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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SK하이닉스 'TC 본더' 독점 굳힌다 7공장 구축 본격화, 당분간 경쟁사 진입 난항

김도현 기자공개 2024-05-27 07:41:03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망 내 우위를 당분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자체 생산능력(캐파)을 늘리는 동시에 잠재적 경쟁사 견제에 성공하면서다. 현재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의 최신 HBM 생산에 쓰이는 'TC 본더'를 사실상 단독 공급하고 있다.

◇'SK 이어 마이크론 잡았다' TC 본더 캐파, 약 1.5배 증가

이달 한미반도체는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 내 토지(852평) 및 건물(707평) 일체를 약 99억원에 취득한다고 발표했다. 목적을 HBM용 TC 본더 생산라인 증설로 기재했다.

HBM은 복수의 D램을 쌓아 만드는 고성능 메모리다. 위아래 D램을 안정적으로 접합시키는 역할을 TC 본더가 한다. 한미반도체는 미세 정렬부터 적층까지 단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제품으로 주요 고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듀얼 TC 본더'

최대 거래처는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손을 잡고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HBM으로 한정하면 삼성전자보다 우위로 평가받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최신 세대인 HBM3E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성능이 한몫했다고 후문이다.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캐파는 2024년 264대(월 22대) 수준이다. 최근 가동 개시한 6공장까지 포함한 물량이다. 이번에 매입한 부동산에는 7공장이 마련된다. 2025년 초부터 본격 운영 예정으로 캐파는 연간 420대(월 35대)까지 올라간다. 세계 최대 규모다.

이처럼 한미반도체가 시설투자를 지속하는 건 HBM 수요가 뒷받침한 영향이다. 우선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을 TC 본더 고객을 맞이한 점이 컸다. 지난달 체결한 첫 계약 규모가 226억원이다. 후속 거래가 연이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연평균 36%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엔비디아 외에도 여러 빅테크 기업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만큼 HBM 주문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반도체는 공격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2024년과 2025년 연매출이 각각 5500억원,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실화하면 반도체 불황이 닥친 2023년(1590억원) 대비 수배 뛰게 된다.

공동 개발한 '다이 본더'를 소개하는 한화정밀기계와 SK하이닉스 직원

◇'TC 본더 호시탐탐' 한화정밀기계, 소송전 여파 불가피

한미반도체는 글로벌 경쟁사를 밀어내고 현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이에 도전장을 낸 곳이 한화정밀기계다.

한화정밀기계는 한화 계열사인 한화모멘텀 반도체 전공정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상태다. 2020년 SK하이닉스와 다이 본더 국산화를 이뤄내기도 했다. 다이 본더는 웨이퍼를 칩 단위로 자른 다이와 인쇄회로기판(PCB)을 접착하는 설비다.

이후 한화정밀기계는 TC 본더 사업화를 진행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한화정밀기계가 SK하이닉스에 TC 본더 일부 납품에 성공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미반도체처럼 최신 HBM용은 아니고 비교적 낮은 세대용으로 알려졌다. 해당 레퍼런스를 통해 영역을 넓히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기술 유출 이슈로 차질이 생길 수 있게 됐다. 한미반도체는 23일 한화정밀기계로 이직한 전 직원 A씨를 대상으로 청구한 부정경쟁행위금지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하며 최종 승소했다고 밝혔다.

한미반도체 출신인 A씨는 TC 본더, 플립칩 본더 등 핵심 장비 연구개발부서에서 근무하다가 2021년 한화정밀기계로 이직했다. 이를 두고 한미반도체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한화정밀기계가 TC 본더 사업을 못 하게 되는 건 아니나 어느 정도 영향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한미반도체가 하이엔드 부문을 꽉 잡고 있어 한화정밀기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미반도체 입지 탄탄하다. 단기간에 이같은 구도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이원화를 원하고 과거 한화정밀기계와 인연이 있는 만큼 협력사 다변화는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한화정밀기계는 "한미반도체의 전 직원 개인에 대한 소송이며 한화정밀기계에 대한 소송이 아니다"라며 "(A씨는) 정상적인 공채 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채용한 이력으로 이직 당시 4년차 사원으로 한미반도체의 중요 정보를 취급했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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