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KB금융, 대내외 브랜드 인지도 드높인 'BTS' 기용②그룹 방향성 부합하는 시대 모델…글로벌 인지도, 젊은 고객 확대 효과 톡톡
이재용 기자공개 2024-06-20 12:28:09
[편집자주]
'피겨퀸' 김연아, '국가대표' 손흥민, '국민여동생' 아이유까지. 금융회사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자사 브랜드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성별 불문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그룹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별 모델 면면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도 숨어있다. 일류 모델들의 각축장이 된 금융권의 사별 브랜드 전략을 해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3: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상 기업의 광고모델 기용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KB금융이 방탄소년단(BTS)을 KB국민은행 모델로 발탁한 것도 당시 최대 화두인 디지털과 글로벌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세계무대를 누비는 BTS야말로 디지털과 글로벌 그 자체라고 KB금융은 판단했다. 그룹 방향성에 부합한 최적의 시대 모델이었던 셈이다.KB금융의 BTS 기용은 결과적으로 광고업계와 금융권에서 '신의 한 수'로 회자된다. 특히 글로벌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BTS를 앞세워 제작한 광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총 누적 조회수 약 5000만회를 기록하며 KB금융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다. 시너지가 극대화되면서 KB의 약자가 'KOREAN BTS'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돌았을 정도다.
◇글로벌 슈퍼스타 잡은 실무진의 판단과 경영진의 믿음
KB금융은 2018년 1월 BTS를 국민은행의 새 모델로 발탁했다. KB금융은 BTS를 통해 글로벌 성공 DNA를 그룹에 이식하고자 했다. 코리아 베스트가 글로벌 베스트가 될 수 있다는 그룹의 방향성이 BTS의 글로벌 무대에서의 성공 DNA를 통해 구현 가능할 것으로 봤다.
BTS는 2017 빌보드 뮤직어워드 '톱 소셜 아티스트'를 거머쥐며 글로벌 음악시장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한 그룹이었다. 모델로 발탁할 당시에는 'Mic drop' 리믹스 뮤직비디오(M/V) 조회수가 1억뷰를 넘어서는 등 글로벌 대세 아이돌로 자리매김 중이었다.
KB금융은 당시에도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향후 국내외 확장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BTS를 기용했다. 실무부서 직원들은 6개월 이상 SNS 등을 분석하며 BTS를 가장 적합한 후보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실무부서 직원들은 직접 팬클럽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공을 들였다고 한다.
경영진은 BTS가 광고모델 후보로 올라오기 전까지 이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으나 실무진의 판단을 믿고 두말없이 최종 승인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광고 제작이나 마케팅 전략에서도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특히 입행 5년 미만 직원들을 모아 광고 시사를 진행하는 등 경영진은 젊은 직원의 감각을 믿었다.
경영진의 믿음과 실무진의 판단은 적중했다. BTS는 KB와 인연을 맺은 뒤 정규앨범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를 발매해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앨범 타이틀곡 'FAKE LOVE'는 K팝 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순위인 'HOT 100'에 진입했다.
◇글로벌 인지도 제고 및 젊은 층 고객 유입 효과 '톡톡'
글로벌 스타가 된 BTS와의 협업으로 KB금융은 국내외에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젊은 층에게는 어렵고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금융사의 이미지를 BTS를 통해 더 친숙하고 젊게 각인할 수 있었다. 여러 광고 콘텐츠는 BTS를 통해 만들어져 금융소비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소비됐다.
특히 BTS 기용은 전 세계에 글로벌 KB를 알리는 데 크게 일조했다. BTS가 등장하는 리브모바일 유튜브 동영상은 50일 만에 조회수 370만 건을 넘겼다. 2018년 처음 선보인 BTS와의 협업 동영상의 유튜브 누적 총조회수는 5000만회에 달한다. 댓글 상당수가 외국어로 작성됐다는 점에서 기존 광고 반응과 차이가 극명했다.
BTS 마케팅 효과는 광고영상을 통한 인지도 제고에 그치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BTS와 연계한 금융상품으로 젊은 층의 고객을 대거 유입하는 데도 성공했다. 처음으로 출시한 BTS 적금상품은 6개월의 한정판매 기간에 27만 계좌 이상 판매됐다. 통상 은행 적금 상품 연간 가입자 수가 3만 안팎임을 고려하면 대박이 난 셈이다.
BTS 이미지가 담긴 통장 디자인에다 스토리 마케팅을 더 해 소비자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국민은행은 BTS 이미지를 담은 적금통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데뷔 날짜와 멤버 생일에 입금한 금액에는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했다. 이런 날엔 팬들이 몰려 계좌 가입 건수와 금액이 평소보다 5배가량 늘어났다.
KB금융 관계자는 "광고를 하는 이유는 최초 상기도(Top of Mind·TOM, 소비자가 여러 브랜드 가운데 가장 처음 떠올리는 브랜드) 제고"라며 "통상 TOM 높으면 매출이 올라가는데 TOM을 드라마틱하게 올린 광고모델이 바로 BTS"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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