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이 WM(자산관리) 시장 점유율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은행의 WM 사업을 총괄하는 매트릭스 조직을 신설했고 삼성증권의 패밀리오피스 고객자산은 어느덧 30조원을 돌파했다. 30조원은 우리나라 7대 공제회의 평균 자산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시장규모가 연일 커지다보니 중소형 증권사들 또한 WM 사업 고도화에 여념이 없다. DB금융투자도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산관리 사업부는 차별화된 상품을 적용해 우량고객 기반을 확대하겠다"며 "IB와 WM 사업부의 시너지 제고를 위한 사업모델 고도화에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허나 DB금융투자 WM 실무단에서는 아쉬움 섞인 말들이 새어나온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차별화된 상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다른 판매사들이 해당 상품을 판매하고 나서야 뒤늦게 취급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시장에 없던 상품을 먼저 내놓았다 자칫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는 하우스 특유의 신중론이 WM 운신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목소리다.
시장 검증이 끝나고 모든 증권사들이 판매에 나서면 해당 상품을 들고 DB금융투자를 찾았던 운용사들은 눈을 돌릴 수도 있다. 펀드 투자금 모집에 강점을 지닌 대형 판매사들이 수두룩한 탓에 DB금융투자를 통한 펀딩 메리트가 비교적 줄어든다.
'안전제일'을 강조하는 투자심의위원회 때문에 IB와 WM의 협업도 현재로선 밋밋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그간 자기자본으로 자체 소화하던 일부 딜들이 최근 들어 WM 실무단으로 내려오고 있긴 하지만 그 얘기를 들어보면 일부 공모주 물량과 몇몇 국가들의 발행채에 그친다. 알짜 딜을 리테일 점포에 내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하우스 특성상 비교적 저위험 투자상품만 공유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물론 경영진들도 이를 모르진 않을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클럽원처럼 WM사업을 브랜딩하고 비상장 투자상품을 적절히 취급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발목을 잡는 건 결국 돈이다. 중소형사다 보니 투자금 대비 회수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판매상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발생할 손실금액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DB금융투자가 WM사업 확장을 위해 내놓은 해답은 우선 점포의 대형화다. 오는 7월 서울 을지로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을 확장해 고객 및 투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겠지만 이제는 다음 해답을 준비해야 할 때다. 연일 커져가는 WM 시장에서 계속 후발주자 위치에 머무를지, 주주총회에서 밝혔던 포부 그 이상을 실현할지는 경영진의 판단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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