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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회장의 현장경영]열세에 놓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선택과 집중’④자본력 고려, 투자보단 효율화…'이익 극대화→자본력 강화' 선순환 노린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4-06-25 12:29:55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왕성한 활동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직접 영업현장을 누비며 영업자산을 확보해 그룹 영업실적 증대를 이끌고 있다. 실무자와 임원 시절 ‘영업통’으로 불리며 하나금융 성장을 주도했던 함 회장은 CEO의 자리에서도 한결같이 영업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은행을 넘어 비은행 계열사들의 영업을 측면지원하며 경쟁사 CEO들과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함 회장의 현장경영 행보를 점검하고 그가 이룩한 성과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비은행 현장경영 강화의 첫 계열사로 하나펀드서비스를 택한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결과다. 함 회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전체적으로 강화하기보단 당장 큰 무리 없이 영업력 극대화를 통해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곳부터 역량 강화를 시작했다.

함 회장 취임 이후 하나금융 안팎에선 인수합병(M&A)을 통한 포트폴리오 단변화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오히려 은행업에 자본력을 집중했다. 한정된 그룹의 자본력을 대출자산을 키우는데 활용했다. 동시에 비은행 계열사 지원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전략은 함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도 맥이 닿아있다. 함 회장은 현장영업 극대화를 기반으로 체계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며 내실과 외형 성자을 함께 추구한다. 현장에 집중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그 이익을 다른 부분에 재투자해 계속해 안전하게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한정된 자본, 비은행 투자보다 확실한 하나은행에 올인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의 자기자본은 40조64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함 회장 취임 직전인 2021년 말 35조4757억원 대비 14.5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보통주자본은 30조13억원에서 34조3442억언으로 14.48% 증가했다. 보통주자본과 자기자본 증가세가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반면 자기자본(BIS)비율과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조금 차이가 난다. 2021년 말 16.29%였던 BIS비율은 2023년 말 15.65%로 0.64% 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CET1비율은 13.7%에서 13.22%로 0.56% 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나금융은 2021년 말 이후 자본을 주로 대출자산 증대에 활용해왔다. 2019년 말 217조7680억원이던 위험가중자산(RWA)은 2023년 말 259조7726억원으로 19.29% 증가했다. 주로 대출자산 확대에 따라 규모가 커지는 RWA의 변동성이 자본 증가보다 더 폭이 컸다.


눈여겨볼 부분은 RWA 증가에 따른 보통주자본의 변동이다. 보통주자본은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된다. 통상 보통주자본이 늘려면 증자를 하거나 이익잉여금을 키워야 한다.

최근 3년 추이를 보면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을 통한 대출자산 증대로 순이익을 크게 키웠다. 이 순이익이 다시 하나금융의 이익잉여금으로 쌓여 보통주자본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자본의 활용에 있어 가장 효율적이고 단시간에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전략을 짰다.

특히 함 회장이 주도하는 현장경영과 하나은행을 통한 그룹 밸류업이 잘 맞아 떨어졌다. 하나은행을 중심축으로 그룹의 이익과 자본력이 증대되는 효과를 만들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취임 초기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대규모 투자는 시기상조…현장영업으로 순이익부터 챙긴다

문제는 비은행부문이다.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순이익(연결 기준)은 2019년 5750억원, 2020년 9040억원을 거쳐 2021년 1조2600억원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2022년 7200억원으로 줄어들었고 2023년에는 203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비은행부문 비중은 2019년 21.2%, 2020년 31.0%, 2021년 32.9%까지 확대됐으나 2022년 18.9%로 줄어든 뒤 2023년에는 5.5%까지 내려앉았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경기위축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순이익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단숨에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을 끌어올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은행 핵심인 증권, 카드, 캐피탈 등 계열사들의 경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선 투자가 필요하다.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키우거나 M&A를 통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


하나증권의 경우 당장 덩치를 키우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그동안 하나금융은 하나증권을 초대형 IB로 키우기 위해 꾸준히 증자했다. 그 결과 하나증권은 올 3월말 기준 5조8375억원의 자본총액을 갖춰 초대형IB 신청 기준인 별도 기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충족한 상태다. 그러나 초대형IB 인가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부동산 PF 부실을 진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는 업권 내 중위권을 형성하는 계열사들이다. 업권 내 상위권으로 포지셔닝 하기 위해선 단순한 영업력 극대화 만으론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증자 및 M&A 통한 외형 성장이 필요하지만 하나금융 차원의 자본력으로 단숨에 카드와 캐피탈을 크게 키우기는 어렵다. 최소한의 자본활용으로 최대 효율을 내려는 전략을 수립했다.

하나금융은 캐피탈과 카드에 대해 대규모 투자는 미루고 있다. 하나캐피탈에 대해선 2019년, 2021년, 2023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공급했다. 부동산 PF발 위기를 진화하고 자금조달의 숨통을 터주기 위한 조치였다. 내구재와 자동차 할부금융에 주력하는 선에서 추가 확장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나카드에 대해서도 대규모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은 2022년 9월 롯데카드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도 참여했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발을 뺐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의 영엽력을 기반으로 하나카드의 저변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트래블로크 체크카드 발급에 주력하며 협업 시너지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함 회장은 최대한 효율적인 자본활용과 현장영업을 극대화를 통한 수익성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증자와 M&A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 없이 소규모 지원만으로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는 하나펀드서비스를 시작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이 현장 영업을 지원하고 하나펀드서비스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물량을 따내는 현장영업 극대화 전략이다.

이번에 하나펀드서비스가 약 100조원 규모 신규 수주를 달성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다만 대규모 인력 추가 채용 등 투자를 동반해야 하는 후속 조치는 없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증자 등 지원도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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