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VX는 지금]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젊은 골퍼' 잡았다, 사용권 가치는④사용료 산정방식 '깜깜이', 계열 거래규모도 들쑥날쑥
이지혜 기자공개 2024-06-19 07:51:55
[편집자주]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 시장의 신흥강자로 불린다. 오랜 기간 골프존이 독점했던 시장에서 카카오VX는 귀여운 캐릭터, 카카오톡 등과 시너지를 내며 스크린골프와 골프예약플랫폼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카카오VX가 유례없는 성장기를 구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러나 엔데믹에 접어든 지금 카카오VX는 다시 수익성 약화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카카오VX가 어떤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지 전략과 과제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젊은 골퍼에게 인기”라는 문구는 카카오VX가 스크린골프 브랜드 ‘프렌즈스크린’을 홍보할 때 빠뜨리지 않고 쓰는 말이다. 카카오VX는 어른의 운동이라 여겨졌던 골프가 MZ세대에 다가설 수 있도록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펼쳤다. 덕분에 카카오VX는 골프입문 연령을 낮추는 동시에 골프용품 사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카카오VX의 경영권 매각설이 도는 지금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사용권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카카오VX가 카카오의 울타리를 벗어나도 캐릭터를 계속 사용할 수 있을지, 비용은 얼마가 될지 등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카카오는 경쟁상황을 고려할 때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로 얻는 수익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수관계인과 거래 규모 ‘들쑥날쑥’, 캐릭터 사용료는?
14일 카카오와 카카오VX가 최근 올린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카카오VX가 지난해 카카오에 상표권 이용료로 4억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말하는 상표권은 기업집단 명칭 ‘카카오’가 포함된 상표권 2개 외에 개별상품 상표권 9개를 포함다. 카카오VX는 상표권과 관련해 2022년 맺은 계약을 지난해까지 연장하는 방식을 취했다.
해당 상표권 거래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사용료는 반영되지 않았다. 카카오VX가 카카오에 상표권 사용 대가로 치른 돈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에 한참 못 미친다. 카카오VX는 지난해 카카오에서 약 82억원어치 매입을 진행했는데 상표권 사용금액을 빼면 78억원의 차액이 남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당 금액의 대부분이 건물 임차료와 관리비 등"이라며 “구체적 금액은 공개할 수 없지만 캐릭터 라이선스 비용의 비중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카오VX가 지난해 건물관리비와 지급입차료로 쓴 돈은 24억원이라는 점에서 카카오에서 매입한 금액과 여전히 차이가 크다.
카카오VX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선스 사용료로 상당한 돈을 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과거 거래에서 유추할 수 있다.
카카오VX는 2018년 카카오IX에서 10억원 규모의 매입을 진행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당시 카카오IX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을 전적으로 맡아 영위하고 있었다. 2018년 카카오VX의 연결기준 매출이 3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가운데 3%에 해당하는 금액을 캐릭터 사용료로 지불한 셈이다.
이는 당시 카카오가 계열사의 캐릭터 사용료를 산정했던 비율과 흡사하다. 카카오는 2018년 카카오IX로부터 캐릭터 사용권의 대가로 ‘본 사용권을 통해 발생한 서비스 및 상품의 손익계산서 상 매출액 X 2.6%’를 책정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캐릭터 사용료 산정 방식을 공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VX의 캐릭터 사용료를 이 정도 수준으로 계속 유지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VX가 카카오IX에서 매입한 금액이 이듬해인 2019년 1억원 미만으로 대폭 줄었다. 2020년에도 캐릭터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커머스에서 매입한 금액은 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카카오커머스에서 매입한 금액이 6억원을 기록했지만 상거래 전문 계열사라는 점에서 이 금액이 모두 캐릭터 사용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이는 카카오VX의 당시 연간 매출의 1%에도 못 미친다.
이후 카카오커머스가 카카오에 흡수합병되면서 지금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의 라이선스가 카카오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사용료를 추정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지금은 카카오VX가 브랜드 상표권과 캐릭터 사용권 대가를 각각 카카오에 지불하는 구조가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측이 카카오VX의 캐릭터 사용료를 깎아줬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카카오VX가 2018년과 2019년 내리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2020년 흑자를 내긴 했지만 2021년 다시 3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마케팅 핵심 ‘프렌즈 캐릭터’ 사용권 유지될까
카카오VX의 캐릭터 사용료가 주목받는 건 현재 경영권 매각설이 돌고 있어서다.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가 보유지분 65% 가운데 최대 50%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VX가 오늘 날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2위의 사업자로 발돋움하며 20%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의 기여도가 컸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권 매각이 이뤄진다면 카카오VX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캐릭터 사용권의 지속 여부와 가격 등이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VX가 매각되더라도 캐릭터 사용권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카카오게임즈가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며 주요주주로서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또 카카오는 계열사가 아니더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곤 했다. 화장품업체인 지원바이오와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업 그리티가 대표적이다. 지원바이오는 중국에 수출하는 화장품에, 그리티는 속옷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적용했다,
다만 이들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사용료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 IP 사업에 대한 상세한 인력, 연구개발, 매출 현황에 대해서는 경쟁상황을 고려할 때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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