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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밸런싱 사정권' SK엔펄스, 중국 사업 매각 지연 '고심' 딜클로징 세차례 연기, 9개월 미뤄져…올 1분기 실적 '급감'

김경태 기자공개 2024-07-02 10:04:4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1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엔펄스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중국 자산 매각 일정이 잇달아 지연되면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애초 올 1월 거래종결(딜클로징)이 목표였지만 세 차례 연기됐다. 올 9월 중으로 거래를 마무리할 방침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SK엔펄스는 올 들어 실적이 급감했고 적자 전환했다. SK그룹은 리밸런싱 과정에서 반도체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른 반도체 계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SK엔펄스가 리밸런싱 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중국 자산 매각, 딜클로징 9개월 지연 '고심'

SK엔펄스는 작년 9월 12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사업 지분 매각에 관한 안건을 처리했다. 매각 대상은 2개 법인의 지분이다.

우선 보유한 SKC-ENF일렉트로닉 머티리얼즈(Electronic Materials Limited)를 매각한다.
주식 1502만주 전량을 장쑤야코반도체재료(Jiangsu Yoke Semiconductor Materials Co., Ltd)에 넘긴다. 매각가는 500억원이다.

SKC-ENF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는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중국에 'SE (JIANGSU) Electronic Materials Co., Ltd.'와 'SKC (Nantong) Semiconductor Materials Technology Co., Ltd' 2개 종속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이 종속사들을 모두 넘기는 거래다.

SK엔펄스는 'SKC솔믹스 홍콩(solmics Hong Kong Limited)'의 지분 100% 중 90%를 매각도 추진했다. 거래 상대방은 선양신진정밀기술(Shenyang Yichuang Precision Technology Co., Ltd)이다.

SKC솔믹스 홍콩은 SPC로 중국 우시법인(SKC Semiconductor Materials Wuxi Co., Ltd.)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거래다. 매각 대금은 378억이다.


하지만 작년 매각 추진을 공표한 이후 거래는 쉽사리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SK엔펄스는 지난해 10월 자산 매각에 나설 때 올 1월 31일에 거래를 종결하려 했다. 하지만 올 1월 공시를 통해 관계기관 승인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며 올 3월 29일로 거래종결일이 변경됐다고 밝혔다.

그 후로도 두 차례 더 거래완료는 미뤄졌다. 올 3월에도 관계기관 승인절차 지연을 이유로 올 5월 31일을 마무리 시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또다시 일정을 지키지 못했고 올 5월 31일에 다시 일정을 변경했다. SK엔펄스는 "매수인의 투자자 간 지분 관계 확정 및 중국 정부 승인 절차 지연"을 사유로 밝혔다.

딜클로징이 지속적으로 연기되면서 SK엔펄스의 현금 확보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SKC-ENF일렉트로닉 머티리얼즈 매각의 경우 총거래액 500억원 중 계약금으로 163억원을 받았다. 잔금은 337억원이다. SKC솔믹스 홍콩 거래 계약금은 137억원, 잔금은 241억원이다.

◇파인세라믹 사업 매각 탓 실적 급감, SK 반도체 투자 드라이브 속 선전 필요

SK엔펄스는 최근 수년간 합병과 사업 매각, 사명 변경 등을 숨가쁘게 진행했다. 옛 상호는 SKC솔믹스로 2022년 12월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작년 2월에는 SK텔레시스를 합병했다.

올 2월에는 한앤컴퍼니에 파인세라믹 사업부문 매각을 완료했다. 다만 애초 계약했던 금액보다 약 300억원이 깎였다. 첫 계약에서는 3600억원이었는데 양측이 합의하에 조정해 3303억원으로 거래가 끝났다.

여러 조치들이 이뤄졌지만 정작 SK엔펄스의 실적은 좋지 않다. 올 1분기 연결 매출은 13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분의 1을 밑도는 수치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3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1055억원으로 전년 동기(56억원)보다 급격히 증가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본연의 사업 성과가 아닌 파인세라믹 사업 매각 관련 이익이 잡힌 덕분이다.


최근 SK그룹은 리밸런싱을 추진하면서 반도체사업을 흔들림 없이 키우겠다는 뜻을 확고히 밝혔다. 이달 28~29일 경기도 이천 SK경영관리시스템(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 이후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SK엔펄스가 그룹의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본연의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아울러 다른 계열사와의 협업·합병 추진 여부도 주목된다. SK엔펄스는 SKC가 작년에 인수한 아이에스시(ISC)와 다양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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