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IPO]투자 '적기' 잡는다…브랜드 이미지 제고 '자신'구주 매출로 신속한 자금 유입 가능…인도 접근법 재조정 속도낼 듯
이호준 기자공개 2024-06-19 07:45:58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5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가 드디어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인도 현지 법인 상장에 대해 확정된 사안이 없다고 반복하던 것에서 나아가 이번에는 공시를 통해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히며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했다.외신 등으로 공개된 내용은 좀 더 상세하다. 신청서 초안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 상장이 "가시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 2위 기업이라는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차 주도권 확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접근법 재조정…정의선 회장도 직접 챙겨
현대차가 이전에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저가 모델이 주류를 이루는 인도 현지 특성을 고려해 상트로, 엑센트, 크레타, i10, i20 등을 주력으로 생산·판매해 왔다. 또한 '현대 그린벨트' 사업을 비롯해 첸나이 공장 인근 지역 주민과 공생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는 현지 밀착형 브랜드로 자리 잡는 과정이지 '고급차' 이미지로 자리 잡는 전략은 아니었다. 소형차가 주류를 이루는 현지 전략 차종들은 인도 소비자 대다수가 구매력이 낮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질수록 더 크고 비싼 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친환경차 현지 생산도 이제 막 가능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수한 인도 GM 탈레가온 공장을 통해 내연기관차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는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생산능력을 전기차 생산에 활용해 코나EV와 아이오닉5 등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도 이러한 상황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은 저가 모델 전략에만 주력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시장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차종을 뽑아내기 위해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첸나이 공장이 위치한 타밀나두주에 2032년까지 4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 설비 등을 짓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인도 시장에서의 변신을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4월 정 회장은 8개월 만에 다시 인도를 찾아 "인도에 특화된 전기차 개발과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통해 전동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30년까지 인도의 클린 모빌리티를 선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자금 유입 가능…경쟁사 들어올 틈 없앤다
물론 인도 시장은 경쟁도 치열하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규모 면에서 중국과 미국을 이은 글로벌 3위다. 또한 인도는 종교적 다수파인 힌두교뿐만 아니라 무슬림, 불교 등 여러 종교를 아우르기 때문에 주변국으로의 진출이 용이하다.
이 거점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완성차 회사들도 넘쳐난다. 테슬라와 비야디(BYD), 르노-닛산 연합, 벤츠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경쟁사들이 들어올 틈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지 상장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시장에서의 가시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는 신주 모집 없이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8억1200만 주 가운데 17.5%(1억4200만 주)를 구주 매출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절차가 간단하고 빨라 신속하고 효율적인 자금 유입이 가능해진다. 이는 현대차 인도법인의 재정적 안정성을 보여주고 투자 주도권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인도 증시 전문가는 "인도는 기업의 성장을 위한 활로를 찾는 외국 기업들이 좌시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브랜드 이미지 향상은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높은 기업가치는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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