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렉스, 자회사 상장 지연 탓 전략 선회 '지배구조 재편' 특수관계인 주도 외부 투자자 지분 확보, 합병·청산 등 후속 절차 가능성
한태희 기자공개 2025-04-11 08:02:38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5시4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틸렉스가 당초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설립해 외부 투자자까지 유치했던 R&D(연구개발) 전문 자회사에 대한 지배구조를 재편한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개인 자금을 통해 기존 외부 투자자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앞서 자회사 상장에 베팅했던 기관투자가들에 엑시트 기회를 제공하면서 유틸렉스 입장에선 지배구조를 일원화할 수 있다. 유틸렉스가 최근 R&D 선택과 집중에 나선 가운데 향후 자회사 합병이나 청산과 같은 후속 절차를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판틸로고스 FI 지분 교환, 사실상 100% 자회사로 편입
유틸렉스는 다음 달 9일 최대주주인 권병세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 4명이 보유한 유틸렉스 지분을 활용해 외부 투자자들이 보유한 판틸로고스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회사의 사업 구조 최적화 목적으로 양 사의 보유 지분을 교환한다.
여러 계열사로 분산돼 있던 연구개발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지배구조 효율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유틸렉스는 2020년 스핀오프를 통해 100% 지분을 확보한 R&D 자회사 판틸로고스, 유틸론, 렉소티(현 퍼블랩)를 설립한 바 있다.
당시 유틸렉스는 오너나 경영진이 자회사 지분을 사들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스핀오프한 자회사는 외부 투자를 유치해 자체적인 파이프라인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 설명했다. 유틸렉스에서 후순위로 꼽히는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개발하려는 목적이었다.

유일하게 외부 투자를 유치했던 계열사가 판틸로고스다. 2021년 데일리파트너스 등 8개 기관으로부터 13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유틸렉스는 당시 판틸로고스에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해 연구개발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경색으로 인해 추가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2023년에는 자본금 1억원을 출자했던 유틸론을 청산했다. 렉소티 역시 2023년 퍼블랩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외부에 알려진 사업 현황 등 정보는 제한적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판틸로고스의 실질 지분율을 기존 70%에서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점에 주목된다. 향후 청산 또는 합병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기 용이해졌다. 유틸렉스에 따르면 당초 판틸로고스에 기술이전을 계획했던 후보물질은 유틸렉스에 귀속돼있다.
유틸렉스 관계자는 "판틸로고스의 투자자들이 먼저 원해 지분 교환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며 "유틸렉스의 기술을 높게 평가해 절차가 계획됐고 자회사를 청산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결정내린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3월에는 2018년 미국 임상을 위해 설립했던 자회사 유틸로직스가 청산을 결정했다. 비효율적인 계열사 분리로 인한 유지비용을 고려해 본사가 직접 현지 임상과 사업개발을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신약 '선택과 집중' 속도, 사업부 중심 조직 구성
전문경영인 선임 후 진행 중인 체질 개선과 경영 효율화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최근 유틸렉스의 핵심 전략은 신약 파이프라인의 선택과 집중에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 중에서도 항체치료제 'EU103', CAR-T 치료제 'EU307'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소와 신약개발본부 산하로 통합돼 있던 조직을 사업부 중심으로 재편했다. 각각 항체사업부와 CGT사업부를 중심으로 개별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부터 개발까지 전과정을 이끌도록 했다. 임상 개발과 기술이전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다.
작년 하반기에는 사업개발본부를 신설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출신 이종수 상무를 영입하며 그에게 사업개발 총괄직을 맡겼다. 기존 인체용 신약 뒤를 이을 반려동물용 면역항암제 개발 등 신규 모달리티 발굴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약 50억원을 들여 IT기업 아이앤시스템 지분 100%를 인수하기도 했다. 아이앤시스템의 흡수합병 후 작년에만 연간 별도 기준 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를 통해 매출액 30억원 미만으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 아이앤시스템을 유틸렉스 내 IT사업부로 재편하면서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신약 개발 중심의 바이오 사업과 IT 사업을 융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확보한다. 올 초에는 AI 바이오 컨버전스 TF를 구축한 바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거래소, 3시간 심사 끝에 제노스코 상장 '미승인' 확정
- 대방건설, '부채비율 80%' 안정적 재무구조 유지
- [i-point]신테카바이오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수혜 기대"
- [변곡점 맞은 해운업]'퀀텀점프' 현대LNG해운, 선대 확장효과 '톡톡'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HD한국조선해양 수익원천 자회사 '금융→조선' 이동
- [상호관세 후폭풍]트럼프의 '90일 유예·애플 지목', 삼성전자 득실은
- '반년 장고' 거래소, 제노스코 상장심위 개최 '미승인' 가닥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수산아이앤티, 무차입 경영 비결 '16년 흑자'
- [i-point]비트맥스, 비트코인 37개 추가 매입
- [i-point]엔켐 "ESS용 전해액 공급 확대 기대"
한태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틸렉스, 자회사 상장 지연 탓 전략 선회 '지배구조 재편'
- '빌리루빈 신약' 빌릭스, 급성신장손상 치료제 2상 추진
- [셀트리온 신약 로드맵]숫기 없어도 '논리·전문성' 있다, 서진석이 그리는 전략은
- 인바이츠, 괌병원 인수 막바지…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 솔브레인그룹의 바이오 확장, 화장품 다음 '재생의학'
- 박셀바이오, 신사옥 구축 시동…첨생법 상업화 전략 본격
- [인투셀 IPO]핵심인력 '리가켐 출신' 주축, 이사회는 'CTO·CFO' 전면
- 마크로젠, DTC '젠톡' 확장…삼성헬스 연동 '유통 확대'
- 에이비엘·컴퍼스, 토베시미그 엇갈린 반응 "계획은 이상무"
- 종근당, R&D 조직 재편 고민…BD임원 신약 수장 등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