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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어 프로파일]융통성·디테일 겸비한 '믿을맨' 이응문 율촌 변호사송무·기업·M&A자문 모두 소화, 간명한 솔루션에 고객 '러브콜'

김예린 기자공개 2024-06-03 08:02:14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시장은 국내 로펌에게 신성장동력이 됐다.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송사 업무에 쏠렸던 무게중심 또한 자연스레 M&A 섹터로 이동했다. M&A 법률 자문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 그에 걸맞게 맨파워 또한 풍성해졌다. 더벨은 법률시장의 성장을 이끈 M&A 자문 핵심인력들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율촌은 1992년 출범 이후 30여년간 빠르게 성장하며 국내 대표적인 대형 로펌으로 성장했다. 조세·공정거래 분야에 집중해 기반을 구축한 뒤 송무와 기업 자문, 사모펀드(PEF) 및 인수합병(M&A) 자문까지 영역을 확대해왔다. 이진국·박재현 변호사(사법연구원 30기) 등 내부인력을 강화하고, 유능한 외부 인력을 꾸준히 영입하면서 스타 플레이어를 여럿 발굴한 결과다.

최근엔 차세대 리더들을 배출하면서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 중이다. 이중 이응문 변호사는 2014년 율촌에 합류한 이후 기업과 PE를 주 고객으로 탄탄한 네트워크를 확보해왔다. 유씨케이파트너스(이하 UCK)의 공차 매각부터 프랙시스캐피탈(이하 프랙시스)의 번개장터 인수,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의 두산모트롤 인수, 미래에셋증권의 네이버와의 자사주교환 및 네이버파이낸셜 투자, 한화그룹의 고려아연 지분 투자 등 굵직한 딜을 맡으며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사람들이 꼽는 그의 장점은 융통성이다. 딜 성격과 고객 니즈에 맞게 카멜레온처럼 대응하며 최적의 답변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애매함 없이 간명한 자문 스타일은 고객들의 만족감을 끌어올린다. 법률자문은 물론 거래구조 설계와 협상, 밸류업·엑시트 전략까지 실질적인 솔루션을 도출해내면서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성장스토리 : ‘윈윈’ 즐거움에 M&A 시장 입문

이 변호사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법무부 국가송무과 공익법무관으로 복무한 이후 2012년 법무법인 KCL을 거쳐 율촌에 입사했다. 주니어 변호사 시절 송무를 비롯해 공정거래, M&A 자문 등 여러 업무를 동시 수행했는데, 마음이 이끄는 분야는 M&A였다. 송무는 과거 발생한 사실에 대해 분석하고 청산하는 성격이라면, 투자·M&A 자문은 미래의 계획을 세우고 부딪혀가며 새 결과물을 만든다는 점에서다.

승패를 떠나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은 열정을 더욱 불태웠다. 이 변호사는 “소송은 누군가는 이기고 진다면, M&A는 잘 성사되면 매도·매수자 모두 웃으며 헤어질 수 있다”며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일하지만 동시에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율촌에 합류하면서는 본격적인 M&A 자문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M&A는 단순 거래를 넘어 여러 업종 및 상황에서의 경험을 쌓는 지름길이다. 이 변호사는 많은 기업, PE들과 함께 일하며 산업 트렌드를 파악하는 안목을 비롯해 인허가나 경영권 분쟁, 일반적인 사업계약서 검토까지 다양한 법률적 지식과 경험을 축적했다. 2018년 파트너 승진 이후부터는 업무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욱 드러내며 주도적인 역할을 소화했다.

