의 지분 2.02%는 유지된다.

거래가 종결되면 한국유니온제약은 23년 만에 최대주주가 제 3자로 바뀐다. 그간 몇차례의 지분 거래로 인해 최대주주가 바뀌었으나 모두 특수관계인 내에서 이뤄졌다. 2016년엔 백 대표가 아내 신 씨에게 지분을 넘겼고 2017년엔 안 씨가 신 씨 지분을 인수하기도 하며 최대주주 변경 이슈가 있었다.

1985년 8월 설립된 한국유니온제약은 2001년 4월 백 대표가 인수했다. 1957년생인 백 대표는 영남대학교 기계학과 졸업한 뒤 신풍제약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신풍제약 영업팀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영업능력을 인정받아 종합병원 영업소장까지 고속 승진했다. 이후 그는 제신약품과 한국메디텍제약에서 영업이사를 지냈다.

한국메디텍제약 재직시절인 2001년 손원식 전 메디텍제약 대표와 손잡고 16억원에 한국유니온제약을 인수했다. 한국유니온제약 인수한 후 30여개에 불과했던 의약품 허가 품목수는 현재 400여개로 늘렸다. 또 GMP 시설을 갖춘 원주공장 증축과 기업공개(IPO) 등을 추진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갔다.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 급격한 사업 확장…외부 자금조달 의존

공격적인 경영은 결국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지며 경영권 매각으로 이어졌다. 한국유니온제약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52억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 역시 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꾸준히 늘었지만 기존에 사업 확장을 위해 조달한 차입금 부담이 커졌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코스닥 상장 이후 영업 외주를 통한 비용 증가와 공장 추가 건립 등을 추진했다.

상장 이듬해인 2019년에는 문막 2공장을 건립했다. 1만1691제곱미터, 건축 면적 6713제곱미터의 지상2층 규모인 해당 공장은 위탁생산(CMO)을 확대를 위해 만든 시설이다. 기존 공장 생산으로 허가받은 품목을 신공장으로 이전하는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가동률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에는 영업방식을 직접판매방식에서 위탁판매방식(CSO)으로 전환하면서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CSO 전환 첫해 관련 수수료만 65억원 발생하면서 판관비는 전년보다 28%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외부 자금 유치는 빠르게 늘었다. 2020년 20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 이어 2021년에는 3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지난해에는 200억원 CB를 추가로 발행했다. 기존에 발행한 CB 상환이 목적이다. 이달에는 3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메자닌 발행이 어렵게 되자 은행 차입을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222억원으로 1년 새 122억원 이상 급증했다. KEB하나은행으로부터 100억원의 일반운전자금대출을 신규로 받았다.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중소기업자금대출과 중소기업회전자금대출로 총 35억원을 신규로 받았다.

이들 대출은 한국유니온제약의 원주공장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설정했다. 두건의 대출에 담보금은 원주공장의 장부가액 304억원 중 절반이 넘는 168억원에 달한다. 이 중 주력 상품인 주사제를 생산하는 문막 2공장도 담보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단기 차입금 상환에 실패할 경우 핵심 생산라인을 유지하기 어렵다.

지속된 외부 자금 조달로 재무 지표는 빠르게 악화했다. 상장 첫해 122억원에 달하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66억원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이 기간 총 차입금은 150억원에서 39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6억원이던 순금융비용은 41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백병하 대표는 2001년 한국유니온제약을 인수한 이후 코스닥 상장 성공 등으로 제약업계에서도 주목받는 인물이었다"면서도 "상장 이후 급격한 사업 확장과 이에 따른 조달 부담 증가로 이어지면서 경영권 매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벨은 한국유니온제약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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