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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한미사이언스, 풀리지 않는 오버행 리스크…안갯속 재원 마련 묘수주담대 만기일·상속세 납부 시한 코앞, 5개월새 주가 46% '뚝'

차지현 기자공개 2024-05-30 08:05:0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속세 납부 그리고 반대매매 리스크.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로부터 촉발된 오버행 리스크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당초 4월로 예정됐던 상속세 납부는 결국 미뤄졌다. 오너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은 주가 급락과 맞물리면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리스크가 임박했다.

상속세 납부 시한은 올해 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 주식 대부분이 질권 담보로 잡힌 만큼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너일가의 자금 압박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오너일가의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장남이 공언한 투자 유치도 난항을 겪고 있다.

◇오너일가 주담대 비율 100% 육박, 주가 하락 탓 마진콜 경보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는 창업자 고(故) 임성기 명예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발생한 5400억원의 상속세 납부를 위해 주담대를 활용했다. 이들 오너일가는 이제껏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 절반가량을 납부했고 납부분 대부분을 은행·증권사 주담대로 마련했다.

오너일가가 대출을 위한 담보로 설정한 주식 비율은 100%를 육박한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는 보유 지분의 97%,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보유 지분의 54%를 주담대로 제공했다. 나머지 지분도 대차 계약 및 납세 담보에 쓰고 있다.

문제는 주담대가 주가 급락과 맞물리면서 마진콜 리스크가 떠올랐다는 점이다. 오너가 분쟁이 발발로 인해 올 1월 5만6200원까지 치솟았던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현재 3만원선으로 무너졌다. 계약별로 상이하지만 마진콜이 이뤄지는 경계선은 3만1000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임종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가 최근 들어 추가 담보 대출을 받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종윤 사내이사는 앞서 지난달 계약이 만료된 일부 주담대를 상환하면서 신규 주담대 계약을 맺었다. 임종훈 대표 역시 20일 자녀 지분을 대여해 보유 주식 150억 원을 추가로 빌렸다.

특히 임종윤 사내이사의 경우 기존 대출의 만기일이 도래하고 있다. 2분기 내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계약 규모만 1161억원에 달한다. 임종훈 대표는 3월 말 만료 예정이었던 주담대 계약 연장에 성공했지만 연장 기간이 단 3개월에 그쳤다. 상환이나 연장 등 추가 조치가 불가피한 셈이다.

◇두 차례 상속세 기한 연장에도 재원 마련 창구 없다

설상가상으로 상속세 납부 시한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너일가는 당초 3월 말로 예정돼 있던 세금 납부 일정을 한 달 뒤인 4월로 미룬 바 있다. 이를 한 차례 더 연장, 시한을 오는 11월까지로 미뤘다고 전해진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재원 마련 방안이 여의치 않아서다. 이미 보유 주식 대부분이 질권 담보로 잡힌 만큼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기일이 가까워진 주담대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반면 또 다른 대출을 받을 수도 없는 난관에 봉착했다.

결국 오너일가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지분 매각 뿐이다. 앞서 임종윤 사내이사는 6월 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분기 내 실사 후 최종 계약까지 추진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나 그가 공언한 투자 유치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시장에선 두 달 전부터 장·차남 측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와 접촉 중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구체적인 가격까지 오갈 정도로 꽤 많은 진척이 있었다는 후문이 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핵심은 글로벌 PE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그것도 지분 일부만 인수하는 딜은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추후 경영권을 통매각할 수 있을 정도의 지배력, 과반 이상의 지분을 필요로 한다. 임종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합해봐야 21%에 불과하다. 형제 입장에선 반대편에 선 모녀와 합치하지 못하면 사실상 투자 유치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재로서 오너일가의 화합은 요원하다. 정기 주총 이후 일시적 화해 모드에 돌입했던 모녀와 형제는 최근 송영숙 회장의 해임건으로 드러났듯 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공동대표 체제 하 인사 발령 이견이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이에 더해 임종윤 사내이사는 임주현 부회장으로부터 무담보로 빌린 266억원의 대여금도 갚아야 하는 만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오너일가 간의 문제에 대해 답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기사가 나간 다음날인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창업주 가족 대주주 4인(송영숙·임종윤·임주현·임종훈)은 '합심'해 상속세 현안을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 및 배당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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