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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는 지금]'가격·품질·공간' 삼박자 하모니, 4조 클럽 향한다①이커머스 성장 속 오프라인 확장 지속, '규모의 경제' 실현 통해 수익 구조 마련

정유현 기자공개 2024-06-25 08:52:22

[편집자주]

경기 침체에 따라 국내 유통 업계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이소가 나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균일과 정책을 유지하면서 품질을 놓치지 않았고 오프라인 중심의 고객 경험을 쌓은 것이 불황에서도 선전할 수 있는 비결로 꼽힌다. 최근 매장 규모를 키우고 전략적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성장 드라마의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더벨은 다이소의 사업 구조와 재무 상태, 향후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원을 경영하라'

다이소(법인명 아성다이소)의 창업자인 박정부 회장이 지난해 출간해 화제를 모은 도서다. 박 회장은 창업부터 다이소가 성공한 비결을 저서에 꼼꼼히 담았다.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하면 이익은 따라온다'는 박 회장의 경영 철학에 발맞춰 사업을 키웠다. 기본에 충실한 '천원 경영'의 성공에 따라 3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건실한 유통 기업으로 성장했다.

초가성비로 중무장한 중국 커머스의 등장에도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추며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년 간 30%의 외형 성장을 이룬 다이소는 '불황에 강한' 사업 구조상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특히 뷰티와 패션 분야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올해도 4조원을 달성해 연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균일가 정책 유지하며 알뜰 소비족 공략, 매장 방문 '고객 경험' 성장 비결

외환위기로 경제가 위축됐던 1997년 국내 최초로 균일가 생활용품 매장을 처음 오픈한 다이소는 알뜰 소비족을 사로잡은 것이 성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다이소가 내세운 것은 단순히 싼 가격 정책이 아니다. 일찍부터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에 이익이 되는 '공유가치(CSV)'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균일가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다이소의 균일가 정책은 모든 상품을 △500원 △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균일가 정책을 위해 유통 구조를 축소시키고 비용을 절감했을 뿐 아니라 더 좋은 퀄리티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장을 찾는다. 가격과 품질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대나무 상품은 베트남 스테인리스 제품은 인도, 도자기와 유리 제품 등은 튀르키예 등에서 공급받는 방식이다.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36개국의 3600여개 협력사를 통해 상품을 공수하고 국내에서도 900여개 제조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불황이 겹치며 소비자들은 다이소로 향했고 외형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유통가가 불꽃튀는 경쟁을 펼치는 와중에서도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며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작년 말 기준 다이소의 매장은 1519개다.

3만개가 넘는 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다이소에 가면 다 있다'는 인식이 고객을 매장으로 불렀다. 가성비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지만 세련되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쇼핑에 편리한 동선을 갖췄다. 고객들은 가볍게 매장을 찾고 가성비 제품을 사는데 부담 없이 지갑을 연다. 균일가와 오프라인 공간 기반의 고객 경험이 다이소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박리다매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매장 대형화 전략 적중

아성다이소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해를 기점으로 20년간의 매출과 이익 규모를 살펴보면 2013년까지는 영업이익률은 5% 이하였다. 특히 2013년의 경우 25억6100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한 해로 꼽힌다. 늘어나는 매장에 비해 물류 센터의 캐파가 작은 영향에 2012년부터 1% 이하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3년 이후에는 손실을 낸 해가 없다.

2014년 562억35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매년 외형과 내실이 동반 성장했다. 아성다이소 실적 기준 2015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4년 만인 2019년에 2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이익 규모가 줄며 2017년 9%를 터치했던 영업이익률이 2019년에는 3.4%로 내려왔다. 당시 일본제품 불매운동인 노 재팬(No Japan) 캠페인 확산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확산에 따라 유통가에 먹구름이 꼈지만 다이소는 달랐다. 2020년 2조4215억원의 매출을 내며 7%대 영업이익률을 회복했고 2021년에는 10%를 넘겼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100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2023년 말 영업이익률은 7%대로 내려왔지만 뷰티 카테고리 강화 등으로 매장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며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넘기는 기록을 썼다.

균일가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이익 규모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매출 원가를 낮춘 것이 비결이다. 2003년 78%를 기록했던 매출원가율은 매년 낮아졌고 최근 5년간은 57%~63%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원가 절감 노력과 동시에 매장 대형화를 통해 판매 제품군을 확대했다. 판매 제품이 많아질수록 고객이 매장에 체류하는 시간도 늘었다. 고객당 구매단가가 높아지며 이익 체력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물류 효율화도 이익구조에 힘을 보탰다.

다이소는 2012년 경기도 용인에 물류 허브센터를 지었다.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00억원을 들여 부산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립하면서 유통 구조 단순화를 통한비용을 절감을 도모했다. 2019년 물류센터 가동 이후 상품 출고율이 올라가고 물류비도 절감되면서 이익률도 상승했다.

판매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과 온라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또 한번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26년까지 3500억원을 투입해 세종허브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또 2500억원을 투자해 내년 6월 양주허브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다. 벌어들인 현금을 재투자하고 다시 이익을 쌓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지배구조 리스크 제거, '고품질·저가격·다품종' 전략 유효

다이소는 변곡점마다 발목을 잡았던 지배 구조 리스크까지 해소하며 한국 기업으로 거듭났다. 2001년 약 38억원의 투자를 받아 주주 관계를 맺은 일본 대창산업(다이소산교)가 보유한 지분 34.2%를 매입해 소각을 추진했다. 일본계 기업이라는 오해를 해소하고 새출발선 앞에 서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성다이소 감사보고서 발췌
2023년 9월 25일 대창산업이 보유한 22만200주를 자기주식 형태로 취득했고 같은 해 12월 5일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주식을 소각했다. 자기주식 소각 거래 규모는 약 5352억원이다. 거래가 종결되며 작년 말 기준 다이소의 최대주주인 아성에이치엠피(아성HMP)의 보유 지분율은 76%로 확대됐다. 이 외의 지분은 박정부 회장과 자녀가 보유하고 있다.

대창산업과의 지분 거래를 마치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반일 감정과 경영 참여 리스크 등을 걷어냈다. 신규 매장 출점과 매장 대형화 등의 전략을 통해 저가 상품을 파는 기업을 넘어 고품질·저가격·다품종의 제품을 파는 '생활문화샵'으로 입지를 더 굳히고 있다. 약 10년 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정부 회장이 제시한 다이소의 청사진이 현실화되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의 이익률이 올라간 것은 아무래도 규모의 경제에 따라 고정비가 감소하고 물류 센터 효율화 영향 등이 있다"며 "항상 가성비와 고객 만족을 최우선 두는 것이 다이소의 모토였고 균일가를 유지하면서 안전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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