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을 움직이는 사람들]돌아온 정인섭 사장, 사건사고 '해결사' 될까④기업부터 정계까지 두루 경험, 오너가 신뢰 두터워…그룹사 요청에 복귀
이호준 기자공개 2024-06-25 10:17:54
[편집자주]
이제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인수합병(M&A)으로 한 식구가 된 지 1년 만에 육해공 통합 방산과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최근 조선업이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며 투자와 성장의 적기를 제대로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한화오션을 이끄는 인물들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늘날 한화오션의 대표적 과제 가운데 하나는 소통이다. 대우조선해양 시절의 소통이 KDB산업은행과 재무 과제를 풀어내는 데만 방점을 찍었다면 오늘날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대내외 협력과 리스크 대응에 더 초점을 둬야 한다.정인섭 대외협력실장 사장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 등을 맡은 경력에서 알 수 있듯 회사의 신뢰가 두텁다. 높은 권한과 결정권을 바탕으로 여러 사건사고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치솔루션 합병 '진두지휘'…한화오션 인수까지 해결
정 사장은 1969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학부를 마치고 대우그룹에 입사해 고 김우중 전 회장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엔 벽산그룹에 입사한 뒤 회장 비서실장을 지냈다. 통상 비서실은 '복심'이라는 별명을 안을 정도로 중요한 부서다. 이는 정 사장이 오너 일가의 신뢰를 받았다는 의미다.
이후 그는 김우중 전 회장의 3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가 최대주주이던 옥포공영 등에 잠시 몸담기도 했고 이명박 정부 때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도 역임했다.
기업부터 정계까지 두루 경험한 정 사장은 2013년 한화그룹에 합류했다. 당시 그는 한화생명 베트남사업 전략 태스크포스(TF)팀장으로 입사했다. 베트남은 그가 고 김우중 전 회장을 따라 처음으로 간 해외 출장지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정 사장은 그와 베트남에서 진행한 사업 경험 등을 살려 약 3년 간 현지 법인의 흑자 전환 등을 이끌었다.
2016년에는 건강 문제로 회사를 잠시 그만뒀다. 그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소속으로 고문 역할만 수행했는데 이후 회복에 전념하면서 평소 개인 사업에 담아뒀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대학 동기와 그린에그에프엔비를 설립하고 서울 연남동에 베트남 '콩카페'(CONG CAPHE)의 첫 번째 한국 매장을 열기도 했다.
그러다 그는 2019년 한화에너지 대표에 선임되며 경영에 복귀했고 2020년에는 모회사인 에이치솔루션 대표이사도 꿰찼다. 정 사장은 이 시기 한화에너지와 에이치솔루션의 통합을 진두지휘하며 오너 일가로부터 경영 능력을 더욱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합병은 에이치솔루션 최대주주이던 김동관 부회장을 단번에 자산총계 5조원이 넘는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에 올린 결과를 낳았다.
2022년, 그는 임기를 5개월 남기고 한화에너지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이는 한화오션 인수단장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한화오션 노조는 '실사 방해 훈련'까지 할 정도로 인수의 위험 요소로 지적됐지만 정 사장은 관계자 40여명을 직접 이끌고 옥포조선소로 내려가 실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화오션 노조는 "(지역 발전에 대한 투자 등) 인수단장의 확약을 신뢰한다"며 그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인수의 '키맨' 역할을 한 만큼 그는 2023년 5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총괄이자 사내이사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후 베트남 정부와 인재 육성을 위한 협력을 맺고 거제 현장에서 사업을 이끌었으나 12월에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계를 제출했다. 그러다 올해 5월 회사로 복귀해 대외협력실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룹의 간곡한 복귀 요청…여러 사건사고 대응 적임자
원래 정 사장은 올해 한화그룹으로 복귀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실로만 배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룹의 간곡한 요청으로 한화오션의 대외협력 업무도 겸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통해 육해공 통합 방산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부문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룹의 미래가 걸린 만큼 위기관리 능력은 필수적이다. 정 사장이 한화오션 인수단장을 거쳤단 점에서 회사의 전략을 깊이 이해하고 입장을 효과적으로 대변할 적임자라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오션은 여러 사건사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 초 연이은 노동자 사망사고로 인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고발당했으며 경쟁 조선 업체인 HD현대중공업과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밀 유출을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정 사장은 오너 개인회사인 에이치솔루션 등을 이끌었던 경력에서 알 수 있듯 오너가의 신뢰를 받는 인물이다. 그의 조직 내 무게감이 소송전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정 사장은 평소 직원들을 세심하게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도 폭넓어 해외 국가와의 협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대동, 로드쇼·박람회 체험 마케팅으로 튀르키예 공략
- [i-point]아이티센,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목표 JPYC와 MOU
- [i-point]빛과전자, 비츠로시스와 인도네시아 통신사업 확대 MOU
- [i-point]케이웨더, 공기통합관제시스템 보급 확대 본격화
- [SEDEX 2024] 삼성전자, GAA 기술 적용한 4F스퀘어 D램 개발
- 라온시큐어-이데링크, e-포트폴리오로 대학생 취업 지원
- [SEDEX 2024] LX세미콘, 디스플레이 의존도 축소 키워드 '자동차'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 SK플래닛, '다사다난' 변천사…OK캐쉬백 중심 재편
- [막 오른 국산 P-CAB 도전기]케이캡 공신 종근당 잡은 대웅제약, 실적 보여준 파급력
- [SG헬스케어 IPO In-depth]연이은 정정신고에 스팩주가 '널뛰기', 혼란스러운 투자자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R Briefing]'영업익 6.5% 감소' 현대차, 품질경영 의지...일회성 비용 발생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제2라운드 돌입하는 경영권 분쟁, 주가는 상한가
- [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앞으로 6년 '투자 분수령'…탈탄소 전환 여력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위법성' 문제 삼은 고려아연, 지분 확보 계획엔 '신중모드'
- [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가격 경쟁 밀렸지만, 남아 있는 돌파구 '기술력'
- [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장인화 회장, 동남아 법인에도 '메스' 들이댈까
- [유동성 풍향계]'리밸런싱 속도' 현대제철, 곳간 더 비축할까
- [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국제 사회가 던진 경고, 1위 철강사의 현주소
- 새출발하는 두산모트롤, 사업 결합 '키맨' 권영민 사장
- [현대차 인도 IPO]시작된 전기차 투자, '1%대 점유율 반전' 특명