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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황병우 DGB회장, 재무지표 악화 '정성평가'로 뒤집을까①3년 연속 하락세 '순이익·수익성·자본적정성' 개선 과제…'수도권 진출' 성과 주목

최필우 기자공개 2024-05-30 13:05:40

[편집자주]

금융 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적 저평가 종목군인 금융주에도 관심이 모인다. 금융지주는 금리 상승 수혜를 입어 수년째 역대급 순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여전히 낮다. 대규모 이자이익, 지지부진한 주가와 함께 CEO의 고연봉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한다. 금융지주 CEO는 보수에 대한 책임과 주가 부양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을까. '책임경영'을 키워드로 금융지주 CEO 보수 산정 기준이 되는 재무적·비재무적 성적표와 주가 현황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11: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병우 DGB금융 회장(사진)은 녹록지 않은 취임 1년차를 보내고 있다. 그룹 순이익 하락 기조가 이어지는 와중에 지주 회장에 취임한 만큼 재무지표 관리에 만만치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고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관리는 더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도 쉽지 않다. 다만 시중은행으로 리브랜딩과 수도권 진출 성과를 낼 경우 정성평가 측면에서 호평받을 수 있다.

◇순이익, 상여에 결정적 영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황 회장은 지난해 보수 5억30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대구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받은 급여다. 지난해 대구은행장 취임 1년차를 보내 상여는 보수에 반영되지 않았다.


황 회장의 올해 보수는 지난해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대구은행장 1년차 성과가 반영된 상여가 올 상반기 지급되기 때문이다. 행장으로 근무한 지 1년 만에 회장으로 영전하면서 기본 급여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오 전 DGB금융 회장은 지난해 급여로 7억5500만원을 받았다.

추후 회장으로 재직하며 거둔 성과가 인정돼 수령하는 상여가 반영되면 총보수는 더 커지게 된다. 김 전 회장이 받은 보수를 보면 순이익이 상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회장은 2021년 재임 기간 중 최대 규모인 503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듬해인 2022년 상여로 6억5300만원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재임 기간 중 최대 규모다. 순이익이 4016억원으로 하향 조정된 2022년 성과가 반영된 2023년 상여는 5억2700만원으로 감소했다.

황 회장은 순이익을 개선해야 상여 규모를 키울 수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DGB금융 순이익은 지난해 3878억원으로 전년 대비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은 1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1680억원에 비해 563억원(33.5%) 줄었다. 올해도 연간 기준으로 순이익 감소를 겪으면 3년 연속 하락이다.

황 회장은 지난 3월 말에야 취임해 올해 1분기 실적에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CEO로 순이익 반등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ROE·CET1비율' 하락 흐름…수도권 진출 '승부수'

DGB금융이 반등을 모색하려면 재무 체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OE와 CET1비율은 순이익과 함께 CEO 성과를 평가하는 재무지표에 포함돼 있다.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을 기점으로 외형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으나 기존 자산 포트폴리오의 수익성 개선 작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DGB금융 ROE는 2021년 9.59%로 정점을 찍었고 2022년 7.48%, 2023년 6.69%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는 7.56%로 전년 동기 11.46%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해 대대적인 수익성 개선 작업 없이는 3년 연속 하락을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수도권 진출과 신사업 동력으로 작용해야 하는 CET1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CET1비율은 2021년 11.63%를 기록했고 2022년 11.24%, 2023년 11.23%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11.07%로 11%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가 전반적으로 CET1비율 개선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황 회장은 대구은행의 수도권 안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점쳐진다. DGB금융은 재무지표와 함께 정성평가 지표를 활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 프로젝트가 황 회장의 임기 첫해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재무지표를 개선하기 위하기 위해서도 수도권 공략이 중요하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재무 흐름을 바꿀 만한 동력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iM뱅크 사명 변경 후 시중은행 리브랜딩에 성공하고 수도권 지역 예수금과 대출금을 늘리는 과정에서 재무지표를 개선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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