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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는 지금]'반도체 주도주' 오른 SKC, 손실에도 주가 300% 급등①7개월 만에 주가 6만8000원 → 20만원…유리기판 '주목'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28 08:02:47

[편집자주]

반도체 기판 업계로 인공지능(AI) 불길이 옮겨붙었다. 특히 AI 솔루션을 위한 고사양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이를 받쳐줄 차세대 반도체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보다 미세회로를 그리는 데 용이하다는 장점에 '꿈의 기판'으로 불리며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C의 반도체 유리 기판 계열사 앱솔리스가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했다. 소부장 업체 중 처음으로 미국 반도체 보조금도 받게 됐다.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SKC는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SKC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소재 계열사인 SKC는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존재감이 큰 편은 아니었다. 주력 계열사가 아니라는 특성상 박스권을 행보하는 등 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 고배당으로 주목받았던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배당금도 적은 편에 속해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았다.

하지만 SKC 주가는 올해부터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불길이 반도체 기판으로 옮겨붙으며, SKC의 차세대 반도체 유리기판이 주목받으면서다. 특히 SKC는 최근 6분기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의 목표주가를 넘기는 등 실적과 주가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AI 반도체 주도주'…7개월 만에 주가 300% '폭등'

SKC는 올 상반기 코스피에서 가장 뜨거웠던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5~120일 저항선이 모두 무너지며 상승 곡선이 꺾였지만, 올 1월부터 드라마틱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년간 SKC 주가 흐름표.
실제 SKC 주가는 지난해 10월 27일 6만8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1월부터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이달 18일 장중 20만원까지 상승했다. 7개월 만에 주가가 3배가량 오른 것이다.

단순히 주가에만 국한된 화제성은 아니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선두주자인 미국 기업 앤비디아가 생성형 AI 트랜드를 이끌며 주가를 높여 시가총액 1위로 등극하면서 유리기판 양산을 준비 중인 SKC도 관련주로 묶였기 때문이다.

유리기판은 유리로 만든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의미한다. 기판을 유리 소재로 만들어 기존보다 싼 비용으로 열에 강한 패키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기판의 두께를 25%가량 줄일 수 있고, 패키징 영역에서 사용되는 다른 소재 대비 저항성도 작아 소비전력을 3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유리기판은 아직 양산 단계에 돌입하기 전이기 때문에 정확한 시장 규모는 책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는 약 5~7%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해 2034년 약 6조원(연 생산기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활용해 고순도 유리기판 생산 능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2022년 11월 착공한 미국 코빙턴 공장은 최근 완공, 현재 시운전 중이다. 올 2분기 가체 샘플 테스트를 완료하고, 올 하반기부터 고객사 인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앱솔릭스는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법에 따른 7500만 달러(약 1023억원) 상당의 보조금도 수령한다. 반도체 칩 제조사를 제외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중에서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 유리기판의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행보에 SKC의 해외 투자자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외국인 보유 주식율은 지난해 말 11%(약 430만주)에 불과했다. 하지만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이달 15%(약 579만주)까지 증가했다. SKC의 시가총액 6조9299억원 중 1조원 넘게 보유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당·자사주 소각' 개선할까…주주환원은 풀어야 할 숙제

SKC는 주주친화 행보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배당정책이 아직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않은 기업으로 꼽힌다. SKC는 2006년부터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는 영업손실과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해 18년 만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앞서 SKC는 매년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적정 수준의 배당률을 결정하고,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배당 여부와 배당액을 결의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투자자들이 배당 계획을 미리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실제 SKC는 지난해 영업손실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SKC는 지난해 연결기준 21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 1분기에도 76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 부문과 배터리 소재 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다. 화학 부문은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한다.
자사주 정책도 소극적이다. SKC는 2022년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사주 약 190만주를 사들여 총 385만9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비중의 10.19%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 소각은 하지 않았다. 소각 없는 자사주 매입은 오히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을 가질 수 있단 평가다.

SKC IR관계자는 "올 1분기도 영업손실을 기록해 내부적으로 배당 정책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되는 시기에 맞춰 '향후 3년 간의 배당 계획'과 '자사주 소각' 등을 논의해 주주환원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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