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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엑스발 제4이통 좌초]과열된 5G 주파수 가격 경쟁, '승자의 저주' 만들었나이통3사 대비 두배 높은 낙찰가, 주주 자본 납입 꼬인 계기

노윤주 기자공개 2024-06-17 07:54:07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스테이지엑스 제4 이동통신사 후보 자격 취소라는 강수를 뒀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자본조달 계획 미이행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지난달 7일까지 약속했던 자본금 205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지나치게 과열됐던 주파수 낙찰 경쟁이 자격 취소 사태를 초래했다고 봤다.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낙찰 대금이 최소입찰가의 6배에 달하는 4301억까지 불어나면서 주주사들이 선뜻 할당 인가 전 사전납입을 하지 못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5일차 밀봉입찰까지 진행…낙찰가는 742억→4031억으로 불어나

스테이지엑스가 제4이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건 지난 1월 31일이다. 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를 4301억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은 치열한 낙찰 경쟁을 펼쳤다. 경매는 5일차 50라운드까지 진행됐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마지막에는 밀봉입찰로 전환해 스테이지엑스가 최종 낙찰자로 정해졌다.

4301억원은 최저낙찰가 742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당초 정부는 신규사업자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최저낙찰가를 파격적으로 낮췄다. 이동통신3사가 같은 대역을 낙찰받았던 금액의 30%에 불과했다. 2018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각 2070억~2080억원에 해당 주파수를 낙찰받았다가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

업계 예상도 뛰어넘은 가격이었다. 업계서는 2000억~3000억원 사이에 낙찰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통 3사의 과거 낙찰가보다 높은 금액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경매가 과열되면서 스테이지엑스는 이 관측을 깨고 4000억원대를 써서 제출했다.


◇수익성 비해 너무 높아진 낙찰가, 주주 부담 키웠다

낙찰가격이 정해진 이후 통신 업계에서는 우려를 표했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28㎓에 너무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기존 사업자들이 수익성을 문제로 28㎓를 포기한 전력이 있어 우려는 지속해서 커졌다.

우려는 일부 현실이 됐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필요서류 제출 기한이 아닌 주파수 할당 인가 후 자본금을 출자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스테이지엑스가 마련해야 할 초기 자본금은 2050억원이다.

일각서는 낙찰가에 따라 초기 자본금도 커지자 주주들이 정식 인가 전 현금을 투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고 전해진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낙찰당시 금액에 대한 협의가 있었겠지만 그 후 스테이지엑스 자금력 논란이 계속되면서 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상황"이라며 "이런 와중 사전에 출자를 완료하기에는 주주들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필요서류 제출 기한이었던 5월 7일까지 2050억원을 내지 못한 점은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스테이지엑스가 할당 인가 후 3분기까지 자본금을 납입하겠다고 당국에 전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국 설명에 따르면 5% 이상 주요 주주로 신청한 6개사 중 자본을 납입한 곳은 사업을 주도하는 스테이지파이브 하나다. 기타주주 4개사 중 2곳도 출자하지 않았다. 구성주주, 주주별 주식소유비율도 초기 신청 내용에서 변경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복수의 법률자문 결과 필요서류 제출 시점에 자본금 2050억원 납입 완료가 필수요건임을 확인했다"며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은 것은 선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주주들이) 사업권을 받으면 절차를 거쳐서 납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검토를 한다는 것과 납입을 하겠다는 것은 뉘앙스가 많이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당국도 처음부터 할당 취소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5월 7일까지 납입을 완료해야 한다고 수차례 얘기했고 주주구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도 취소가 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어 "4월 19일까지는 2050억 납부가 문제없다고 들어서 (취소 상황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통산업계에서는 제4이통 출범에만 초점을 맞춰 28㎓ 경매 경쟁을 부추긴 게 사태의 궁극적 원인이라고 봤다. 한 통신업 관계자는 "처음부터 무리하게 경매 경쟁을 진행하면서 첫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며 "사업성에 맞는 낙찰 가격이 나왔어야 하는데, 제4이통이라는 수식어에 매몰돼 벌어진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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