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vs성장' 기로에 선 제약사]동성제약, 5년 지속적자 탈피…신사업 '신약' 메마른 현금곳간 고민①정로환 등 기존제품 기반 수익성 개선, 10년 이상 준비 PDT 신약 시동
한태희 기자공개 2024-06-13 10:08:17
[편집자주]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제약사들은 '제네릭·상품유통·리베이트'라는 틀 안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약가규제, 불공정 관행 철퇴 등 과거와는 다른 규제환경에서 새로운 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더해 오너십이 바뀌는 과도기까지 겹치면서 가지각색 '생존전략'이 등장했다. '위기냐 성장이냐'를 놓고 각각 다른 전략을 펼치는 제약사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사제 정로환과 살충제 비오킬 등 일반의약품에 강점이 있는 동성제약. 5년간 이어지던 적자기조를 지난해 끊어내며 턴어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일반의약품, 염모제 등을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며 원가효율을 높인 게 수익성 개선에 주효했다.실적 부담을 털어낸 다음 목표는 신약이다. 광역학치료(PDT)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췌장암 치료제를 적응증으로 최근 국내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단 20억원에 그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상황에서 부족한 곳간이 리스크로 꼽힌다.
◇정로환·미녹시딜 등 매출 성장, 자체 공정 활용 '원가효율화'
동성제약은 1957년 창업주인 고(故) 이선규 회장이 설립했다. 이 회장의 3남 1녀 중 막내인 이양구 대표가 2001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르며 지금까지 경영권을 지키고 있다. 최대주주인 그는 17.06% 지분을 보유했다.
사세 확장의 결정적인 배경은 1972년 배탈 설사약 정로환을 출시하면서다. 발매 첫해부터 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그로부터 50년이 흐른 지금까지 매출 전반을 이끌면서 인지도를 높인 핵심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사업부문은 정로환을 포함한 의약품, 염모제, 화장품 등 3개 분야로 나뉜다. 이 중 의약품과 염모제 제품군은 충남 아산에 위치한 KGMP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다. 그 외 제품군은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형태로 매출을 낸다.
작년 매출은 886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지만 6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2018년 적자전환한 후 6년 만에 이룬 성과다. 정로환 매출이 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미녹시딜 등 탈모 의약품이 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자체 공정을 적극 활용하는 원가효율화 정책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생산설비를 자동화하고 노후설비를 교체하는 등 시설투자로 생산효율을 높였다. 의약품, 화장품 등을 제조하는 아산공장의 생산 능력은 작년 기준 5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3% 늘었다.
매출원가율은 53%로 2020년 61%에서 3년 만에 8%p 가까이 낮췄다. 제약사 평균 매출원가율인 59%보다 낮은 수치다. 판관비도 크게 줄였다. 작년 407억원으로 전년 451억원 대비 10% 감축했다.
◇메자닌 발행에도 현금 20억원 남짓, 연구개발비 조달 방안 고민
턴어라운드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고민은 있다. 기존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매년 지속돼 온 영업적자로 현금 곳간이 말랐기 때문이다. 6억원의 영업흑자를 냈지만 규모도 크지 않아 단기적 성과에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20억원인 반면 총차입금은 469억원에 달한다. 이 중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277억원으로 59% 비중이다. 부채비율은 198.7%로 총부채가 총자본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작년 7월 140억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지만 절반 이상이 채무 상환에 쓰였다. 2021년 8월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기간이 작년 8월 도래한 결과다. 85억원 중 75억원이 작년 말 기준 상환청구됐다.
10년 이상 매진해 온 PDT 신약 연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현금 유출도 불가피하다. 올해 3월에는 자체 개발 광과민제 포노젠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연내 임상 2상이 본격화되면 연구개발비 마련에 대한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번 임상 2상은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췌장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암화학요법의 추가 치료다. 2017년 대구에 준공한 PDT 전용 암센터에서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포노젠 주사를 이용해 광역학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의료진 파업 등으로 전반적인 병원들의 상황이 좋지 못해 아직 임상을 기다리고 있다"며 "병원 측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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