그는 “율촌은 국내 상위 대형 로펌들에 비해 출범도 M&A 조직 형성도 늦었으나, 그만큼 어느 로펌보다 젊은 에너지가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과 트렌드에 대응하는 유연성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펌 1·2세대가 PE 법률자문의 선례를 만들었다면, 저는 차세대로서 국내 자본시장 특성과 새롭게 발전하는 섹터, 시장에 맞는 사례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자문 철학 및 스타일 : 컬러 있는 자문·넓은 커버리지 '두각'

이 변호를 관통하는 자문 철학은 융통성과 디테일을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와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법률적 질문에만 신속·충실하게 답하고, 빡빡하게 계약서를 썼다. 현재는 M&A 사례가 쌓이면서 고객들도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식 수준이 높아졌고 경쟁 로펌도 늘어났다. 그만큼 차별화된 역량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변호사는 원칙만 고집하기보다는 고객이 딜에서 중시하는 포인트, 거래 상대방과 비교한 협상력 위치, PE의 경우 하우스 특성과 펀딩 난이도 등 전반적인 역학구도를 분석해 전략을 세운다. 매도·매수자와 딜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톤앤매너를 빠르게 파악하는 역량이 그의 핵심 경쟁력이다.

그는 “GP 고객사가 출자자(LP)를 대상으로 펀딩할 때 그들의 입장과 중시하는 역량에 대해 잘 대응하고 설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PE는 인수 후 엑시트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투자 단계부터 PMI·밸류업 전략을 함께 고민하고 자문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M&A 변호사가 고객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 대비 원론적인 얘기만 하거나 보수적인 제안을 하면, 고객에게 조력하기보단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하우스와 딜을 잘 이해하기 위해 인간적인 친밀감도 쌓으려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고객도 모르는 니즈를 찾아 충족시키는 태도에는 그만의 디테일이 묻어난다. 단순 법률자문만 요청했을지라도, 정무적 관점에서 정부와의 분쟁 가능성이나 노조·언론의 문제 제기 가능성 등을 함께 자문함으로써 일찍이 대비하도록 돕는다.

그의 차별화 포인트는 애매한 답변보단 간명하게 자문하느 태도다. 빨강은 빨강, 파랑은 파랑이듯 컬러가 분명한 솔루션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고객들은 그를 '컬러감 있다'고 표현한다. 그는 “판례도 명확하지 않고 견해의 대립이 생길 만한 이슈가 발생하면 변호사가 모호하거나 보수적인 의견에 숨기 쉽다”면서도 “그럴수록 고객 입장에서 각 방안의 유·불리와 향후 임팩트, 리스크에 대해 최대한 감을 가지도록 ‘컬러 있는 자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에게 가장 자신 있는 역량은 넓은 커버리지다. 법률자문이 세분화된 요즘, 주니어 변호사 시절부터 M&A 업무만 하다보면 법정을 가보지 않은 변호사가 많다. 이 변호사는 국가송무과 법무관 시절 여러 중요 소송을 수행하고, 공정거래팀 업무도 경험하면서 지주회사 대기업 규제 등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이는 M&A 자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오너의 업무상 배임 리스크, 대기업 공정거래법 규제 가능성 등을 다른 팀에 미루기보다 즉시 직접 대응해내는 능력. 이 변호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차별성 있는 경쟁력이다.

◇트랙레코드1 : ‘국내 PE의 첫 해외 매각’ 공차, 상생 가능성 입증

M&A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이 거치는 라이프사이클과 닮아있다. 이 변호사에게는 공차가 바로 그런 딜이다. 2019년 UCK 자문을 맡으며 미국계 TA어소시에이츠에 공차를 매도했다. 국내 PE가 해외 글로벌 PE에게 국내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첫 사례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UCK가 2014년 인수할 당시 율촌이 자문하며 맺었던 인연을 이 변호사가 이어나가며 공차 운영과 경영, 매각까지 함께한 덕분이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당초 협의했던 거래 구조와 조건이 거듭 바뀌며 1년 넘게 협상이 지연됐다. 외국계 PE로서 매수인이 제시하는 조건도 까다로워 거래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율촌의 지원 하에 UCK가 거래구조 검토와 협상을 잘 이끌어냈고, 결과적으로는 처음 협상한 매각대금보다 높은 밸류를 인정받으며 딜을 마무리했다.

