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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O 2024]달라진 혁신신약 트렌드, '제형·병용'서 답찾는 빅파마모달리티·암종 막론하고 '새판짜기' 열기…국제학회 중요성 다시 대두

시카고(미국)=최은수 기자공개 2024-06-05 09:09:11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암신약 판도를 바꾼 항체-약물 접합체(ACD) 엔허투(Enhertu)의 등장은 국내외 혁신신약 개발 트렌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지적재산권과 정보보안에 무게를 둔 폐쇄적 개발보다 '결합'이 중요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베일 아래 두던 개발 전략을 한 발 더 양지로 끌어올렸다. 자연스럽게 ASCO와 같은 국제 학회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다.

이제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은 제형 변경을 포함해 다양한 병용 전략을 고민하는 변곡점에 섰다. 과거처럼 유효성과 반응률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제형 다각화를 통해 '안전성'과 '투약 편의'를 높이고 더 나아가 '적합한 파트너를 발굴해 낼 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유한양행 파트너 J&J 이어 빅파마들도 'SC 면역항암제'

ASCO는 크게 세션과 포스터 발표 두 축으로 운영된다. 세션의 경우 크게 각 연구 분야 대가를 초청해 진행하는 플레너리(Plenaly) 세션과 기업 전문가(Industry Expert Theater)를 초빙하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통상 두 가지의 형태의 세션의 주요 발표를 조망하면 ASCO의 전반적인 트렌드르 파악할 수 있단 뜻이다.

ASCO 2024의 데이터 발표는 크게 '세션'과 '포스터'로 나뉜다. 사진 왼쪽은 주요 세션이 준비되는 D1 디렉토리 입구 오른쪽은 포스터 발표를 진행 중이 각 참가 기업들

플레너리 세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임상·개발 트렌드는 정맥주사(IV) 형태로 개발된 면역항암제의 피하주사(SC)제형 변환이다. 면역항암제 리브리반트를 내놓은 존슨앤존슨(J&J)은 IV 제형에서 SC 제형으로 변경해 유한양행의 경구용 표적항암제 '렉라자'와의 병용 임상을 진행한 게 대표적이다.

세부적으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생존율은 기존 IV제형에서 51%였는데 이번 ASCO 2024에서 공개한 SC제형에선 65%까지 올라갔다. 부작용의 경우 SC제형에서 주입관련반응(IRR) 비율 역시 IV의 5분의 1 수준인 13%에 그쳤다. 제형 변경으로 효능과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이번 ASCO 2024에서 최고 발표(Best of ASCO)로 선정됐다.

면역항암제 제형을 SC로 바꾸는 작업은 이번 ASCO 2024를 통해 시장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은 J&J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티쎈트릭을 개발한 로슈(LOCHE), 옵디보의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 키트루다의 머크(Merck&Co)도 기출시 약물의 제형 변신을 예고했다. BMS의 경우 아예 투약 시기를 완전히 바꾸는 '새 판 짜기'도 계획 중이다.

◇'병용' 염두에 둔 사전 작업, 초기 임상 빌드업 관건

2000여 건의 포스터 발표가 이뤄지는 전시부스 인근에서도 이같은 '병용'을 염두에 둔 변화가 나타났다. 포스터는 임상연구 결과 초록(Abstract)을 약 전지 크기의 포스터에 실어 참가자들을 맞는 형태다.

ASCO 2024에 참전해 포스터를 공개한 기업들의 희비를 가른 포인트 역시 앞서 빅파마들의 '변신' 또는 '변심'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과거 빅파마 사업개발(BD) 및 인허가(RA) 담당자들은 단일한 암종에서 우수한 유효성을 나타내는 단독요법 형태의 포스터 연구에 관심을 쏟았다.

그러나 지금은 빅파마와 보유한 약물과의 병용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BD들의 반응도가 천차만별이다. 자연스럽게 포스터를 공개한 기업 가운데 '안전성'과 '투약용량'이 기대치 이상인 곳들로 ASCO 참가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국내 바이오텍에 있어 병용을 전제로 한 개발 트렌드는 앞서 기술을 넘기는 형태의 라이선스 아웃(L/O)보다 매력적인 변화로 다가온다. 특히 기존 상업화 경험이 있는 약물과 조우해 병용요법으로 R&D를 경우 한층 FDA를 비롯한 인허가기관의 문턱을 넘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ASCO 현장에 참석한 국내 바이오텍 고위 관계자는 "항암요법이 다제 약물 병용으로 향하는 연구는 이미 20년 전부터 이뤄져왔고 시간이 흐르면서 학계 및 업계의 주류로 자리잡는 모습"이라며 "최근 시장에선 3상 결과도 중요하지만 1상 즉 임상 첫 단추를 잘 꿰 병용 가능성을 높이고 이 흐름을 따라가는 형태로 개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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