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손 잡은 HD현대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배경은 '건설장비 풀 라인업 구축'…북미 시장 잡기 가속화
이호준 기자공개 2024-05-27 08:05:14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3일 1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이 북미 지역에서 맞손을 잡는다. 각자가 보유한 중형·소형 건설기계 장비를 서로 주고받아 대신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두산그룹 시절 논의됐던 '건설장비 풀 라인업 구축' 전략이 본격 가동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현재 전세계 대부분 지역의 건설 업황이 부진한 상황인 만큼 양사는 이번 전략적 협력을 통해 유일하게 호황인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건설장비 풀 라인업 구축'…두산그룹 시절 전략 본격 재가동
HD현대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북미 지역 건설장비 상호 공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업무협약식에는 조영철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과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이 참석했다.
내용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니다. 이미 양사는 서로의 중소형·소형 굴착기를 공급받아 각자 회사 이름을 내걸고 판매해 왔다. 각자의 포트폴리오를 상호보완하기 위한 방법인데 그간 이들 제품은 각사 딜러망에서 북미 시장 전역에 판매돼 왔다.
이번 MOU는 앞으로 HD현대인프라코어의 중형 장비, 두산밥캣의 다른 소형 장비 등으로까지 공유 영역이 확장되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날 양사의 대표가 직접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한층 적극적으로 협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런 방식은 양사가 한 몸이던 두산그룹 시절부터 추진됐던 방안이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는 제품단일화로 전문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자사는 중대형, 두산밥캣은 소형 장비에 집중하도록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다만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가 HD현대에 인수되면서 개편 이후의 협력이 쉽지만은 않았다. 다행히 MOU를 계기로 추가 교류도 예상해볼 수 있단 점에서 건설장비 풀 라인업을 구축해 시장 판매에 나서겠단 원래 목표도 재추진해 볼 수 있게 됐다.
◇적절한 시기에 MOU 체결…'북미 시장 잡기' 가속화
양사는 곧 구체적인 제품군을 정해 북미 전역에 상호·판매할 예정이다. 양사 모두 북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MOU가 체결됐다고도 볼 수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라 북미를 뺀 각국의 건설 업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건설기계 수요도 영향을 받아 제품 판매량도 감소해 HD현대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올해 1분기 영업익은 928억원, 3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12% 감소했다.
대신 북미 시장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블루위브컨설팅에 따르면 북미 건설장비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6.0% 성장해 약 400억달러(52조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인프라 투자 확대와 건설 프로젝트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양사의 북미 공략 전략이 주목되는 배경이다. 앞서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해 일반 가정과 농장 등을 겨냥해 1.7톤(t) 굴착기와 소형 로더 신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두산밥캣은 모트롤 인수를 재추진하며 미국 시장 내 지위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업계는 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견조한 산업생산, 건설지출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며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유일하게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지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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