PE 고객이 가장 중시하는 요인은 뒤탈 없는 거래다. 식품업체를 인수했는데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매도인에게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 계약상의 장치들을 겹으로 설치해두고, 진술보장 보험을 통해 매도인이 이미 끝난 딜에 대해서 자유로워지도록 하는 대비책을 세워야하는 이유다. 공차는 위와 같은 계약상 조치를 반영해 매각 후에도 뒤탈이 없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그는 “공차는 대만에서 설립된 업체로 매각 당시 대만에 소수주주가 남아 있었고, 이들까지 모두 매각에 참여하도록 중간 조율을 잘하는 것이 관건이었다”며 “외국계 회사는 로컬 프랜차이즈 인수 시 소수주주가 남는 경우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UCK를 도와 중간 조율부터 매수자와의 협상까지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2 : 번개장터 인수, 전략적 파트너로 한 단계 '점프 업'

그에게 제일 즐거웠던 프로젝트를 꼽자면 2019년 프랙시스의 번개장터 인수다. 과정도 복잡했지만 딜클로징 후 밸류업 단계까지 동행했다는 점에서다. 스타트업은 대게 매각 전까지 벤처캐피탈(VC) 투자를 많이 받는 만큼, 번개장터도 기투자자가 10여곳이었다. 그들 중 일부는 프랙시스캐피탈에게 매각했고, 나머지는 주주 지위를 유지했기에 이들과 어떤 형태로 주주간 계약을 맺을지 협상하는 것이 중요했다.

프랙시스캐피탈 인수 당시 BRV캐피탈 등 공동투자자들도 복수여서 상황은 더 복잡했다. FI들끼리 어떻게 회사를 경영할지, LP들에게 딜을 어떻게 설명할지 동시다발적으로 고려해야 했다. 현재가 매각 적기인지 고민하는 창업자를 설득하는 것도 관건이었다. 변수가 많고 이해관계가 다양한 번개장터 인수 과정을 경험한 것 자체가 그에게 큰 자산이 됐다.

PMI·밸류업에 참여한 경험은 특히 인상 깊었다. 볼트온 차원에서 프랙시스캐피탈은 번개장터 인수 후 여러 중고물품 플랫폼사를 인수했다. 여러 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번개장터와의 시너지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은 이 변호사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스타트업은 창업자 중심으로 성장하는데, 규모가 작은 회사는 규제당국의 주목을 받지 않아 스톡옵션 같은 자본구조나 사업 수행방식이 규제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번개장터 역시 프랙시스캐피탈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기 전까지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PMI 과정에서 맞지 않는 부분은 개선하고, 새 사업모델을 붙이는 밸류업을 거치며 회사가 크게 발전했다”며 “창업자 개인 기업처럼 운영됐던 스타트업을 우량 기업으로 키워내는 과정이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번개장터는 물론 프랙시스, 율촌이 모두 ‘윈윈’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중고물품 시장에 있어 혁신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딜이었기에 보람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 : CVC 투자 활성화 박차 “기업 밸류에드 돕겠다”

생애 목표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다. 딜의 규모를 불문하고 경험만큼 실력이 쌓인다는 믿음, 발전면서도 도움을 주는 삶을 살겠다는 신념 때문이다. 이를 위한 단기 계획은 대기업 지주회사가 출자해 설립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딜을 많이 발굴하는 것. 공정거래법 개정 덕분에 지주회사의 CVC 설립, 운영이 가능해졌다. 본업 강화를 위해서만 벤처기업에 투자했던 대기업들이 이제는 마이너리티 투자를 통해 벤처사업 육성에 기여할 기회가 열렸다. 여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정책 자금을 투입해 벤처투자를 주도하기보단 같은 시장 영역에 있는 대기업과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투자가 많아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CVC 투자가 활성화되진 못했다”며 “P2P나 음원 유통 등 신사업 섹터 기업이 CVC 투자를 받도록 연결해 밸류에드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M&A 시장에 많은 플레이어가 있지만 PE와 VC, 초기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커버하는 건 로펌뿐"이라며 “고객사와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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